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휠로그 Apr 27. 2024

'팀빨' 없던 F1 드라이버가 손잡은 곳은?

아우디와 니코 휠켄베르크, 2025년부터 F1 프로젝트로 손잡다

독일 출신 F1(포뮬러원) 드라이버 니코 휠켄베르크(Nico Hülkenberg, 37)가 자우버 F1팀을 인수한 아우디와 2025년부터 함께합니다. 아우디는 독일 현지 시간으로 4월 26일, 2026년 F1 대회 참가를 위한 프로젝트에 니코 휠켄베르크를 영입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아우디 F1 팩토리팀(제조사가 직접 운영하는 모터스포츠 팀)의 수장 안드레아스 자이들(Andeas Seidl)은 “니코 휠켄베르크의 큰 결정이 향후 몇 년 간 아우디 F1 프로젝트의 큰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히며 “그가 2026년 아우디의 F1 입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고”고 덧붙였습니다. 


안드레아스 자이들 아우디 F1 프로젝트 수장


자우버를 인수한 아우디는 신생 팀으로 참가하지만 브랜드 자체는 거대하며 폭스바겐 AG 전체의 자존심을 걸고 등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입니다. 따라서 아우디는 시작부터 기존 팀들에게 강력하게 도전할 수 있는 퍼포먼스를 내길 기대하고 있죠. 


이를 위해서는 실력은 물론 F1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드라이버, 그러면서도 ‘몸값’까지 합리적인 드라이버를 찾는 것이 필수였습니다. 그 드라이버가 F1에 대한 여전한 열망도 가지고 있다면 금상첨화겠죠. 다시 돌아와서 40대에 포디움 피니쉬를 꾸준히 찍어주고 있는 애스턴 마틴의 페르난도 알론소의 사례처럼 말입니다. 



니코 휠켄베르크는 아우디가 고려하는 조건에 모두 부합하는 드라이버일 수 있습니다. 1987년생으로 만 37세인 그는 2010년 F1에 데뷔한 그는 실력에 비해 ‘팀빨’을 받지 못했습니다. 숏런(강한 퍼포먼스로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드라이빙)에 강한 그의 특성 상, 퀄리파잉(예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런 성향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팀의 엔지니어링 능력이 받쳐 줘야만 합니다. 


불행히도 그가 몸담았던 팀들은 그런 역량을 갖고 있지 못했습니다. 지금 몸담고 있는 하스(HAAS)를 포함해서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포인트를 얻어내면서, F1 그랑프리 우승이 없는 드라이버 중에서는 두 번째로 많은 포인트를 갖고 있습니다.


그와 자우버의 만남은 두 번째입니다. 첫 번째 자우버에 몸담았던 시기는 2013년으로 이 시기 그는 자신의 최고 그랑프리 성적인 4위를 달성한 바 있습니다. 무대는 영암에서 진행된 코리아 그랑프리였죠. 한국 대회뿐만 아니라, 휠켄베르크는 그 즈음의 대회에서 탑5 언저리에 드는 괜찮은 성적을 거뒀는데요. 아우디가 흡수한 자우버에서 그가 자신의 그랑프리 최고 성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도 기대 포인트입니다. 


가능성은 낮지 않다. 2026년부터 진행되는 F1의 새로운 파워트레인 규정은 까다롭게 바뀌는데 그 중 하나가 기후 중립연료라고 불리는 이산화탄소 포집 e-퓨얼을 사용하는 엔진의 적용입니다. 폭스바겐 AG는 거대 정유사들과 함께 이미 포르쉐를 통해 이를 연구해 왔고, 포르쉐를 통해 레이스 환경에서 적용도 구현했습니다. 아우디의 기술력이 자우버의 경험치 중 좋은 것만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투입된다면 머신은 충분히 해볼 만한 역량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기존 강팀들이 위기의 전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최강자인 레드불에 파워유닛을 공급 중인 혼다는 2026년부터 애스턴 마틴과 손을 잡을 예정입니다. 물론 레드불도 포드와 협력이 확정돼 있지만 포드의 퍼포먼스를 확실히 기대할 수 있을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말이 많은 상태죠. 이 가운데 팀의 전성기를 책임진 전설의 엔지니어링 수장 애드리언 뉴이가 2025년을 마지막으로 팀을 떠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여기에 토토 볼프가 현재 최고 드라이버인 막스 페르스타펜의 영입설을 꾸준히 흘리는 등, 최상위권 팀들이 흔들릴 가능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이 완벽히 정리되지 않은 채 2026년 시즌이 시작된다면 아우디에게도 기회가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굳이 이런 모든 ‘해피한’ 시나리오가 모두 실현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니코 휠켄베르크와 아우디의 만남 자체가 갖는 시너지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어찌 보면 그가 몸담았던 팀 중 가장 재정적으로나 기술적으로 기대해볼 만한 팀인 건 분명합니다. 


니코 휠켄비르크와 아우디는 간접적으로 우승 경험을 공유하고 있기도 합니다. 바로 2015년 WEC의 르망 24시에서 포르쉐 919 하이브리드를 탄 니코 휠켄베르크의 우승입니다. 아우디와 그의 새로운 계약이 시작되는 2025년은 바로 그 때로부터 10년이 되는 해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6개월 뒤 도로에서 보일 쿠페형 전기 SUV 매력포인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