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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024년 수입 전기 SUV 시장 최고 기대주

볼보 EX 90 글로벌공개

by 휠로그

한국 시간으로 11월 9일 밤 11시, 볼보의 새로운 대형 전기 SUV EX90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아시아기준으로 한국 시장에서 가장 먼저 출시하겠다는 메시지도 있었던 만큼, 2023년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차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볼보가 한국 시장과 주고받은 스킨십이 기대 이상으로 진하다는 걸 증명하는 메시지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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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 게 아니라 공개 행사를 통해 드러난 EX 90는 크기, 디자인, 동력 성능, ADAS 및 안전, 편의사양의 다섯 개 꼭지점을 꽉꽉 채운 차를 원하는 한국인들의 입맞에 맞아 보였습니다. 이 차의 특징을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내연기관 컨버전 아니다! 전기차만의 디자인 확립한 볼보


EX 90를 XC 90의 전기차 버전이라고만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플랫폼도 플랫폼이지만 우선 디자인부터 C40 리차지 통해 예고된 볼보의 EV 오리지낼러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라이디에이터 그릴이 없어진 전면부를 중심으로 깨끗하고 유연한 표면 디자인이 돋보입니다. 특히 측면은 주유구부터 도어 핸들까지 돌출이 극도로 억제돼 있습니다. 또한 차의 모서리 부분에서 최대한 랩어라운드의 스타일의 디자인을 적용해 불필요한 공기 저항을 없앴습니다. 공기저항 계수는 0,29cd로, 대형 SUV로서는 보기 드문 수치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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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볼보 특유의 선에 의한 캐릭터 라인을 포기하지 않은 모습이 돋보입니다. 전면 범퍼 하단과 도어 패널 하단, 테일게이트 번호판 주변 및 범퍼 하단의 선과 볼륨 표현은 속도감과 스케일감을 동시에 느끼게 합니다. 테일게이트 좌우 필러를 따라 올라가는 등화류는 C40 리차지의 디자인을 대형차에 맞게 확장한 모습입니다.


측면은 XC 90와 윤곽 면에서 닮았지만 보닛의 길이가 더 길고 A 필러 각도도 더 누워 있다 보니 길쭉한 비례감을 보여줍니다. 사실 긴 보닛을 멋있게 여기는 것은 내연기관 시대의 미학이나, 안전 면에서도 그만큼 완충 공간을 창출하는 디자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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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화류 디자인은 기존 볼보의 전통을 계승하되 첨단 기술과 디자인을 적용했습니다. 토르의 망치 주간주행등은 주행등(하향등) 점등 시 그대로 상하로 분리되고, 그 사이에 주행등이 보이도록 구성됐습니다. 후미등의 리어램프 윤곽은 기존 볼보의 후미등 디자인을 좀 더 날카로운 윤곽으로 디자인했습니다. 기존 볼보의 디자인이 눈에 익숙한 이들을 배려하면서 전기차로서의 특성은 살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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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휠 디자인도 돋보입니다. 물론 한 덩어리이나 디자인적으로 스포크 부분과 림에 가까운 부분2개부품이 합쳐진 느낌이어서 입체적인 인상을 제시합니다. ‘VOLVO’ 레터링을 스포크 쪽으로 옮겨 표현한 것도 흥미롭습니다. 측면 공기저항을 최소화하려는 차체 디자인을 반영하되 역동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휠 사이즈가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공개 행사에 적용된 휠은 XC 90와 같은 22인치가 아닌가 합니다. 타이어의 경우는 아직 시제품이어서인지 별도 제원이 나와 있진 않습니다.



‘업사이클링 럭셔리’ 스칸디나비안 리빙 인테리어


볼보는 지난 수 년간, 지속 가능한 인테리어 소재를 찾는 데 가장 적극적이었던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EX 90의 인테리어 역시 수거된 해양 플라스틱 재정제 소재, 삼림 파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채집한 목재가 적용됩니다. 우드 패널은 산림자원의 윤리적 채취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채임 인증인 FSC™ 인증을 받은 것이며, 따뜻한 느낌의 백라이트를 적용했습니다. 마치 이케아의 스칸디나비안 리빙 인테리어 제품을 떠올리게 하죠. 또한 스웨덴과 핀란드 삼림의 목재들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 소재 ‘노르디코(Nordico)’를 적용했습니다. 바닥재 등의 직물 역시 C40 리차지처럼 PET 재활용 원사를 적용했습니다.


시트는 고기능성, 친환경 섬유 소재입니다. 물론 동물 복지 인증 가죽도 있으나, 요즘 전기차 브랜드들이 내세우는 것은 이 고기능성 섬유소재이고, 이것이 새로운 럭셔리의 스탠더드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특히 이 차에는 2040년까지 기후중립을 달성한다는 브랜드 야망에 따라 약 15%의 재활용 강철과 25%의 재활용 알루미늄, 자동차에 사용되는 총 플라스틱의 약 15%에 달하는 48kg의 재활용 플라스틱 및 바이오 기반 재료가 적용됩니다.


그러나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14.5인치의 세로형 센터 스크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크린이 대형화할 경우, 테슬라 같은 가로형이 세로형이 더 직관적이고 효율적일 것이라 봅니다. 물론 중국 비야디처럼 아예 스크린이 회전하게 하는 방식도 있는데, 보이지 않는 물리력이 강하게 작용하는 차량에 그런 장비를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어차피 T-맵 기반으로 현지화된 맵이 적용되겠지만 우선 구글 맵, 음성인식 등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지원되고, 애플 카플레이도 호환됩니다. 5G 통신이 기본인데, 이것 역시 한국에서의 표준화 작업이 한창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스피커 시스템 일부가 헤드레스트에 통합된 점도 눈길을 끕니다. 사실 전기차는 구동 소음은 없지만 그와는 또 다른 질감의 노면 소음이 있고, 기존 자동차 오디오 시스템이 이를 상쇄하지 못했습니다. 이 시스템이 전기차 환경에 맞는 사운드 환경을 얼마나 잘 구현해낼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초광대역(UWB, Ultra WideBand) 산업 표준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폰 디지털 키(Key) 기술도 적용되는데, 이 역시 한국에서의 기술 표준에 맞추는 것이 관건입니다. 물론 국내 출시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으니 그 사이에 답을 찾을 겁니다. 볼보가 보여준 진심이라면 충분히 통할 만하죠.



1회 충전 시 600km, 한국에서 500km 넘을까?


리튬이온 배터리의 용량은 111kWh입니다. 2개 영구 자석 전기모터로 구동되는 트윈모터 4륜 구동이 먼저 선보일 예정이며, 최고 출력은 380kW(517hp), 910Nm(92.8kg∙m)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배터리 사양은 메르세데스 EQ의 53 AMG보다 약간 크고 토크도 그 정도의 수준이나, 출력은 다소 억제돼 있습니다. 물론 절대 수치 자체는 크지만 플랫폼을 공유하는 폴스타 3보다는 약간 하향돼 있는데요. 최고 속력을 180km로 제한하는 내연기관의 볼보와도 통합니다.


대신 WLTP 기준으로 600km에 달하는 1회 완충 시 주행 거리를 얻었습니다. 한국 환경부 인증 기준을 적용하면 80% 정도로 줄어든다고 해도 최소 480km 주행이 가능합니다. 경우에 따라 500km를 넘길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이 차를 타고 유라시아 일주를 할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세상 일 모르죠. 볼보 카스(Volvo Cars) 앱을 통해 전 세계 수십만 곳의 공공 충전 지점 확인 및 선택과 충전 요금 지불, 충전 진행 상황 확인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공용 충전기에 차저를 연결하면 충전과 결제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플러그앤차지(Plug and Charge)도 지원된다고 합니다. 물론 이는 서비스 구독을 통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비스 말고 자비에(Xavier), 바퀴 달린 컴퓨터 지향한다


프리젠테이션 내내 강조된 것이 바로 ‘코어 컴퓨팅’이었습니다. 최근 자동차들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및전자제어 시스템을 플랫폼화하고 있는데요. 볼보 역시 엔비디아 드라이브(NVIDIA DRIVE) AI 플랫폼 자비에(Xavier) 및 오린(Orin), 퀄컴 테크놀로지(Qualcomm Technologies)의 스냅 드래곤 콕핏 플랫폼(Snapdragon® Cockpit Platforms) 그리고 자체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플랫폼을 적용합니다. 이 시스템의 강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업데이트를 통해 성능이 업그레이드 및 확장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를 통해 ‘바퀴 달린 컴퓨터’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입니다.


고성능 코어 컴퓨팅은 ADASD의 기능 고도화도 구현합니다. 프리젠테이션에선 특히 ‘라이다’를 강조됐는데요. 차량 전면 윈드실드 상단 중앙부의 큼직한 라이다 유닛을 포함해 8개의 카메라와 5개의 레이더, 16개 초음파 센서,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 기반의 엔비디아 드라이브가 실시간 360º로 운전자를 보호합니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에 좀 더 근접한 ADAS 기능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주야 가릴 것 없이 전방 250미터의 보행자와 120미터 반경의 작은 물체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통상 LED 프로젝션 타입의 헤드램프 조사 범위가 200미터를 넘을까 말까 하니,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의 위험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EX 90은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에 가장 먼저 출시된다고 알렸지만, 미국 찰스턴 공장 생산분이 북미 시장에 나오는 시점 자체가 2023년 하반기입니다. 재까지 볼보자동차 코리아가 보여 준 노력을 감안하면 적어도 2023년 내에 국내 데뷔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되면 2023~2024년 한국 시장에서는 준대형급 이사 전기차들의 흥미진진한 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수입차에서만 폴스타 3, 볼보 EX 90을 바롯해, 주행 거리나 전기차로서의 동력 성능은 떨어지지만 ‘브랜드빨’이 있는 렉서스의 RZ 등이 있습니다. 여기에 기아의 EV9까지 가세하면 그만큼 준대형급 이상 전기 SUV의 선택 폭도 넓어지겠죠. 다만 관건은 가격과 수급 능력 그리고 종합적인 브랜드 만족도일 것입니다. EX 90의 예상 시작가는 폴스타 3보다 저렴한 8만 달러대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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