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휠로그 Oct 31. 2023

한남 더 힐보다는 싼 페라리 499P 모디피카타

르망 우승의 흥분 담은 젠틀맨 드라이버용 머신


르망에 출전하지는 못해도 르망 우승 머신의 성능을 거의 그대로 살린 트랙 지향형 차는 구입 가능하다. 필요 예산은 약 540만 달러, 한화로 약 73억 원 정도다. 10월 31일, 페라리는 그 정도 여력이 있는 젠틀맨 드라이버(페라리 오너 아마추어 드라이버)들을 위해, 2023년 WEC 르망 24시 우승을 거머쥔 499P 기반의 비레이스용 머신 499P 모디피카타를 무겔로 서킷에서 공개했다. 


르망 하이퍼카 기반 비경주용 차 페라리 499P 모디피카타



르망 내구레이스의 열정

페라리 499P 모디피카타


499P 모디피카타(Modificata)는 페라리가 시도하는 새로운 종류의 프로젝트다. 내구레이스 레이싱카의길을 따르며, 내구레이스 머신을 기반으로 하되 일반 호몰로게이션(경주차에 따른 양산차 의무 생산) 차량과과는 달리 기술 규정 제한도 없다. 드라이빙의 스릴은 높이고 운전자의 조종성을 개선하는 여러 가지 기술을 도입할 수 있었다.


페라리 499P 모디피카타의 외관


일단 기술적으로 저속에서도 구동되는 4륜 구동 시스템과 전동화 액슬, 120kW(163ps)의 추가 출력을 제공하는 ‘푸시 투 패스(Push to Pass)’ 기능을 비롯해 피렐리 전용 타이어, 서스펜션 셋업과 전자 컨트롤러, 엔진 맵핑을 완전히 재조정했다. 


그런 차인만큼 아무나 살 수 없으며, 산다고 하더라도 아무나 운전할 수 있는 차는 아니다. 페라리의 모든 차종들은 젠틀맨 드라이버가 차를 유효하게 제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지만 차 자체를 제어할 수 있는 기본적인 능력도 필요하다. 


최고 출력 870ps를 발휘하는 499P 모디피카타


파워트레인은 2,994cc의 V6 엔진과 전륜 전기모터 그리고 7단 시퀀셜 기어로 구성된다. 엔진은 드라이섬프(엔진오일 탱크 별도) 방식이며 120°의 넓은 뱅크각을 갖고 있다. 전기모터의 최고 출력은 200kW(약 272ps)로 시스템 합산 출력이 640kW(870ps)에 달하며 브레이크 와이어 기능이 적용돼 있다. 



탄소섬유 모노코크 섀시

르망의 영광 담은 미드십 머신


499P 모디피카타는 탄소섬유 기반의 모노코크 섀시를 갖고 있다. 일반적인 양산차 기반의 GT 머신들과 달리 이 섀시는 엔진과 직접 연결되므로 엔진의 동력 특성과 하중을 고려해 설계됐다. 


499P 모디피카타 섀시


서스펜션도 포뮬러 원처럼 오픈휠이나 르망 하이퍼카에 적용 푸시 로드(push rod) 타입의 서스펜션이 적용됐다. 쇼크 업소버는 중앙에 장착된다. 이러한 모든 부품들은 타이어 마찰력 한계 지점에서 토크 관리를 보다 용이하게 해주는 특수 트랙션 제어 로직에 의해 운전자에게 스릴과 안정감을 동시에 제공한다. 또한 화끈한 출발을 위한 전용 스타트 어시스트 로직도 함께 도입됐다.


4륜 구동 시스템은 코너 진입시 고출력 후륜 구동 차량 특유의 어려움을 극복한다. 원래 경기용 차량인 499P는 190km/h 이상의 속력에서만 전륜 모터가 적용해 마찰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지만, 모디피카타의 경우 그 이하에서도 작동한다. 따라서 고속 코너링 시 프로페셔널 드라이버가 아닌 젠틀맨 드라이버도 안정적이고 강력한 코너링을 맛볼 수 있다. 


전륜차축에는 전기 모터가 적용된다


추가 출력을 한 랩 동안 7초만 사용할 수 있는 푸시 투 패스 시스템은 포뮬러 원의 KERS(Kinetic Energy Recovery System, 운동 에너지 회수 시스템)과 개념적으로 비슷하다. 스티어링 휠 뒤에 활성화 버튼이 있으며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 풀 스로틀 상태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배터리 잔량에 따라 사용 횟수에서는 차이가 날 수 있다. 


포뮬러 원과 내구레이스 기술이 집약된 콕핏



비 프로 드라이버에 맞춘 피렐리 타이어


전후륜 휠 직경은 모두 18인치이며, 단면폭은 전륜 310㎜, 후륜 340㎜, 타이어 전체 직경은 710㎜의 슬릭 타이어다. FIA 기술에서 파생됐지만 아마추어 드라이버를 위해 조향 피드백을 최적화했다. 마른 노면과 젖은 노면 모두에서 확실한 제동력을 발휘한다. 



특별한 고객을 위한 프로토타입 프로그램

스포츠 프로토티피 클리엔티


499P 모디피카타의 외형은 그 자체로 르망 24h 대회 우승 차량인 499P 를 빼다박았다. 여기에 페라리 스타일링 센터가 비경주용 차량에 맞는 디자인을 더했다. 미드십 경주용 차량의 경우 배기와 냉각 등의 시스템이 배치되는 차체 측상부는 휠 아치와의 조화를 위해 평평한 디자인을 택했다. 휠 아치에는 브레이크 냉각을 돕고 내부의 압력을 줄이기 위한 장치다. 헤드램프는 GT카처럼 현재 페라리 주요 차량들과 같은 날카로운 헤드램프가 들어가 있다. 통상 르망 레이스카 하면 ‘X’자 형태로 테이프를 붙여, 충돌 시 데브리(debris)가 너무 많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디자인을 갖고, 양산차는 그것을 따라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차는 그렇지 않다. 


페라리 499P 모디피카타 전면 디자인


이처럼 내구레이스의 전설을 따르는 특별한 페라리는 2024년부터 새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오너들에게 전용 트랙 이벤트에서 그들 고유의 기술 및 물류 지원을 함께 제공한다. 페라리 고객들을 위한 특별한 레이싱 프로그램 부서인 코르세 클리엔티(Corse Clienti)는 ‘스포츠 프로토티피 클리엔티(Sport Prototipi Clienti)’라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고객을 위한 스포츠 프로토타입이라 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특별함 그 이상을 원하는 페라리 고객들을 위한 또 한 걸음의 진보다. 


작가의 이전글 크고 단단해! 기아 더 뉴 카니발 외장 공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