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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휠로그 Mar 06. 2023

질주하는 황소, 행복한 불사조

레드불, 개막부터 폴투윈에 1-2 피니시, 애스턴마틴 알론소는 3위

3월 5일, 바레인 사키르 서킷에서 열린 포뮬러 원 2023 시즌의 첫 그랑프리가 치러졌다. 지난해 시즌 챔피언인 오라클 레드불 레이싱의 막스 페르스타펜(#1)이 폴 투 윈을 달성하고, 세르히오 페레스(#11)이 2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포디움의 마지막 한 자리는 이 구역의 불사조, 애스턴마틴 레이싱팀의 페르난도 알론소(#14)가 차지했다. 알론소가 포디움에 오른 것은 2021년 11월 이후 처음. 한편 지난 해 개막전에서 우승을 거머쥔 스쿠데리아 페라리의 샤를 르클레르(#16)는 41번째 랩에 리타이어했다. 



시작부터 질주하는 레드불 레이싱


오라클 레드불 레이싱은 시즌 시작 전, 2026년 부터 포드와 파트너십을 맺기로 하고 대대적인 행사를 가졌다. 사실 2022 시즌의 화려한 마무리 이후 레드불과 막스 페르스타펜의 행보에 대해 다소 의심의 목소리가 있었다. 루이스 해밀튼처럼 장기집권을 목표로 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것이 포뮬러 원 전체로 보나, 개인으로 보나 크게 흥미로운 도전은 아닐 것이며, 때문에 막스는 내구레이스 등에도 관심을 보이게 될 것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특히 다른 카테고리에 대한 관심은 막스 스스로도 인정한 것이기도 했다. 



불과 26세의 나이에 두 번의 월드챔피언을 거머쥔 막스 페르스타펜은, 그러나 적어도 이번 시즌에는 포뮬러 원에 대한 지속적인 열정이 있음을 시즌 개막전부터 증명해냈다. 막스 페르스타펜은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치며 1시간 33분 56초 736에 들어왔다. 2위인 팀메이트 세르히오 페레스와는 무려 11초 987차이. 3위와는 38초 이상 차이가 났고 6, 7위부터는 거의 1분 가까이 벌어졌다. 



세르히오 페레스는 지난해 막스 페르스타펜이 약간의 배려를 해주었다면 시즌 2위를 차지할 수 있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조차 홀로 질주했던 막스 덕분에 샤를 르클레르에게 시즌 2위를 내줬다. 페레스는 지난해에도 팀메이트와 포인트 차이가 가장 많이 났던 드라이버이기도 하다. 시작은 좋지만 올해도 팀 내에서의 위상은 그대로일 듯하다.



페라리는 뭐가 잘못된 걸까


페라리는 ‘스무드 오퍼레이터(smooth operator)’, 카를로스 사인츠 주니어가 선전하며 4위에 올랐다. 다만 레이스 중 기세가 좋았던 샤를 르클레르가 또다시 엔진 트러블로 발목이 잡혔다. 특유의 실망스러운 목소리로 ‘No, No Power’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중계에 잡힌 가운데 그의 머신은 41랩에서 멈췄다. 그것도 3위에서 2위를 노리던 상황이었다. 



페라리의 SF-23은 나름대로 야심차게 기획된 머신이다. 팀의 수장도 전 알파 로메오의 프레데릭 바수르로 교체돼 야심차게 시작한 시즌인데,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르클레르는 전날 2번째 퀄리파잉을 완료하지 못한 것과 소프트 타이어를 아낀 것에 대해 지적하긴 했지만, 그것이 결선 당일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는 보지 않았다. 그는 보다 근본적으로 무엇이 잘못됐는지 살펴보고 다시는 이런 식으로 리타이어하고 싶지 않다는 바람을 밝혔다. 



행복한 불사조 알론소


‘썩차 마스터’라 불릴만큼 상태가 좋지 않은 차량을 잘 컨트롤하는 것으로 유명한 페르난도 알론소는 2021년 11월 이후 실로 오랜만에 3위로 포디움에 올랐다. 애스턴마틴 레이싱으로서는 은퇴한 제바스티안 페텔과 함께, 노장으로 한 번씩 포디움을 점하는 데 성공했다. 



퀄리파잉에서 레드불과 페라리 차량들에 이어 다섯 번째로 자리를 점한 알론소는 경기 내내 메르세데스와 수 랩에 걸쳐 싸우며 관록의 드라이빙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 주었다. 그리고 또 다른 스페인 드라이버인 페라리의 카를로스 사인츠 주니어와의 배틀까지 잡고 3위를 기록했다. 특히 그는 “우리 차가 레드불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며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1981년생으로 올해 만 41세인 페르난도 알론소는 경기를 충분히 즐긴데다 좋은 결과까지 기록한 데 대해 기쁨을 감추지 않았지만, 노장답게, 순위 승부에 집착하기보다 매 순간의 경쟁을 즐긴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마음을 비운 그가 애스턴마틴과 함께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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