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선거 결과 분석
만약 꼼수가 없었다면 선거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먼저, 이번 선거 결과를 차근차근 살펴보자.
첫째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간 득표율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다. 지역구 투표에서는 약 8% 포인트로 더불어민주당이 앞섰고, 비례대표 투표에서는 약 0.6% 포인트로 미래통합당이 앞섰다. 전반적으로 거대 양당 간 득표율 차이가 약 8% 포인트 안팎에 그쳤던 것에 비해서 의석수는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 이는 한 지역구 당 한 명의 국회의원만 대표로 선출하는 '소선거구제' 때문이다. 소선거구제 하에서는 1% 포인트라도 더 득표를 한 최다 득표자가 당선이 된다. 만약에 어떤 선거구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4%를, 미래통합당 후보가 33%를 얻었다면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된다. 이때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던져진 34%를 제외한 나머지 66%의 표는 사표가 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소선거구제는 종종 승자독식체제(winner takes it all)로 묘사되기도 한다.
둘째로, 꼼수가 없었을 경우의 가상의 결과를 살펴보자.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위성정당 없이 비례대표에 나섰을 때의 시나리오에 새로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계산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여 결과를 산출해보았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지역구 의석수 163석에 비례대표 의석수 6석을 더한 총 169석을 얻게 된다. 미래통합당은 지역구 84석에 비례대표 15석을 더한 99석을 얻게 된다. 정의당은 지역구 1석에 비례대표 16석을 더한 17석을 얻는다. 꼼수가 없었을 시의 가상의 결과를 현 선거 결과와 비교한 표는 아래와 같다.
다음 글에서는 이번 4.15 총선에 대한 흥미로운 질문들을 다각적으로 다뤄볼 예정이다. 전례 없이 높았던 투표율은 무엇 때문일까? 기존 지역주의나 세대/연령의 영향은 그대로 나타났는가? 이번 총선은 이슈가 부재했던 선거였는가 아니면 이슈가 유권자의 투표 결정에 영향을 미쳤는가? 더불어민주당에 최종적으로 투표한 유권자들은 실제로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해서 투표했는가 아니면 미래통합당이 싫어서 투표했는가? 4.15 총선이 한국 정치에 갖는 함의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