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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휠로그 Mar 12. 2023

현대 코나 일렉트릭 2세대 vs. VW ID.3 F/L

2023년 3분기 유럽 시장 격돌 예정

현대차의 코나 2세대 전기차 모델인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과 폭스바겐의 전기차 ID.3 페이스리프트인 ‘뉴 ID.3’가 비슷한 시기에 공개됐다. ID.3의 국내 출시 계획이 불투명하기에 국내에서 직접 경쟁은 일어나지 않겠으나, 북미,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는 직접 경쟁할 수밖에 없는 모델이다. 코나는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포함하지만 전기차를 기본으로 설계된 모델이고, ID.3는 디자인과 편의성 면에서 전기형의 프로토타입 같은 모습을 벗었다. 비슷한 가운데 미묘한 차이점을 가진 두 차, 어떤 대결을 펼치게 될지 기대를 모은다. 



전장은 코나휠베이스는 ID.3


현대는 페이스리프트든 세대교체든 차를 잡아늘이는 데 일가견이 있다. 4,100㎜대였던 1세대 모델과 달리 전장이 4,355㎜에 달한다. 거의 반 체급이 올라왔다. 소형이 아니라 준중형 수준. 한국에서 ‘준’이라는 접두어는 언젠가 떼버려야 할 꼬리표이자 상향 욕구가 강한 시장의 소비 특성을 나타낸다. 휠베이스는 2,660㎜. 전폭은 1,825㎜에 전고는 1,575㎜다. 코나는 SUV를 지향하지만 동시에 해치백 스타일도 반영한다. 유럽으로 치면 해치백과 SUV의 경계에 있는 차종들 이를테면 시트로엥의 C3 시리즈를 연상케 한다. 실제로 1세대 코나의 개발 자체도 유럽본부에서 이뤄졌다.



폭스바겐 뉴 ID.3도 크기를 약간 키웠다. 전장은 4,261㎜로 전기형과 동일하나, 휠베이스는 살짝 길어진 2,770㎜다. 골프, 폴로에 큰 몸을 구겨 넣고 타는 걸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독일인들이라지만 전기차 특유의 비좁은 2열은 감당이 안 된 모양이다. 전폭은 1,809㎜, 전고는 1,552㎜로 전기형과 동일하다. 참고로 폭스바겐은 차세대 골프를 ID.2로 내놓을 예정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를 볼 때 ID.3의 장르적 정체성은 해치백에 가깝다. 



우주선과 투어링카의 대결


자동차야말로 시대별 트렌드가 강하게 작용한다. 특히 이산화탄소 저감, 효율의 증가 등 공통의 과제를 해결하는 물리적인 방법도 동일하다. 그래서 다른 모양 속에서도 디자인 해법은 비슷하다. 그 속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어찌 표현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과제다. 특히 디자인 요소가 구매 의사에 영향을 미치는 소형 차종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코나나 ID.3의 디자인 해법도 같은 맥락 위에 있다. 좀 더 SUV에 가까운 코나는 상대적으로 높은 전면부의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모서리를 없앤 특이한 앞부분 디자인을 채택했다. 전면 수평형 LED 라이트는 현대차의 패밀리룩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코나 일렉트릭에서 개성과 목적성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다. 휠 직경은 17인치로, 체급을 고려하면 적절한 수준인데, 아무래도 지상고가 높다 보니 지면에 달라붙는 느낌보다는 뭔가 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전면 디자인과 연결해서 보면 우주선과 같은 느낌을 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 



ID.3는 전체적으로 전기형의 전면 디자인을 벗어나지 않되, 프런트 범퍼의 면적이 좀 더 넓어졌다. 기존 전면 윈드실드 라애 블랙 스트립이 사라지고, 보닛 좌우에 A 필러 방향으로 지나가는 홈을 만들었다. 시각적으로 차가 약간 길어 보이도록 하는 효과다. 여기에 휠베이스가 긴 데다 휠 직경도 19인치다 보니 폭스바겐이 추구하는 해치백 투어링카의 역동성이 담겨 있다. 전기차 시대에도 폭스바겐의 팬들이 원하는 가치가 유지돼야 한다는 일종의 신념으로 보인다. 



이런 차이는 인테리어 디자인에서도 드러난다. 현대 코나 일렉트릭은 아이오닉처럼 수평형의 아키텍처 위에 12.3인치의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내비게이션을 연결한 파노라믹 디스플레이 형태다. 내연기관차와 확실히 다른 미래적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의지다. 기존 브리지 타입 센터 콘솔은 사라지고 고광택 소재의 컵홀더가 자리해 고급스러움도 갖췄다. 자연스럽게 변속 장치도 이동했다. 기존 버튼식에서 스티어링 컬럼 레버식으로 바뀌었다. 세대마다 바뀌지만 어차피 4년 주기로 코나를 연속 구매하는 고객은 많지 않을 테니 큰 문제는 아닐 듯. 2열 플랫플로어를 채용해 레그룸도 확장하고 거주성을 개선했다. 전체적으로 시트는 안락감을 중심으로 설계됐다.



ID.3는 그에 비해 외관에서 보는 것처럼 재미있는 투어링카의 콕핏을 지향하고 있다. 어차피 AR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있으니 전면의 디지털 클러스터 크기는 5.3인치로 최소화했다. 이를 통해 앞부분 전장이 차지하는 공간을 줄이고 레그룸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대신 가운데 사다리꼴의 내비게이션 화면은 12인치다. 운전석 쪽으로 살짝 틸팅이 이루어져 있다. 시트도 코나에 비하면 스포티한 느낌이 강하다. 



두 차 모두 지속가능성 소재를 적용했지만, 아직 코나의 경우는 소재를 밝히진 않았다. 오는 3월 31일 개막하는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전체적인 내용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폭스바겐의 경우는 도어트림과 시트 커버에 71%의 재생원료를 포함한 마이크로파이버 소재 아트벨러스 에코(Artvelours Eco)라는 극세사 소재를 사용했다. 비동물성 소재의 사용은 탄소저감이라는 트렌드 상 필수적이다. 



최대 410km 가는 코나, VW ID.3?


전기차를 기본으로 했다고 하지만 전용 플랫폼인 E-GMP 기반은 아닌 코나는 64.8kWh CATL 배터리(북미 포함)를 사용한다. 이전에는 LG 에너지솔루션 단일 공급이었지만 지금은 북미 수출분에만 LG 에너지솔루션이 장착된다.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는 410km(항속형 17인치 기준). 큰 용량의 배터리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장거리 주행을 원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킨다. 최고 출력은 150kW(204ps)로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 수준이다. 39.2kWh 배터리 적용 시 100kW(136ps)의 최고 출력으로 1회 충전 시 254km 주행이 가능하다.  



이에 비해 폭스바겐 ID.3는 전용 플랫폼인 MEB 기반 차량이다. 배터리 용량은 45kWh와 58kWh의 두 종류가 있으며 각각의 1회 완충 시 주행 거리는 WLTP 기준으로 250km, 401km 정도의 주행 가능하다. 참고로 국내 기준 405kW의 주행 거리를 인증받은 ID.4 82kWh 버전의 WLTP 주행 거리는 520km 수준이다. 폭스바겐 ID.3도 LG 에너지 솔루션의 배터리를 공급받는다. 



섀시와 브레이크 시스템에는 각자의 특징이 있다. 둘 다 전륜은 맥퍼슨 스트럿 방식이지만 후륜 서스펜션은 코나가 토션 빔 방식, ID.3는 멀티 링크 방식이다. 토션 빔은 국내 자동차 소비자들의 ‘발작버튼’이 돼버렸는데, 사실 소형 차종에서는 후륜의 마찰력과 조종성 향상에 있어서 구조를 단순화하고 무게를 줄이는 게 이익이 될 때도 있다. 더군다나 동급 차종 대비 배터리 용량까지 큰 상황이라면 공간적인 면에서 멀티 링크 방식을 반드시 쓸 필요는 없을 수도 있다. 물론 ID.3의 경우도 공간이 허락하는 한에서 부품의 경량화 소형화가 이뤄진 멀티 링크를 쓰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런 사이즈의 전기차들은 어떤 방식을 사용한다고 해도 2열 승차감을 압도적으로 개선하긴 어렵다. 


잘 알려진 대로 브레이크는 코나가 전∙후륜 모두 디스크 방식, ID.3, 4의 경우는 후륜에 드럼을 사용한다. 사실 이는 회생 제동 시스템의 최적화를 위한 장치다. 특히 전세계 자동차 제조사에 전장 시스템 및 향후 전기차 섀시 플랫폼 솔루션을 제공하는 컨티넨탈의 경우도 디스크 타입의 후륜 브레이크와 회생제동 시스템을 하나의 킷 형태로 제공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 고객 안에 폭스바겐그룹도 포함된다. 더구나 인 휠 모터를 장착한 스케이트보드 타입의 전기차 플랫폼을 지향하게 되면 더욱더 이런 성향은 강해진다. 


ADAS 시스템의 경우 나와 있는 제품 소개로만 우열을 비교하긴 힘들다. 현대는 내연기관 차량의 끝물부터 후발 주자로서의 핸디캡을 지우기 위해 이 기능을 빠르게 적용하였다. 2세대 코나 일렉트릭에는 상위 차종에 적용되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 2(HDA2), 전방 충돌방지 보조 2(FCA2, 대향차로, 사이클리스트 인식),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PCA-R),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고속도로 진출입로)을 더했다. 



ID.3는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레인 어시스트 시스템 등을 통합한 트래블 어시스트에 ‘집단 데이터’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어시스트는 차량이 차선을 유지하기 위해 식별할 수 있는 도로 표시 하나만 있어도 보조기능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 폭스바겐의 설명이다. 



이전 모델 기준으로, 코나 일렉트릭의 유럽 시장 가격은 약 3만 9,0000유로였으며, 폭스바겐 ID.3는 45kWh 기준 3만 1,000유로, 58kWh 기준으로 4만 3,900유로대였다. 2세대 코나 일렉트릭과 폭스바겐 ID.3 모두 2023년 3분기에 유럽 출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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