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깊이 알아갈 때마다 너한테 더 더 깊이 반했던 거 알아?
그게 네가 생각하기에는 좋아보이는 모습은 아니었을 거야.
네가 술을 마셔서 간신히 내민 용기로
너의 슬픔과 고민과 어려움 고통을 엉엉 울며 내게 털어놓았던 그 날 밤에
그게 참 안타깝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어서 내가 어떻게 반응했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
그날 아마도
날 이렇게나 깊이 믿어주는 네 마음에 고맙고 기분이 날아갈 거 같다가도
날 친구로 이렇게나 좋아한다니 절망스럽고.
결국 한 칸씩 더 반하게 됐어.
비가 많이 왔었지.
너랑 나랑 하요니랑 셋이서
네가 좋아하는 꼬치집에서 소주랑 맥주랑 네가 좋아하는 안주를 시켜먹었던 날.
수십 수백번 고민하다가 술기운에 의지해 울며 털어놓았던 네 눈물 아픔 수치심 상처를 알게 된 그날에
펑펑 우는 너를 안아주고 싶었어.
그런데 너랑은 그냥 친구니까 널 안아줄 수도 없었고
시간이 지나서야 미안하더라...
손이라도 말없이 잡아줄 걸.
네가 원했던 건 뭐였을까.
그때 사실 내가 널 좋아하고 있다고
입에서 당장이라도 튀어나갈 뻔했는데
너는 다른 사람이 널 받아주지 않아 고통스러워하고 있었잖아.
그래서 내가 다칠까 봐 차마 말할 수 없었어.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데 내가 네 맘에 들어갈 틈이 없어 보였어.
이제서야 그것만 있던 게 아니었을 수 있겠다 싶네.
내 마음을 숨기기 급급해서
네 맘을 더 알기가 어려웠어. 미안해.
네가 울지 않기를 바라는데...
울 거면 내 품에서 울면서
힘든 걸 다 털어놔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