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휠로그 Nov 09. 2022

왼손잡이 좌타 골퍼, 두 배는 부지런해야 하는 이유

'내가 똑딱이를 하지 않는 이유' 쓰기 전에

'한 달만에 7i 160m' 이런 거 믿지 마세요' 다음 콘텐츠는 원래 '내가 똑딱이를 하지 않는 이유'였습니다만, 왼손잡이 좌타 골퍼가 두 배는 부지런해야 하는 이유를 먼저 쓰게 됐습니다. 이유는 너무 간단해서 썰렁할 수도 있습니다. 틴더의 광고처럼, 틀린 선택은 없을지 모르나 후회되는 선택이 있을 수는 있죠. 현실적인 제약에도 불구하고 왼손잡이를 살려 좌타 골퍼가 되기로 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노력이 따라야 후회하지 않겠죠? 우리 왼손잡이들에게, 기회는 결코 공평하지 않습니다. 



1. 일찍만이 능사가 아니다, 주 이용자 얼굴을 파악하라


드물게 좌타석이 4개씩 있는 연습시설도 있습니다만, 그건 정말 드문 곳입니다. 대부분 구석 한 좌석이 왼손용입니다. 최근 신축 아파트들의 경우에는 GDR 등의 기계가 들어간 연습시설도 있는데, 역시 아파트단지 시설인만큼 타석수가 많지 않아서 오른손잡이 우타 골퍼들과도 자리 경쟁을 해야 합니다. 


우선 남들이 가장 선호하지 않는 시간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말이라면 점심시간, 금요일이라면 한 잔의 휴식을 즐기는 이들이 많은 저녁 시간 정도가 적합하겠죠. 평일이라면 이른 새벽 시간, 문 열기 전에 직원과 함께 출근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하지만 직장인이라면 시간을 선택하기 어렵죠. 그럴 때는 주로 해당 타석을 이용하는 사람, 혹은 내가 가장 자주 갈 수 있을 시간대에 자주 오는 다른 이용자들의 얼굴을 봐 놓는 것입니다. 아파트라면 인사도 미리 터놓으면 좋겠죠. 그리고 음료수라도 돌리면서 기왕 빈 타석이 있으면 좌타용 타석을 좀 비워줄 수 있을지를 조심스럽게 타진해봅니다. 통상 좌타용 타석은 구석에 몰려 있는데, 연습에 집중하기 좋다는 이유로, 오른손잡이 우타골퍼이면서도 이 자리를 선호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또한 다른 왼손잡이 골퍼가 있다면 필히 그 사람의 생활 사이클을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로 언제 퇴근하고 주말은 어떻게 보내는지 정도는 감으로 잡아야 합니다. 불행(?)히도 제가 사는 아파트에는 좌타 골퍼가 몇 분이 계십니다. 사실 이것 때문에 저렴한(따지고 보면 크게 저렴하지도 않은) 아파트 연습장에 등록하는 걸 망설였습니다. 



2. 빈스윙과 이미지 스윙을 자주 하자


만약 대기를 해야 한다면 빈스윙과 이미지 스윙을 꾸준히 합시다. 실제로 타석에 들어섰을 때는 그 이미지에 맞는 스윙을 하는지 체크하면서 연습하면 효율이 높아집니다. 대부분의 골퍼 여러분들이 좋은 스코어를 내는 것이 목적이실 텐데요. 무작정 공만 때리기보다 올바른 스윙으로 올바른 결과를 얻는 것이 좋은 스코어를 얻는 지름길입니다. 


빈스윙은 런치모니터 데이터와 피드백이 되게 합시다. 런치 모니터에는 어택 앵글, 스윙 궤도, 페이스 투 패스(클럽이 지나가는 길 대비 페이스의 각도) 등의 데이터가 나옵니다. 좋은 데이터가 나왔을 때의 동작을 좋지 않은 과정으로 만들어진 데이터와 비교하고 이를 연습 스윙에 대입해봅시다. 이 때 주의할 것은 공이 똑바로 가고 어느 정도 거리를 날아갔다고 해도 과정이 좋지 못한 경우가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해당 클럽이 낼 수 있는 퍼포먼스를 채 못 낸 결과일 가능성이 높고, 우연히 거리도 멀리 나고 똑바로 가더라도 우연의 소산일 가능성이 큽니다. 바른 과정을 통해 바른 결과를 얻는 것, 골프에서 중요한 '항상성'을 획득하는 방법입니다. 어떤 결과든 항상성에 의해 예측할 수 있는 것이 됐을 때 비로소 진짜 싱글 핸디캐퍼가 될 자격이 있습니다. 


이 때 좋아하는 프로 혹은 닮고 싶은 스윙을 가진 프로의 이미지를 자주 봅시다. 저는 아이언의 경우 박현경 프로의 스윙을 무척 좋아합니다. 저는 왼손잡이다 보니 박현경 프로의 스윙을 왼손잡이 버전으로 돌려 놓고 봅니다. 물론 이는 저작권과 관련이 있으므로 많은 사람이 보는 SNS 계정에 올리리기보다는 자신만이 볼 수 있는 태블릿 등에 저장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3. 어찌 됐건 골프는 돈이 든다, 왼손잡이라면 더욱


가급적 론치 모니터가 있는 연습장을 한두 군데 더 알아둡시다. 아무리 빈스윙을 많이 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도 실제 데이터를 보기 전까지는 골퍼가 자신의 스윙을 고치거나 수정하기 쉽지 않습니다. 저는 론치 데이터가 골퍼들에게 정말 좋은 연습 자료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왼손 골퍼들은 공을 치게만 해 준다면 좋다는 경우도 많은데, 가급적이면 자신이 친 공의 어택 앵글, 론치 앵글, 페이스 투 패스 등을 볼 수 있는 론치 모니터 적용시설을 알아둡시다. 원래 등록한 연습장에서 사정이 있어 자꾸 자리를 얻지 못한다면 감을 잃기 전에 다른 연습장에서도 연습을 해봅시다. 기왕이면 레슨을 받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중복되는 비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어쩌겠습니까. 골프가 그런 스포츠인데요. 이미 여기까지들 오신 이상, '노빠꾸'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렉서스의 숨은 가능성을 끌어낸 튜닝카 열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