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을 자격

2탄

by 이브의 설렘


(그건 그렇고 여긴 집 근처 카페이다. 하연이랑 와 봐야지 하고 결국 방문하지 못했던 곳인데 거진 1년만에 와보니 괜찮다. 다만 사방이 막혀있는 곳이라 테라스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했고 기꺼이 열어주셨다. 답답한 곳엔 한 시도 있지 못하는지라 그냥 나가서 다른 곳에 갈지 5초 정도 고민하다가 에라, 말이나 해보자 하고 말해봤더니 열려라 참깨 하고 열렸다. 하핫)

이전 게시물에서 한 얘기를 계속 해보자면... 뭐였지? 잠만 아까 한 얘기 다시 보고 오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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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핫. 다시 적자면!


나는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다. 아무도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다. 나는 매력이 없어서 아무도 날 좋아해주지 않을 거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라는 게 내 무의식을 사로잡고 있었다.


그래서 누구에게 호감을 가져도 좋아하게 되어도 아무런 표현도 할 수 없었다. 중2 때부터 대학생 2학년이 다가도록 좋아했던 애가 있는데, 내가 사실 걔를 좋아한다고 하기 전까진 내 주변 그 누구도 내가 누굴 좋아하는지 전혀 몰랐다고 할 정도였으니 할 말 다했다. 하핫 나름 티를 낸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거지.

최근까지도 그랬다. 남들 다 챙기며 좋아하는 사람도 챙기고, 그걸로 만족했다. 그래야 들키지 않고 함께 할 수 있으니까. 가슴이 시큰거리고 간신히 높여놓은 자존감이 갈수록 사그라드는 느낌이 들어도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사랑받을 수 없으니까...


그러다 빵 터져버렸고

오우. 정말 너무 너무 너무 너무 괴로웠다.

사실 지금도 괴로울 정도로 여파가 너무나 크다.

MBTI 중에 P빼고 양면을 다 가지고 있는 T이자 F(라고 주장하는 중)인지라 이성적으로 나를 갈무리하고, 내가 해야하는 일에 집중하고, 내 감정과 고민을 분석하고 기록하고 생각하고 괴로워하고 생각하고 고민하기를 과장 없이 몇 천 번을 거듭하고 나니 무언가 깨달아졌고, 어느샌가 내가 나를 사랑하고 있었다.


스스로가 너무 멋지고 빛이 난다고 느끼니 나를 사랑하고 있구나가 깨달아졌고, 그때부턴 누군가를 사랑해도 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사실, 한 발짝만 더 내디디면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그게 내 삶에서 가장 두려운 일이었던 것이다.


거부당하든 버려지든 그건 내 소관이 아니다.

나는 다만 사랑을 할 수 있을 뿐이다.

아낌 없이 사랑을 줄 수 있을 뿐이다.

그러다 상대에게 거절 당한다면

나는 다시 수천 번 무너졌다가

때가 되면 간신히 다시 일어서게 될 거다.

그러다 다시 무너지고

다시 일어설 거다.


몇 주 전에 답하면서 깨달은 게 있다.


사랑은 무엇일까.


사랑은 그냥 계속하는 것이라고...


그렇다.

사랑은 그냥 계속하는 것이다.

두려워도 계속되어야 하는 건데

두렵다면 잠깐 눈을 감고 누워있어도 좋다.

그러다가 준비가 다소 되지 않았어도

사랑하고 싶고 받고싶은 마음을 가지고 일어나면 된다.

그리고 사실은 보고싶었다고 말하면 된다.


그러면 된다. 그러면 사랑은 어떻게든 계속된다.


아마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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