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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휠로그 Sep 24. 2023

한 지붕 두 정상! DS7 英 찰스3세 의전 차량으로

2018년부터 프랑스 대통령 의전 차량으로…군중 적어 홍보 효과는 그닥

지난 9월 20일부터 22일까지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영국 국왕 찰스3세의 의전에 스텔란티스의 고급 브랜드 DS 오토모빌의 DS7 크로스백 프레지던셜(DS7 Crossback Presidential)이 의전 차량으로 활용됐다. DS7s와 또 다른 의전 버전인 DS 엘리제(ÉLYSÉE) 에디션은 찰스 3세와 함께 온 커밀라 왕비와 프랑스 대통령 영부인인 브리짓 마크롱 여사를 의전했다. 


사실 DS7은 브랜드 내 플래그십 SUV지만 전장 4,590㎜, 휠베이스 2,730㎜로 준중형 수준이다. 현대 그랜저와 비슷한 사이즈의 세단인 DS9도 있으나 1977년생의 이 젊은 대통령은 여전히 DS7을 의전 차량으로 쓰고 있다. 


의전 퍼레이드를 위해서는 차량의 루프를 개방하고 그 위로 상반신을 내어 환영하는 군중들에게 답례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두 정상은 DS7의 지붕을 열고 일어선 채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찰스 3세가 176cm, 마크롱 대통령이 173cm 정도로 그렇게 큰 체격이 아니었다는 것. 짜증이 많은 찰스 3세지만 잘 견뎠다는 후문이다. 


DS7. DS7 크로스백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어쨌든 럭셔리 브랜드를 보유한 영국이 벤틀리, 레인지로버 등 호화 차량을 사용하는 것과는 대조된다. 다만 프랑스는 대대로 대통령들은 구 PSA의 주요 라인업들을 활용해 오며 차는 작아도 자동차 산업의 규모는 크다는 점을 과시해오곤 했다. 고위 공직자들이 누리는 특혜에 대해 본능적인 거부감을 갖고 있는 프랑스 시민들의 눈치도 보지 않을 수 없다. 


통상 의전 차량은 브랜드의 가치를 알리는 홍보대사의 역할도 한다. 그러니까 홍보대사가 대통령 등 국가지도자가 되는 셈. 그리고 국빈방문 퍼레이드에 의전용으로 활용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한 지붕 두 정상’의 모습을 통해 좀 더 제품과 브랜드의 격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찰스 3세의 국빈 방문은 프랑스 내에서 별로 화제가 되고 있지 못하다. ‘군중보다 기마 경찰의 수가 더 많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 일단 찰스3세가 어머니인 고 엘리자베스2세 여왕에 비해 상징성이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약점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0세기 전체를 살아내며 두 번의 세계대전을 포함해 인류 역사의 중대한 사건을 두루 거치면서 얻은 경험으로 영국과 유럽 본토 국가들이 신뢰를 갖는데 일종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그런 상징성이, 현재 국왕인 찰스3세에게는 부족하다는 것이 현지 언론이나 시민들의 의견이다. 


여기에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 초반을 오가는 것도 한 몫 했다. 특히 연금개혁을 진행하면서 많은 국민들을 적으로 돌렸다. 현재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급으로 낮다. 이러다 보니 의전 차량으로 내놓은 차량인들 별로 재미를 보기에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생전 프랑스를 6차례 방문했던 고 엘리자베스 2세의 경우, “온 프랑스 국민들이 영국 국가를 불렀다”고 전해진 것에 비하면 차분함을 넘어 썰렁한 분위기라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다만 국제 정치에 밝은 전문가들은 이미 국빈 방문이 더 이상 사회적인 이벤트가 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라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그나마 위로가 될 만한 것은 DS 오토모빌이 EU, 영국 등에서 점유율을 조금씩 확장해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DS 브랜드는 2015년 시트로엥의 라인업에서 벗어나 독자 브랜드를 만든 후 꾸준히 점유율을 높여 왔다. 팬데믹 영향이 있었던 2021년, 202년에는 연간 판매량이 2만 대 아래로 떨어지기는 했으나  2023년 상반기 2만 8,000여 대를 판매하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한편 DS7은 DS 오토모빌의 상위급 SUV 라인업으로 2017년 처음 선보였다. 2022년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원래 이름이던 ‘크로스백’을 떼고 DS7으로 거듭났으며, 최고 출력 360ps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하며 전동화 트렌드에도 부응하고 있다. DS7 크로스백은 한국에도 출시됐으나 마침 탈 디젤 분위기가 일어나던 즈음인데다 차량 자체의 가격이 높아 많은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다. 구 PSA 그룹 차종답게 연비가 우수했으며, 부드러운 승차감으로 유명한 DS 시리즈의 헤리티지를 계승한 안락감으로 차 자체는 상당히 호평받았다.  다만 뒤이어 들어온 1.2리터 가솔린 퓨어테크 엔진은 차급에 맞지 않는 부족한 출력과 고급스런 감성의 부족으로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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