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반추

주간 에세이

by 루카형아

무엇보다 표현해야한다.
교감해야하고, 공감해야한다.
느낀 것을 내뱉고 끝없이 교류해야한다.

수없이 무례를 범하고
돌아서면 이불킥할 치명적인 낯뜨거움을 마주하고
그 와중에 정도와 예의를 배운다.

다채롭게 실수하고 상처주고 상처받아야한다.
글쓰고 말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두려워한다면 커질 수 없다.

재지 않고 사랑한다.
무언가를 끊임없이 갈망해보고, 갖고 싶어하고,
가질 수 있다면 내 모든 것을 내놓는다.

또 한없이 수렁으로 내앉고, 끝없이 무기력해진다.
몸을 가눌 수 없는 허망함에 스스로를 내려놓기도 한다.

때로는 비좁은 마음을 가진 터라
한없이 초라해지고 외로워서
한참 전에 익숙해졌던 이 겨울날의 밤공기가 괜히 차갑기만 하다.

그렇게 바람쐬러 나갔다가 단칸방보다도 좁은 마음의 나를 마주하고
춥기는커녕 뜨거운 낯을 감추기 바쁘다.

언젠가는 번져가는 마음 속에서 타인과 공감하고 또 무심하게 내버려둬도 본다.
무언가에 집착하기도 하고 금새 놓아버리는 스스로를 한발치 떨어져서 목도한다.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를 설파하다가도 끝없이 개인주의를 열망하고, 무욕의 현타를 느낀다.

같이 걷다가도 혼자 걷고 싶어진다.
대형 스피커보다는 내 귓구멍에 외로이 꽂힌 무선이어폰의 소중함을 느끼며 괜히 만지작거린다.

보고 싶은 사람들과 소줏집에서 가장 싸게 취할 수 있는 초록병의 술에 얼어붙은 마음을 녹인다.
함께 잔을 맞추고 울고, 위로하며, 웃고, 쓰다듬는다.


크리스마스 조명들이 켜지고
당신들의 시간이 어떠했든, 또 마무리하는 시점이다.
일년동안 지지고 볶았던 헌 노트를 집어든다.
그리고 색 바랜 시간들을 바라본다.


너덜너덜해진 마음들과 한켠의 부지런한 영광들.



수많은 망년회와 신년회로 많은 불빛들이 켜진다.
누군가의 위로와 축복.
그리고 책임없는 가열찬 희망으로 가득한 이야기로 채워진다.


어느새 비닐도 뜯지 않은 새 노트가 도착했다.



어느 정도의 속도가 있을까.
어느 정도의 배움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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