작년 이맘때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에 이어서 토요일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이번에도 역시 날씨가 화창하고 하늘은 높고 깨끗했다. 하늘이 너무 예뻐서 화가 났고, 이내 매우 슬퍼졌다. 하지만, 그래도 날이 좋아서 잘 보내드릴 수 있었다고 위로한다.
나의 외할머니는 아프시기 전에는 언제나 밝은 웃음을 보이셨고 무뚝뚝하시지만, 따뜻하고 우리들을 사랑하셨다. 그렇게 자식과 손자들을 챙기면서 바쁘게 새벽부터 일을 하셨다. 외할머니의 굽은 등을 생각하니 마음이 서글퍼졌다. 초등학교만 나오신 외할머니는 공부를 하고 싶었다고 하셨다. 외할머니의 소녀같이 웃던 미소가 아직도 아련하다.
코로나로 추석에 친척과 모이기 힘들었는데, 추석 때 외할머니의 장례로 이렇게 모이게 되니 외할머니가 일부러 이날을 고르신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