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와 교감해서 도움주기

거미에게 안전한 곳으로 옮겨주겠다고 했다

by 이브의 설렘





오랜만에 거미와 교감했다. 종종 곤충들과 교감을 한다. 곤충들을 마냥 사랑하기 때문은 아니다.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곤충들이 보이면 나름대로 도와주기 위해서 교감을 하는 정도다. 딱히 친하진 않다. 그나마 애정을 느끼는 곤충이라면 다리가 없는 달팽이나 지렁이나 애벌레, 익충이니까 집에 있어도 괜찮다고 여기는 거미, 이따금 인도 위에서 멍하니 방황하는 사마귀, 힘을 잃고 땅 위에 떨어져 있어서 애잔함을 일으키는 매미 정도이고 높이 뛰거나, 빠른 속도로 날거나, 다리가 길거나 많은 곤충들이 발 밑에 있거나 내쪽으로 오는 것 같으면 비명을 지른다. 온 몸에 소름이 돋고 자동으로 비명이 튀어나온다. 그래놓고 곤충을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에게 애원한다. 절대 죽이지는 말고 휴지로 살짝 잡아서 쫓아달라고. 그럼 반은 어이없어하면서 내 말을 들어주거나 반은 그냥 죽이거나 하는데 그럴 때마다 나 때문에 죽은 곤충에게 미안해하면서도 안도하는 마음을 쓸어내리는 거다.


곤충을 혐오하지 않는 건 아직 어렵지만 적어도 내 집에 들어온 곤충들 중 모기나 바퀴벌레를 제외하곤 친절하게 굴려고 한다. (그들 입장에서 존중과 배려인지는 모르지만) 밖에서 살아야 할 곤충들은 컵에 담아가 풀어주고 집에서 사는 게 더 나아보이는 거미같은 애들은 못 본 척 내버려 두거나 살기 더 적절한 공간으로 옮겨준다. 그렇게 하려면 이들이 내게 몸을 맡겨주어야 하는데 이럴 때 종종 그들에게 연결되어 말을 거는 거다. 그러면 대부분 내 의도를 알고 협조해준다. (위에서 애정을 느끼는 곤충들 중에 사마귀들은 엄청 잘 협조해주기도 하고, 나와 눈을 맞출 줄도 아는 존재라는 걸 느끼게 되어 애정을 갖게 된 곤충이다. 이 얘기도 나중에 따로 하고 싶군.)


어제도 그런 날이었다. 밤늦게 계속된 일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화장실에 들어서서 뭘 하려고 했는데 (아마도 씻으려고 했겠지?) 새끼 손톱과도 비교가 안 될 만큼 작은 거미가 엉덩이에 거미줄을 달고 세면대 밑에 매달려 있는 게 보였다. 음... 어쩌지 0.5초 정도 고민하다가 거미 앞에 쭈그려 앉아 눈을 감고 이 친구에게 말을 걸었다. 네가 지금 있는 곳은 내가 물을 써야 하는 공간이라 위험해질 수 있으니 안전한 곳으로 옮겨주고 싶다고.. 그러니 손을 밑에 두면 올라와 달라고 부탁했다.


첫 시도는 실패! 조심히 손을 거미 밑쪽에 갖다대니 눈치를 살피다가 쪼르르 거미줄을 도로 감아 도망을 갔다. 이 친구에겐 내가 낯설고 겁이 나는 존재라 쉽사리 믿을 수 없다는 느낌이 들길래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여겼다. 사랑을 뜻하는 레이키 상징을 나와 거미에게 그리고 사랑으로 이어지길 바란 뒤 더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너의 상황은 이러하고 나는 너를 안전한 곳으로 옮겨주고 싶다고. 혹여라도 너를 해칠 수 없게 손바닥이 아닌 손등을 내밀겠다고... 이를 설명하는 구체적인 이미지들과 함께 의도를 전달한 뒤 눈을 뜨니 거미가 곧바로 세면대 밑으로 다시 내려왔다. 뜻이 전해졌다는 확신이 들었고, 손을 갖다대니 망설임 없이 내려앉았다.


폭-, 손등 위에 올라탄 거미를 데리고 성큼 성큼 움직였다가 몇 번을 떨어뜨렸지만 끝까지 날 신뢰해주며 내 손에 바로 바로 올라타 주었다. 지금은 내 방 구석쪽 책장 어딘가에서 푹 쉬고 있다. 원래도 거의 건드리지 않는 곳에 일부러 내려준 거지만 저 친구를 위해 되도록 더 건드리지 말아야지 싶다. 어쩌다 여길 들어왔는지 뭘 먹고 사는지는 모르지만 먹을 것이 충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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