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출근해서 동료들을 위해 차를 내리는 이유1
나는 매일 아침, 다른 사람들보다 30분 일찍 사무실에 도착한다.
왜냐하면 내가 좋아하는 차를 미리 준비하고 맛보기 위함이다. 직접 볶은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거나, 홍차나 녹차를 우려낸다. 어떤 종류의 차든 상관없다. 내가 가장 먼저 사무실에 입장하여 창문을 열고 뜨거운 물을 내리며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 그리고 동료들이 마음껏 마실 수 있도록 넉넉하게 차를 준비하고 그들이 행복해할 모습을 상상하는 것. 그것이 내가 원하는 바다.
그런데 이렇게 직장을 일찍 출근하여 동료들의 차를 준비하는 것에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그날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함이다. 일찍 출근하여 차를 준비하는 것이 성과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위대한 성과는 질 높은 의사결정으로부터 나온다.
우리 인생은 연속된 의사결정들의 결과이다. 내 결정이 내 삶을 결정하고,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결정이 조직의 운명을 결정한다. 그러므로 좋은 성과를 내려면, 좋은 의사결정을 지속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과정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 걸까? 뇌과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 뇌의 사고체계를 담당하는 전두엽과 생존과 본능의 체계를 담당하는 변연계의 상호작용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 이 둘은 때로는 상호보완적으로, 때로는 경합을 벌이면서 의사결정을 하도록 만든다. 변연계는 어떤 것이 생존에 유리한지를 판단하기 때문에 즉각적이고 안정적인 결정을 내리고 싶어 한다. 반면에 전두엽은 추상적인 개념과 미래를 사고하는 부분이다. 때문에 필요하다면 새로운 시도도 하게 만들고 구체적인 계획도 세우는 등 고차원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부위이다.
그런데 평온한 상태일 때는 전두엽의 힘이 세다. 전두엽은 변연계를 다스리면서 본능을 뛰어넘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반면에 위기의 상황이 되거나 긴급한 상황에 들어가면 야생마 같은 변연계가 미친 듯이 날 뛰게 된다. 이때 전두엽은 아무런 힘을 발휘할 수 없어 그저 본능대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우리가 어리석은 의사결정을 하는 이유는,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다. 전두엽이 변연계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과 환경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좋은 의사결정을 통해 높은 성과를 내고 싶다면, 전두엽이 승리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하루를 시작하기 전, 뇌가 좋아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만약 당신이, 9시 출근시간에 맞추어 헐레벌떡 사무실 자리에 앉았다고 가정해보자. 마음은 들뜨고 동료와 상사에게는 눈치가 보이며 등에서는 뛰어오느라 생긴 땀이 흘러내린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밀린 이메일을 점검하고 SNS를 확인하다가 그날 수행해야 할 업무를 손 닿는 대로 쳐낼 것이다. 그날은 분명, 당신은 저성과를 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생존이 위협받는다고 느낀 변연계가 전두엽의 통제를 벗어나 미친 듯이 날뛰고 있고, 덕분에 후회막심한 의사결정을 남발하기 때문이다.
30분만 일찍 출근해보라. 그리고 나와 동료들을 위한 차 한잔을 준비하라. 차의 향기를 느끼며 자리에 앉으면 당신의 뇌는 평온한 상태가 될 것이며, 전두엽은 자신의 본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기 시작할 것이다. 빈틈없이 해야 할 일을 미리 설계하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멋진 아이디어도 찾아보라. 분명 그날 하루는 좋은 성과를 얻게 될 것이다. 성공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다. 이런 아침을 매일 반복하기만 하면 된다. 서서히 쌓아 올린 당신의 작은 습관들이 적절한 때를 만나 위대한 성공으로 보상될 것이다. 당장 내일부터 30분만 일찍 하루를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