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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휠로그 Mar 09. 2023

허리가 없는 포드 머스탱, 괜찮을까

3.0, 3.5 V6 에코부스트는 아꼈다가 뭐하려고

1966년 등장한 포드의 머스탱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포츠 쿠페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파워트레인의 다양성 덕분이었다. 배기량, 출력 면에서 다양한 파워트레인은 각 권역의 관세 장벽을 넘을 수 있는 유효한 무기였다. 그에 비해서 6세대 후기형과 7세대 머스탱의 파워트레인 라인업은 다소 헐겁다. 2.3리터 직렬 4기통 에코부스트와 V8 5.0리터 자연흡기 엔진의 GT 뿐이다. 물론 GT 기반의 블랙호스 에디션은 자연흡기의 한계를 돌파하 500ps의 최고 출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소수 고객들을 위한 에디션 정도다.



현재 머스탱의 파워트레인 라인업은 허리가 없다. 6세대 전기형에 있던 3.7리터가 사라진 후 대체자가 없다. 포드에 엔진 종류가 부족한 것도 아니고, 판매량이 적은 차도 아닌데, 엔진 추가가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아끼다 똥 될 것 같은 그리고 머스탱의 허리로 잘 어울릴 것 같은 엔진을 몇 가지 살펴보았다.



3.0리터 트윈터보 에코부스트


익스플로러 및 링컨의 단종된 세단 컨티넨탈에 적용되었던 3.0리터 트윈터보 에코부스트 엔진. 최고 출력 사양은 365hp와 400hp 두 종류가 있다. 익스플로러의 경우 플래티넘이 365hp, ST가 400hp인데 국내에는 플래티넘만 들어와 있다.



개인적으로는 2019년 6세대 익스플로러 북미 미디어 시승회에서 ST를 시승해 본 일이 있는데 적어도 가속력에서 부족함은 느낄 수 없었다. 가볍다고 할 수 없는 익스플로러의 덩치를 감안하면 0→100km/h 5.5초의 기록은 훌륭하다. 단점이라면 대배기량 엔진답지 않은 진동과 보닛을 열었을 때의 조잡한 모양새.


5.0리터 V8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 너끈하게 들어가는 머스탱의 차체라면 V6 트윈터보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 조합도 여유롭게 장착되지 않을까? 굳이 10단을 쓰지 않고 8단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익스플로러에 장착된 엔진의 경우 최대 토크가 57kg∙m 정도인데, 8단이든 10단이든 최대토크 허용치 이하 수치다. 퍼포먼스 튜닝 효율도 높아 튜닝 마니아들도 환영할 만한 파워트레인이다.



만약 엔진의 단면 높이가 높다면 보닛 가운데를 약간 볼록하게 높이는 것도 방법이다. 메르세데스 AMG의 파워 벌지(power bulge)도 단면 높이가 높은 대배기량 엔진을 장착하기 위한 디자인적 해법이다.



참고로 포드에는 3.5리터 V6 에코부스트 엔진도 있다. 현재 익스페디션, 링컨 에비에이터, 내비게이터 등에 적용되는 이 엔진은 최고 출력 450hp에 달한다. 이 엔진이야 5.0리터 코요테의 필요성을 희석시킬 우려가 있어서라지만, 3.0리터 정도라면 나쁠 것 없지 않을까?



2.7리터 트윈 터보


2.3리터 에코부스트와의 위상차이가 너무 적어 선택되지 어렵지 않을까 하지만, 엔진 자체로만 보면 훌륭하고 특색도 있다. 드물게 3.0리터 미만의 V6 엔진으로 52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하면서도 경쾌한 회전감과 함께 335hp의 최고 출력을 발휘한다. 현재 포드 브롱코, 링컨 노틸러스에 장착되는 엔진이기도 하다.



이 엔진이 장착된다면 다소 허전한 직렬 4기통 사운드, 웅장하고 부드럽지만 올드한 맛이 있는 V8과는 다른 독특한 개성을 가진 머스탱이 되지 않을까 한다. 다양한 니즈에 부응하는 한편 젊은 층의 수요도 충족시켜 온 머스탱의 이력에도 어울린다. 가격 면에서도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3.3리터 V6 하이브리드


가장 현실성도 낮고 반대하는 사람도 많을 선택지가 아닐까. 머스탱이라는 이름을 전기차 브랜드로 삼은 것도 용납 못하는 내연기관 순혈주의자들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얹은 머스탱이라면 기함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배기량 면에서만 보면 나쁘지 않다. 역시 익스플로러에 장착되는 3.3리터 앳킨슨 사이클 엔진 기반 V6 엔진 및 구동모터가 결합된 10단 자동변속기 기반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다. 연비보다는 대배기량 엔진의 부하를 줄여주는 정도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최고 출력은 318hp, 최대 토크는 44kg∙m 수준이다. 이 역시 2019년 미국 미디어 시승회 당시에 경험해 본 것으로 정숙성, 가속 페달 전개 초기의 토크가 돋보인다.



다만 고속 주행 시 그리고 모터에서 엔진 모드로 넘어갈 때 엔진 구동 소음은 좀 큰 편이며 이질감도 있다. 세밀한 토크 조절을 통해 다이내믹한 코너링을 즐기는 운전자라면 다소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겠다.


사실 이 모든 것들은 공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머스탱의 파워트레인 라인업이 허전하다는 것, 특히 2.3리터 에코부스트와 5.0 V8 코요테 사이 간격이 너무 넓다는 생각을 한 이들이 적지는 않을 것이다. 7세대 머스탱의 엔진 라인업은 이미 공개됐지만 연식 변경을 통해서라도 다른 엔진의 장착을 고려해 보면 어떨까. 머스탱의 허리는 더 강력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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