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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곳 Jan 16. 2024

대중성을 잃어버린 멜론 차트

지는 멜론과 뜨는 유튜브 뮤직

사적인 케이팝 by 마곳


지난 12월, 한국 음원 플랫폼의 최강자였던 멜론이 유튜브 뮤직에 완전히 패배했다. 


한국 음원 시장에서 멜론이 지닌 영향력은 비교 불가였다. 별 고민 없이 멜론 탑백 전체 재생을 택했고, 유튜브에는 <00년 0월 멜론 탑백> 제목의 동영상들이 넘쳐났다. 한국 음원 시장에서 '대중적인 파워'를 가진 멜론은, 앨범 성과의 기준 척도가 되며 각종 언론 제목에서도 그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 탑백 차트에 들어가기 위해, 많은 아이돌 팬들은 밤새 '스밍'을 돌리고, 스밍 관련 '멜론총공계정'은 트위터나 각종 커뮤니티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멜론의 상승세는 카카오에 인수된 이후 더 가속화되었으며, 이외의 플랫폼 (지니, 벅스 등)과 유의미한 격차가 벌어졌다.


그러나 영원한 것은 없듯이, 멜론의 굳건한 1위 시대도 저물어가고 있다. 유튜브를 광고 없이 시청하는 것은 물론, 유튜브 뮤직까지 자유롭게 이용가능한 '유튜브 프리미엄'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멜론 하락세의 원인을 유튜브 프리미엄의 등장으로만 단정 지을 수 있을까. 나는 오히려 멜론 시스템의 모순이 플랫폼 환경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소비자에게 선택받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멜론 시스템에는 두 가지 모순이 존재한다.

1. 대중성이 사라진 '팬덤 차트'

2. 격변하는 글로벌 뮤직 트렌드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국내 시장' 초점을 맞춘 시스템


앞서 언급했듯이, 멜론 차트는 대중성을 키워드로 삼으며 그 영향력을 꾸준히 행사해 왔다. 그에 대한 결과로, 멜론 차트가 음원 성적의 지표가 되고 연말 시상식의 기준이 되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팬덤들의 줄 세우기 총공이 멜론차트의 대중성을 지우고 있다. '아침 출근길에 11위부터 음악을 듣는다'는 농담은 이러한 퇴색된 멜론 차트의 의미를 보여준다. 즉 새벽 내내 이어진 총공으로, 한 아티스트의 음악이 10위까지 줄 세워졌기 때문에 그 이후 차트가 '대중적'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대중성이 사라진 멜론 차트는 더 이상 일반이지리스너에게 선택받을 이유가 사라졌다.


그렇다면 과연 멜론 차트 11위 이후 곡들은 '대중성'을 반영하고 있는 게 맞는가? 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이것이 바로 멜론이 가진 두 번째 모순이다. 릴스, 틱톡, 쇼츠 등으로 전 세계의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고 유행하는 음악은 시시각각 변화한다. 국내 음원보다는 해외 음원들이 파워가 있으며, 틱톡 트렌드를 살펴봐도 국내 음악은 BTS, 뉴진스 정도가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멜론은 이러한 유행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단지 멜론을 이용하지 않았을 뿐, 사람들이 요즘 좋아하는 노래와 장르는 언제나 등장한다. 그러나 멜론 이용자의 수치만 반영하고 있는 멜론차트는 한 달째 변화가 없다. 또한 아이돌 팬덤 구성에도 변화가 생겼다. 해외 팬덤의 수가 국내 팬덤의 수를 압도하며, 해외 팬덤이 즐겨 듣는 음원 플랫폼 '유튜브, 스포티파이'가 더 중요한 통로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멜론 차트 1위보다 빌보드 차트 1위, 스포티파이 차트 1위가 더 각광받는 요즈음, 멜론은 국내 시장에만 머무르며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더 나아가 대중의 취향이 세분화되고 개별화되는 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남이 듣는 노래'가 아닌 '나에게 맞는 노래'를 찾는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알아서 추천해 주는 알고리즘, 플레이리스트가 강화되는 추세이다. 이런 시스템적인 강점을 가진 유튜브뮤직이 국내 음원 플랫폼을 압도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국내 시장, 일부 이용자만을 타겟팅한다면, 멜론이 지금의 체제를 유지해도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k-pop에서 'k'를 뗀다 만다 하는 와중에, 국내 음원 플랫폼은 정 반대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부분이 국내 시장의 흐름과도 모순된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참고 : [이문원의 쇼비즈워치] 유튜브뮤직의 대중화…멜론 제칠까

https://www.sportsworldi.com/newsView/2024010951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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