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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휠로그 Apr 17. 2023

“EQ냐 마이바흐냐?” “그냥 최고의 전기차입니다”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EQS 680 SUV 공개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Mercedes-Maybach EQS SUV)’가 17일 오후 2시(현지 시각) 상하이 모터쇼(Auto Shanghai)와 디지털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EQS SUV는 마이바흐의 독보적 럭셔리함과 EQS SUV의 우수한 기술력을 결합한 모델이다. 여기서 살짝 헛갈린다. 마이바흐도, EQ도 앞에 메르세데스가 붙는 브랜드다. 정체성이 어디에 있느냐는 궁금증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이 차는 그런 문제를 넘어서려 한다. 메르세데스 벤츠만이 제안할 수 있는 최고의 전기차 라인업 중 하나라고 말없이 전할 뿐이다. 



컨셉트카 디자인 최대한 살렸다


메르세데스 마이바흐는 2021년 EQS SUV의 컨셉트카를 공개한 바 있다. 브랜드 최초의 BEV가 될 것이라는 메시지도 함께였다. 2017년 공개했던 비전 마이바스 6 컨버터블이나 쿠페가 아니라 SUV를 첫 타자로 선택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최근 한국에도 출시한 EQS SUV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삼각별 군단의 전동화를 현실화하고 있다. 여기에 ‘아름다움’이란 가치를 더한 마이바흐를 내놓음으로써, 다른 전기차 브랜드의 양산차들이 아직 주지 못하고 있는 경험을 확실하게 전하고, 전기차 시대의 고급차라는 상징적 위치를 확실히 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할 수 있다.  ‘좋은 것은 또한 반드시 아름다워야 한다’는 것이 마이바흐의 신조다.



외관 디자인은 2021년 공개된 컨셉트카와 흡사하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와 메르세데스-EQ 특유의 디자인이 유기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전면부는 메르세데스-EQ의 블랙 패널 라디에이터 그릴에 크롬 처리된 트림 스트립(trim strip)이 수직으로 배열되어 입체적인 깊이감을 강조한다. 후드 중앙의 삼각별 아래 ‘MAYBACH’라는 레터링, 선택사양으로 제공되는 투톤 컬러 마감도 컨셉트카의 디자인을 거의 닮아 있다. 마이바흐 브랜드 엠블럼과 레터링은 시그니처로 차체 곳곳에 새겨져 있다. B, D필러 및 사이드 범퍼 트림 등에도 마이바흐 엠블럼이 적용됐다. 


2021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EQS SUV 컨셉트카


2021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EQS SUV 컨셉트카


또한 클래식한 마이바흐 레터링은 디지털 라이트(DIGITAL LIGHT) 헤드라이트와 연결되는 크롬 처리된 장식 스트립과 더불어 테일 게이트, 리어 에이프런, 스포일러 립에도 새겨져 있다. 리어 램프의 디자인은 샤프한 윤곽과 패턴형 LED를 최대한 살렸다. 다만 가운데 크롬으로 보이는 스트립이 지나가고 두께 변화 없이 후면부를 그대로 가로질렀던 컨셉트카와는 달리 양 끝이 약간 도톰하고 가운데 라이트 바가 더 샤프하게 표현돼 볼륨과 율동감이 살아 있다. 


전장 5,125㎜, 휠베이스 3,210㎜의 제원이 만들어내는 유려한 측면 이미지도 컨셉트카와 큰 차이가 없다. 특히 휠 디자인은 컨셉트카의  디테일을 그대로 살렸다. 변형 디쉬 타입 휠을 양산차의 개념에 맞게 바꾼 것.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나 마이바흐에 적용됐던 디쉬 타입 휠은 무거운 차체를 지지하는 능력이 우수하다. 아무래도 중량이 무거운 최고 럭셔리 SUV의 특성에 맞는 디자인이다. 21인치 또는 22인치 사이즈이며 알로이 및 단조가 적용된다.   여기에 고광택 블랙 클래딩(cladding)이 적용된 휠 아치는 측면 볼륨감을 한층 고급스럽게 표현했다. 참고로 전고는 유럽형이 1,721㎜, 미국형이 1,725㎜다. 




장인정신과 첨단 세련미 조화된 인테리어


외관에 비해 인테리어는 아무래도 컨셉트카와 차이가 있다. 아무래도 그대로 구현하기에는 양산차의 조건으로 부적합한 부분도 있기 때문. 스티어링휠만 해도 요크(yoke, 멍에) 타입에 가까웠던 컨셉트카와 달리 일반적인 원형이 적용됐다.  그러나 양산 버전도 장인 정신(craftmanship)과 현대적 세련미를 결합한다는 기본 취지는 반영됐다.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컨셉트카의 인테리어


하지만 3개의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합쳐진 혁신적인 MBUX 하이퍼스크린(MBUX Hyperscreen)은 컨셉트카와 거의 동일하다. 이는 이미 7세대 S클래스 이후 11세대 E 클래스를 비롯해, 세대 교체되는 메르세데스 벤츠 인포테인먼트의 주된 키(key)로 자리잡은 상황이다. 



물론 마이바흐만의 특별한 면이 빠지지 않는다. 전용 시작화면이 3개의 화면을 통해 웰컴 세리머니를 펼치는 것도 마이바흐만의 것이다. 인터페이스는 조작 시 깊이 단계를 최소화하는 제로-레이어(Zero-layer) 인터페이스다. 또한, 계기반 내 마이바흐(MAYBACH) 모드를 별도로 설정 가능한 점도 특징이다. 



2열 역시 지상의 퍼스트클래스를 지향하는 마이바흐의 철학이 담겨 있다. 컨셉트카와는 차이가 있지만 양산 조건이 허락하는 한, 컨셉트카의 요소를 살리려 한 흔적이 보인다. 예컨대 C 필러에 설치된 스피커라든가 도어 쪽의 암레스트, 시트 조절 장치가 정돈된 패널의 윤곽 디자인 등에서는 컨셉트카의 디자인이 그대로 남아 있다. 사운드 시스템은  부메스터®(Burmester®) 서라운드로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사운드 시스템과 15개의 스피커를 포함한다.



두 개의 11.6인치 풀 HD 터치스크린으로 구성된 MBUX 하이엔드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MBUX High-End Rear Seat Entertainment System)과 7인치의 MBUX 뒷좌석 태블릿 (MBUX rear tablet)도 컨셉트카의 디자인을 살린 부분이다. 블루투스 또는 HDMI를 통해 휴대폰, 노트북 등의 기기를 연결하여 더욱 다양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다. 이에 더해, 보다 직관적이고 지능적으로 차량을 컨트롤 할 수 있도록 돕는 MBUX 인테리어 어시스턴트(Interior Assistant)도 기본 탑재됐다. 


오히려 시트는 컨셉트카의 것보다 양산형이 훨씬 안락해 보인다. 앞좌석과 동일하게 통풍, 마사지, 및 목과 어깨 온열 기능이 포함된 이그제큐티브 시트(Executive seat)가 기본으로 장착됐다. 쇼퍼 패키지(Chauffeur Package)에는 종아리 마사지 기능도 포함된다. 또한, 뒷좌석 승객이 리클라이닝 기능을 선택하면 앞좌석 동반석 시트가 자동으로 앞으로 움직여 뒷좌석 공간을 더욱 넓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시트 컬러와 소재로는 에스프레소 브라운(espresso brown)과 발라오 브라운 펄(balao brown pearl)이 조화된 마이바흐 익스클루시브 나파 가죽(Maybach Exclusive Nappa leather) 시트가 기본 적용된다. 크리스탈 화이트(crystal white)와 실버 그레이 펄(silver grey pearl) 컬러의 마이바흐 마누팍투어 익스클루시브 나파 가죽(Maybach MANUFAKTUR Exclusive Nappa leather)은 선택 사양. 아래 사진이다. 이염이 될 가능성이 있는 진 계열의 옷은 입을 생각을 하지 말아야겠다.



가죽을 선호하는 핵심 고객들의 특성상 다른 브랜드처럼 가죽을 대체하는 친환경 소재는 쓰기 어렵겠지만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EQS SUV는 메르세데스-벤츠 최초로 베지터블 탠 가죽(vegetable-tanned leather)을 사용했다. 즉 가죽 태닝 원료로, 토양이나 강의 오염을 일으키는 화학 염료가 아닌 커피 원두 껍질을 사용했으며, 유화가지 공정(가죽에 유분을 주어 부드럽게 만드는 공정)에도 모두 식물성 성분 재료를 사용했다. 


또한 메르세데스 벤츠는 지속 가능한 가죽 공정의 개념을 정립하고, 사육장부터 최종 완제품까지 전체 가죽 공급 체인(leather supply chain)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가죽 공급업체들은 불법 삼림 벌채나 자연림 손실 없이 방목장을 운영해야 하며, 각 종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사육되는 동물에게서만 가죽을 채취할 수 있다. 이에 더해, 가죽 태닝 시 크롬을 사용할 수 없으며, 식물성 또는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태닝 원료로만 가죽을 태닝해야 한다.


마이바흐 엠블럼은 인테리어 곳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 페달 시스템, 헤드레스트 쿠션, 앞 좌석 등받이, 뒷좌석 공간에도 빠지지 않는다. 물론 이러한 부분들을 디자인함에 있어서도 자원 사용을 최소화했다.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EQS SUV에는 대형 헤파(HEPA, 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 필터를 포함한 공기 청정 패키지(ENERGIZING AIR CONTROL PLUS), 탑승객 취향에 부응하는 향의 에어 밸런스 패키지(AIR BALANCE Package)도 적용된다. 에어 밸런스 패키지는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EQS SUV를 위해 특별히 조향된 No.12 무드 에보니(No.12 MOOD Ebony)다.


전기차, 특히 무거운 배터리를 탑재하는 대형 SUV로 갈수록 기존 내연기관 고급차와 같은 승차감을 만들어내는 데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었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는 에어매틱 에어 서스펜션(AIRMATIC air suspension) 기반의 정교한 어댑티브 댐핑 시스템을 통해 이 한계를 넘어선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드라이빙 모드, 속도 및 하중에 따라 각 휠을 개별적으로 제어해 어떤 도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주행과 편안한 승차감을 자랑한다. 주행모드 선택 기능인 다이내믹 셀렉트(DYNAMIC SELECT)는  에코(ECO), 스포츠(SPORT), 오프로드(OFFROAD), 인디비주얼(INDIVIDUAL)를 포함한다. 주행모드에 따라 모터, ESP®, 서스펜션 및 스티어링 특성을 변경할 수 있다. 또한 마이바흐 주행 프로그램(MAYBACH drive programme)이 기본으로 탑재되었다. 기존의 컴포트(COMFORT) 주행 모드를 대체하는 모드로, 뒷좌석 승객의 편안함을 극대화한다.



주행 속도에 따라 전고는 최대 35 ㎜까지 높아지며, 조향각이 최대 4.5°에 이르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Rear-axle steering)이 기본으로 탑재된다.


상세한 배터리의 용량은 아직 나와 있지 않다. 그러나 최고 출력은 484kW(658ps), 구동 모터 최대 토크는 950Nm(96.8kg∙m)에 달한다. 0→100km/h 도달 시간은 4.4초이며, 최고 속력은 210km/h까지 발휘할 수 있다. 


1회 충전 예상 거리는 WLTP 기준 약 600km.  최대 200kW의 급속 충전이 가능하며 WLTP 기준으로 15분 충전 시 220km 주행이 가능하다. 10~80% 충전 시간은 약 31 분(유럽 기준)이다. 잠정적인 전비는 24.4~22.5kWh/100km, 즉 4.1~4.4km/kWh 수준이다. 



메르세데스가 전기차 분야에서 한 발 늦었다는 평가는 이제 버려질 말이다. 그들은 가장 잘하는 것을 통해 전기차 시대에도 다시 패권을 가져올 준비를 마쳤다. 실제로 2023년 1분기, 메르세데스 벤츠 및 주요 브랜드의 전체 판매량에서 BEV의 판매량은 총 5만 1,600대를 기록하며 전체 판매량의 10%에 육박하게 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수치다. 그간 메르세데스 벤츠, 메르세데스 AMG 브랜드의 코어 고객들은 전동화에 우호적이지 않았다. 전기차를 원하는 고객들이 있다 해도 다른 브랜드의 차를 샀을 가능성이 높다. 이제 벤츠는 그 고객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진짜 반격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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