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최종 합격한 회사에 적응할 수 있을까?
역시 삶은 녹록지 않다
8개월여간의 이직&재취업 준비 끝에 '최종 합격'을 했다. 쉬는 게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다 포기해버리고만 싶었다. 끝이 없는 탈락의 고배 끝에, 막판에는 정말 '구직단념자'가 될 뻔했다. 그렇게 바라던 해외 취업 대신 한국에 비상 착륙한 후 첫 출근을 했다. 새로운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한 채로, 첫 출근 날 전사 재택 권고를 받았다.
하필 8월 15일 후에 출근을 하게 되었다. 어쩌면 다행일 수 있다. 나보다 늦게 합격한 다른 부서 분은 출근이 미뤄졌으니. 출근이 미뤄지고 혹시 채용이 취소될까 봐 초조하게 기다리는 것보다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회사에 적응하기 위해 집에서 고군분투하는 편이 낫긴 낫다.
전에 다녔던 회사도, 지금의 회사도 수습 기간이 있다. 1년 경력이던, 10년 경력이던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기간이다. 지인들과 동료들은 '수습기간' 너라면 당연히 통과할 것이라며 응원해주고, 나도 그렇게 마음이 불안하지는 않다. 작년부터 있었던 미친 일들을 겪어내고 버텨냈더니, 열심히 하더라도 '수습 통과 못하면 못하는 거다'라고 편하게 생각하려고 노력 중이다.
계약서 작성 등에 필요한 서류들을 준비해서 출근을 했다. 출근 전날에는 브런치에 있는 첫 출근 글도 읽어보고 다른 분들의 Vlog도 보면서 첫 날을 상상해봤다. 인턴부터 세어보면 첫 출근만 한 다섯 번도 넘게 했을텐데, 긴장이 되는 건 늘 똑같다. 인사팀에서 맞이해주신 분과 계약서를 작성하고, 내 자리로 안내를 받았다. 책상 위에는 몇 가지 간단한 웰컴 키트가 있었다.
웰컴 키트는 회사가 입사자에게 제공하는 사원증부터 머그컵, 필기구, 스티커 등의 다양한 물품을 말한다. 디자인 어워드에서 상을 받은 라인의 웰컴 키트와는 비교가 안되지만, 나나리님의 입사를 축하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종이와 함께 맥북, 노트, 간단한 필기구 그리고 머그컵 등이 자리에 놓여져 있었다. 공짜로 받게 되는 건 언제나 환영이다.
첫날이라 이메일 주소를 만들고 몇 가지 설정을 했다. 그리고 신규 입사자를 위한 오리엔테이션 시간 약속을 잡았다. 회사에서 사용하는 협업 시스템에 대한 문서와 업무와 관련된 문서를 몇 가지 전달받아 읽고, 회사 구석구석 구경을 했더니 하루가 끝났다. 퇴근할 때쯤 전사 재택 권고를 받아 당황스럽기 그지없었으나, 개인적으로 며칠 더 출근해서 인수인계를 받기로 결정했다. 하...겨우 합격한 회사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코로나 이후로 예상대로 굴러가는 일이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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