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을 자격

1탄

by 이브의 설렘

캠프의 여운이 짙다. 몰아서 해치운 잠도. 둘 다 달콤했고 나를 한꺼풀 성장시켜 주었지만, 한꺼번에 훅 치고 들어오는 피로가 오후 6시에 가까워지는 지금에 와서 제대로 강타하는 중이다.

할 일이 많다. 아주 많아. 벅찰 정도로.

게으름을 부리진 않았지만 3일간 일을 뒤로 미루고 캠프에 다녀왔고 필요한 최소한의 휴식만을 취했다고 하루 동안 해치웠어야 할 일이 태산이었다. 해낸 건 3,4가지 정도. 이 정도면 훌륭한 거지. 내 계획이 방대한 것이지 내가 못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안다.


오늘은 어버이날. 생전 꽃 한 다발 잘 챙긴 적이 없는데, 오늘 가족 단톡방에다 낳아줘서 키워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내가 이렇게 안정적이고 행복할 수 있는 건 엄마 아빠 덕분이라고. 아차, 사랑이 많아 상대와 마음껏 나눌 수 있는 것도 엄마 아빠와 엄마 아빠가 만들어준 언니와 동생들과 친척들과 엄마 아빠의 친구들과 함께 경험한 사랑과 울타리와 슬픔 때문이라고도 말했다. 평소에 보고싶다 사랑한다 말하기도 겸연쩍어 하는 내가 이렇게 바뀔 수 있는 건 무엇보다 나 덕분이다. 아니, 나와 내가 함께 하기를 선택한 소중한 사람들 덕이다. 어버이날을 빌어 모두에게 감사를 전한다. 본인에게 하는 말 같다면 그게 맞다. 고마워!


나는 왜이리 할 말이 많고 글이 항상 길까~


그래도 하고싶은 말들이 쏟아져 나오니 해야겠다. 전해야겠다. 인생이 너무 짧고, 나를 표현하고 사람들에게 나의 마음을 전달하고 상대의 마음을 전달받으며 살기에도 부족한 시간들이라는 걸 실감했기 때문에.


엄마 아빠라는 뿌리 덕분에 유복하고

아픈 데 없이 사랑을 받으며 자랐지만

30년 중에 28년 정도를 사랑을 받은 적이 많이 없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오히려 부모님들은 내게 관심이 없는 거라고 생각이 들 때도 있었고, 내가 바라는 방식으로 사랑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가 못나서 미워하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사실 나도 너도 사랑을 전하는 데 서툴렀을 뿐, 사랑을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깨닫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부모님은 위에다가 적은 것 같이 느껴졌고, 어릴 적부터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은 내가 못생겼고 못났고 욕심이 많아 뭘 나누거나 눈치 있게 줄 지 모른다고 평했다.


다 헛소리라는 걸 이제야 알게됐지만 그때의 나는 그 소리들에 잡아먹혀 나를 한없이 어둠 속에 가라앉혀 두었다. 거기서 빠져나올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바닥인 자존감과 빽빽이 굳어있는 상처에 매번 휘둘렸다.


나는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다. 아무도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다. 나는 매력이 없어서 아무도 날 좋아해주지 않을 거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라는 게 내 무의식을 사로잡고 있었다.


---- 이하 2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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