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사적인 방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곳 Jan 29. 2024

NCT의 무한확장 종료 ①

과연 옳은 선택이었을까

사적인 케이팝 by 마곳


2023년에만 약 40개의 보이그룹이 데뷔했다. 그중 이름을 남긴 그룹은 몇 되지 않는다. 음악도, 아티스트도 결국 자본주의 시장에서는 상품이다. 즉 타깃 대상 (팬)을 대상으로 확실한 포지셔닝과 마케팅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와중에 2016년에 시작한 데뷔가, 2024년까지 이어진 그룹이 있다. 바로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보이그룹 NCT(엔시티)이다. 엔시티는 26인조 다국적 보이그룹으로, K-pop 역사상 가장 많은 인원이 많은 그룹이다.



이수만이 슈퍼주니어 때부터 꿈꿨다던 '무한확장' 시스템은 여태 한국 아이돌 그룹에서는 볼 수 없던 시스템이다. 멤버 수의 제한 없이, 새로운 멤버가 계속 영입될 수 있으며 그 영역으로 전 세계로 확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16년에 5명으로 데뷔한 NCT는 현재 26명이 되었다.


NCT 서브 그룹에는 멤버가 고정된 NCT 127, NCT DREAM, Way V, NCT 도재정, NCT Wish 팀이 있으며, 멤버가 유동적인 NCT U 가 있다.


무한확장의 장점은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곡별로 어울리는 멤버들을 뽑아 NCT U 유닛을 꾸린다. 최고의 구성을 통해 가장 매력적인 음악과 퍼포먼스를 보이겠다는 자신감이 느껴진다. 또한 멤버 개인의 군입대, 사건 사고 등에 영향을 적게 받는다. 한 그룹의 활동이 하나의 이슈에 좌지우지되는 걸 최소화하며, 지속적인 음악 활동을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2023년 SM 엔터테인먼트는 SM 3.0을 선언하며, 엔시티의 무한확장을 종료했다. 그 결정 가운데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건, '대중성'의 문제였을 것이다.


멤버 수가 많은 아이돌 그룹은 진입장벽이 높다. 개인 팬도 물론 존재하겠지만, 케이팝 아이돌의 수익성은 그룹 전체 좋아하는 팬들로부터 나온다. 멤버 한 명만 좋아해서는 앨범을 구매하고, 콘서트에 갈 마음먹기가 어렵다. 그러나 엔시티는 26인조로 (심지어 무한확장이 진행되었다면 더 늘어났을지도 모른다) 개인팬이 많은 편이며, 서브 그룹 간의 활동, 소속사 지원 등의 문제로 끊임없이 내부 잡음이 있다.


아무튼 이러한 대중성의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다국적 아이돌 그룹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SM 엔터테인먼트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마지막 NCT Wish (일본팀)을 데뷔시키고 무한확장을 종료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으로 인해 오히려 엔시티의 포지션이 애매해졌다.


1.  NCT에 대한 SM 엔터테인먼트의 줄어든 관심?


'무한확장' 시스템이 팬들에게는 분노를 유발했을지 몰라도, 개인적으로 이는 NCT를 향한 SM 엔터테인먼트의 '열정'과 '관심'을 보여준다고 느꼈다. 무한확장 시스템의 고통받는 건, 아티스트들 보다도 스태프들일 것이다. 새로운 멤버 구성과 앨범 전략을 늘 세워야 하며, 개별 서브 그룹 정체성과 동시에 전체 NCT 정체성을 두고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한확장 시스템의 종료'가 SM 엔터테인먼트의 우선순위에서 NCT가 뒤로 밀렸다는 뉘앙스로 와닿았다. 이유 삼았던 팬들의 요구는 데뷔 때부터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팬들을 위해 무한확장의 종료한다는 선언은 '더 이상의 스태프 인력충원과 지원이 어려우니, 무한확장은 종료하겠습니다.'라는 진심을 감추기 위한 핑계로만 느껴졌다.


실제로 무한확장의 종료와 동시에 곧바로 데뷔한 '라이즈'의 상승세로, NCT에 대한 SM 엔터테인먼트의 지원이 이전과는 달라질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2. 기존 케이팝 보이그룹과의 차별성이 사라짐


기존 케이팝 보이그룹이 직면하는 가장 큰 문제는 '군' 문제일 것이다. 잘 나가던 활동들을 모두 stop 하고 모든 언론, 노출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예인에게 최악의 상황은 잊히는 것이다. 군 생활은 잊히기 딱 좋은 루트이다. 군입대 전까지 활발하게 이미지를 소비했다가, 1년 6개월은 사라져 버리니 팬이 아닌 대중들은 더 이상 그 아이돌을 향한 궁금증과 관심이 사라지기 쉽기 때문이다. 군 제대를 한 후 '현역'처럼 활동하고 있는 남자 아이돌을 찾기가 어렵다. 유일하게 샤이니가 팬덤 화력과 대중성을 모두 잡은 그룹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NCT 무한확장 시스템은, 새로운 멤버 영입으로 인해 NCT 네이밍 자체를 계속 브랜딩 해서 '새로운' 것으로 만들어낼 수 있으며 이를 구성하는 멤버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었다. NCT를 알리기 위해 노력한 초기 멤버들의 노고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들이 군대를 다녀오고 공백기를 맞이하면 새로운 멤버들이 끊임없이 그룹을 수면 위로 올려주고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낄게 분명하다. 군 제대 이후에도,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현역'의 느낌을 대중에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한확장 시스템이 종료되면서 더 이상 엔시티는 새로운 재료를 구할 수 없게 되었다. 있는 재료들만 계속 같은 요리를 선보이게 될 것이다. NEO (Neo Culture Technology)가 NCT의 정체성이라면, 끊임없는 '신' 콘셉트를 보여줄 수 있는 조합과 멤버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무한확장의 종료로, 서브 그룹들은 NCT라는 이름을 공유하긴 하지만 개별화되고 있다. 실제 팬들과 자체콘텐츠에서도 NCT 127은 '일이칠', '우리 칠', NCT DREAM은 '드림이', Way V '웨이비', NCT 도재정 '도재정'이라 부르며 NCT 와의 연계성을 극대화하기보단 개별 그룹의 특징과 정체성을 부각하는 네이밍에 집중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앞서 언급했던 듯이 데뷔한 지 8년 차에 되어가는 개별 그룹들의 이미지 소비가 더 과잉될 것이다. 또한 하나의 그룹으로서의 시너지 보단 경쟁 구도가 부각되면서, 오히려 연합을 더 해칠 수 있다.



이렇듯 팬들 역시 NCT의 무한확장 종료를 마냥 기쁘게만 볼 순 없다. 그 뒤에 숨은 문제들을 한번 더 짚어봐야 할 필요가 있다.




다음 화에는, NCT 서브 그룹의 포지셔닝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국인이 한 명도 없는 케이팝 아이돌 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