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나’여도 괜찮은 세상이었음 좋겠다.
“잘 해야한다.”
“잘 할 수 있다.”
“잘 될거다.” 라는 말
나는 아직 이 말들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다.
‘잘’이라는 말과 ‘좋은사람’이라는 말
나도 모르게 내 인생의 목표가 되어버리고
나를 힘들게 하는 것 같다.
왠지 저 말들 보다 이 말들이 더 와닿는 것 같다.
“잘 되지 않아도 괜찮아.”
“좋은 사람이 되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있는 그대로 괜찮아.”
나는 이 말들이 더 좋다.
그저 ‘나’여도 괜찮은 세상이었음 좋겠다.
사고뭉치인 오빠와 맞벌이인 부모님에서 자라난 난
뭐든 혼자 알아서 잘 해야했던
혼자 알아서 잘하는 아이로 자랐다.
엄마는 엄마 친구들을 만나면
"은정이는 알아서 잘 해~"하며 자랑했고
내가 알아서 잘 하는 만큼
내가 전교 1등이라는 걸 1년 뒤에 알 만큼
무심경하게 날 키웠다.
그렇게 나는 완벽히 혼자서 잘 하는 아이였다.
사회에 나와 이런 점은 큰 스트레스가 되었다.
마치 트라우마처럼
나 사실 별거 아닌데
이런 별거 아닌 내 모습에
사람들이 나한테 실망하면 어떡하지
내가 사람들을 실망시키면 어떡하지
대학에 와선 1학년 동안엔 MT, 회식,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엔 가지 않았다.
"은정아 너 대형설계사무소 다녔다며~"
이런 말이 들리면
"아.. 사실 별 일 안 했어요.. 잡일 주로 했어요.."
하며 나를 깍아내리며
내가 왜 3년 늦게 학교에 왔는지 해명하기 바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