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이 무섭고 더러워서 피하기로 결정했다.
몇 달 전, 내 인생에 아주 거대한 똥이 투척되었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라는 속담이 있는데, 내 경우는 조금 다르다. 이 똥은 더러울 뿐만 아니라, 무섭기까지 하다. 내 생활과 안전을 위협하고 약간의 트라우마를 남겼으며, 난 여전히 마음이 힘들다. 약 두 달간의 엎치락뒤치락 고민 끝에, 당분간 푹 쉬는 게 필요하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일을 구하던, 대학원에 가던 한국을 적어도 2-3년 떠나 있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중국이 더 위험하지 않나요?
중국이 더 위험하지 않냐고 물을 수도 있다. 그런데 전에 1년 정도 중국에서 시간을 보냈을 때, 의미 있고 좋은 기억들을 많이 만들었고, (물론 내가 겁 없이 생활했을 수 있지만) 위험하다고 느꼈던 순간도 없다. 지금은 오히려 서울에서 지낼 때 마음이 더 불편하다. 사실 외국이라는 장소가 그렇다. 나 자신에게 조금 더 자유를 허용하고, 규칙도 조금씩 깨부수어 보고, 내면을 들여다 보면서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게 한다. 돈을 벌고 생활을 영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에게 시간을 주는 게 먼저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난 미래를 계획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 병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난 요즘 생각이 많다. 끊임없이 한다. 가끔은 생각이 멈췄으면 한다. 계속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그걸 이루기 위해 지금 뭘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계획을 세운다. 그래서 이 많은 생각을 머릿속에만 담아두기보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지 모르는 나의 계획과 이루기 위해 펼쳐나가는 모험을 하나씩 기록해보려고 한다.
(물론, 늘 그렇듯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