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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쟌나 Jul 17. 2020

광교갤러리아와 고메이494 한남으로보는 상업공간의 방향

같은시기 오픈한 두 갤러리아의 다른 성적표

지난 3월, 갤러리아는 야심차게 2곳의 공간을 오픈했다. 한 곳은 광교에 오픈한 갤러리아 백화점, 그리고 다른 한 곳은 나인원한남에 오픈한 고메이494 한남이다. 그리고 오픈 후 한 계절을 보낸 지금, 두 곳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고메이494 한남은 여전히 웨이팅이 필요한 핫한 곳인 반면, 광교 갤러리아는 막상 오픈 후 기대감이 사그러든 모양새다.


왜 갤러리아 광교는 처음의 핫한 반응과 달리 지금은 외면을 받고 있을까, 왜 오히려 갤러리아에서 나온 고메이 494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정착하며 환영을 받을까. 두 곳을 한번 비교해 보기로 하였다.



갤러리아 광교점의 화려한 오픈


광교 갤러리아는 오픈 전부터 세계적인 건축가 렘 콜하스의 OMA 건축사무소가 건축한 독특한 건축외관으로 대대적 홍보를 하며 화제가 되었다. 기존의 "백화점은 창이 없다"는 공식을 깨고 삼각형의 유리창으로 이루어진 '갤러리아 루프'를 통해 빛이 들어오게 하였고, 석재를 그라데이션하여 거대한 암석층의 단면을 보는 듯한 신비로운 느낌을 주었다. 가장 큰 규모의 갤러리아 백화점, 제 2의 압구정 갤러리아 명품관을 앞세우며 광교 주민들의 기대감을 가득 높였었다.



오픈 후 반응은 어땠을까. 가장 큰 반응은 명품관에 3대 명품이 없다는 반응이었고, 생각보다 규모가 작다, 실속이 없다 같은 반응이 주를 이루었다.

(외관이 생각보다 허접하다, 흉물스럽다는 반응도 있지만 새로운 시도에는 늘 반감이 뒤따르기 때문에 건축 시도를 피드백 하고싶지는 않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현재 매각 후 재임대를 추진하고 있다. 면세점 부진으로 현금확보를 위한 결정이었다고 하지만, 갤러리아 광교점이 면세점 부진을 만회할만큼 매출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것을 반영하기도 할 것이다.


그럼 비슷한 시기에 오픈한 고메이494한남은 어떨까?


백화점을 벗어난 고메이494

 

고메이494는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처음 시작한 그로서란트(식료품점 grocery와 레스토랑의 합성어) 매장이다. 전국의 핫한 레스토랑을 한 곳에 모아놓은 셀렉트다이닝으로, 이후 많은 백화점과 몰의 식당가가 고메이494의 영향을 받아 바뀌기도 했다.



고메이494 한남은 대한민국 가장 비싼 집값으로 화제가 된 나인원한남에 들어선 복합 플랫폼으로, 기존 고메이494의 미식컨텐츠에서 라이프스타일 컨텐츠를 더해 “파인리빙(Fine Living)” 이라는 컨셉 아래 미식을 기반으로 삶을 업그레이드 하는 다양한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소개한다. (개인적으로 "파인 리빙"이라는 키워드 진짜 잘잡았다고 생각한다).


어트랙션 존 / 라이프스타일 존 / 마켓 존 / 프리미엄 존 4개로 나눠 요즘 핫한 블루보틀, 아우어, 앤더슨씨 등 미식 브랜드부터 리빙샵, 갤러리, 오디오샵, 와인샵, VIP만 입장할 수 있는 프리미엄 라운지까지 약 30여개 매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메이 494 한남은 백화점을 벗어난 첫 매장으로 고메이494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서의 첫 시작인데, 나인원한남 입주민들과 외부인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성공적으로 사업 다각화 시도를 이루었다는 평을 받는다.


갤러리아 광교는 왜 외면받았을까?



비록 광교 갤러리아가 오픈한 시점이 코로나가 확산되는 시기긴 했지만, 광교 갤러리아는 오픈 전부터 많은 기대를 한몸에 받았고, 실제로 오픈 후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줄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갤러리아의 브랜드네임과 확고한 아이덴티티를 생각한다면 광교 갤러리아의 부진이 의아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광교 갤러리아는 왜 외면을 받은걸까?



가장 큰 이유는 갤러리아 광교에서 기대했던 쇼핑의 경험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점 일 것이다.

쇼핑의 경험은 공간과 스토리, 제품 MD 요소가 일관되게 유지되어야 충족시킬 수 있다. 광교 갤러리아는 공간, 스토리, MD면에서 어느것 하나도 임팩트를 주지 못하며 아쉬움을 주었다.



일단 공간적인 부분에서 광교 갤러리아만의 컨셉을 보여주지 못했다. 외관을 화려하게 건축하고 내부도 샹들리에와 아트 인스톨레이션을 곳곳에 배치하며 감각적인 공간을 보여주려 했으나 화려한 외관에 비해 압도하는 스케일감을 보여주지 못했고, 예술 작품은 전면에 부각되지 않아 전체 공간에서의 아트적인 느낌 대신 공간을 스타일링 했다 정도만의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독특한 외관은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겠으나 내부로 발걸음을 하지 않는 것은 갤러리아 광교가 주는 만족감이 "갤러리아 광교는 실제로 이렇게 생겼구나" 정도에 그쳤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 미완성된 MD 구성은 갤러리아 광교가 최초에 내걸었던 "압구정 갤러리아를 잇는 제 2의 명품관"이라는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광교 주민의 자부심 역시 채워주지 못했다.


광교는 떠오르는 신도시로서 주거의 질과 소득수준, 소비 형태가 높아지고 있는 곳이다. 광교 갤러리아는 10년만에 오픈하는 백화점을 광교로 선택함으로써 광교 주민의 자부심과 기대감을 높였지만, 백화점의 스토리 면에서도 복합몰과 럭셔리 백화점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발을 걸치며 두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가 하이앤드 럭셔리도 아니고 유니크도 아닌 애매한 프리미엄-럭셔리의 포지셔닝으로 광교 주민의 발걸음을 돌리게 만들었다.


물론 코로나라는 악재로 인해 CGV나 아쿠아플래닛 등 앵커 테넌트 브랜드의 예상치 못한 불황과 전체 쇼핑 매출이 하락한 부분도 있지만, 역으로 보면 이제 더이상 앵커 테넌트 브랜드들에 매출을 의지할 것이 아니라 공간 전체의 스토리와 기획력을 통한 집객력이 더 중요해졌다는 것을 광교 갤러리아를 통해 알 수 있다.

 


이런 광교 갤러리아의 전략은 판교 현대백화점과 대비된다. 판교 현대백화점은 경기지역 최대 명품 백화점 이라는 목표아래 경기지역 루이비통 매장 유치, 주얼리 3대 브랜드 유치 뿐 아니라 해외 프리미엄  F&B 브랜드를 유치하며 확실하게 자리매김하였다. 광교 갤러리아가 오픈하며 상권 경쟁이 심해질 거란 예상이 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실망한 광교 주민이 판교 현대백화점으로 향하면서 오히려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그럼 고메이494 한남은 어떻게 핫플이 되었을까? 가장 큰 이유는 나인원 한남의 이미지에 맞는 프리미엄 매장 구성에 있을 것이다. 예술작품과 와인, 오디오, 다자인 가구 등 럭셔리한 취향을 소비할 수 있는 매장들은 “fine living”이라는 고메이494 한남의 철학에 부합하며 소비자들이 기대했던 바를 충족시켜주었다. 뿐만 아니라 VIP들을 위한 프라이빗 라운지로 VIP 유치와 갤러리아에 대한 로열티 상승의 효과를 가져왔고, 트렌디한 감성을 좋아하는 젊은이에게도 세련된 취향을 향유할 거리를 제공해주었다.




물론 둘을 비교하기에는 규모가 비교도 안되게 작다. 하지만 하나는 사람들이 갤러리아에게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켰고, 다른 하나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갤러리아는 국내 대표 명품 유통브랜드로써 독보적인 위치에 있었다. 사람들이 갤러리아에 기대하는 것은 "고급스럽다" "프리미엄급 서비스와 경험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갤러리아 광교는 외관은 전에없던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았을지 모르겠으나 정작 중요한 내부 공간 기획과 구성 면에서는 아쉽게도 갤러리아 다움을 놓쳤다. 아직 오픈한지 1년이 되지 않았고 하반기에 오픈하는 매장도 있으니 갤러리아 광교가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찾기를 아직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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