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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상진 Dec 04. 2023

제2회 위스키 클래스 - 아란

니들이 아란을 아란?

오늘의 클래스는 스코틀랜드에 위치한 아란섬의 아란 위스키를 시음하였다.

총 3가지를 시음했는데, '아란 10년', '아란 아마로네 캐스크 피니쉬', '아란 포트 캐스크 피니쉬'

달콤한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만족도 200% 일 오늘의 위스키들.

시음기를 공유하기 전에 간단하게 아란에 대해 알아보자.


친환경을 지향하는 증류소?

아란의 라벨을 보면 아란 섬의 그림과 새 두 마리가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란 증류소는 1994년에 설립되었는데, 공사 당시 검독수리 한쌍이 증류소 부지에 자리를 잡아서

떠나기 전까지 공사를 미뤘다해서 상징성으로 그려 넣게 되었다고 한다.

보통 스코틀랜드 증류소들이 1800년대 초중반에 설립된 거에 비해 상당히 늦게 시작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이유로 아란은 숙성연수를 표기하지 않는 NAS(No age statement) 제품들이 상당히 많다.

아직은 고 숙성 위스키가 없는 아란, 이제 마셔보도록 하자.


오늘은 총 14명의 사람들이 클래스에 참가하였다.

첫 번째로는 '아란 10년'을 마셔 보았다.

아란 10년은 버번 오크통과 쉐리 오크통을 혼합해서 만든 위스키이다.

버번 오크통의 설명은 들었지만, 쉐리 오크통은 무엇일까?

쉽게 말하면, 쉐리 와인을 담았던 오크통이라는 뜻이다.

쉐리 와인은 브랜디와 일반 와인을 혼합하여, 당도가 더 높고 꾸덕한 질감의 와인을 의미한다.

쉐리 와인 중에서도 당도 및 제조 방식에 따라 구분 짓지만, 위스키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쉐리오크통은

유러피안 쉐리 오크통을 사용한다.

해당 오크통을 사용하면 버번 오크통과 달리 과실의 단맛을 추가하고, 조금은 드라이함을 가미한다.


이제 시음 후기를 들어보자.

'부드럽고, 단맛이 나요', '쉐리 향은 거의 나지 않네요', '스모크 한 맛이 느껴져요'

지난 수업 때 마셨던 글렌그란트 12년과 상당히 유사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아란 특유의 스파이시함에 매력을 느낀듯하였다.

다음은 아마로네 캐스크로 넘어가 봅시다.


아란 아마로네 캐스크 피니쉬, 못 보던 단어 2개가 등장한다. 아마로네와 캐스크 피니쉬

아마로네는 이탈리아 적포도주 와인으로, 의미 자체가 달지 않고 쓴 와인을 의미한다.

캐스크 피니쉬는 버번 오크통에서 대부분 숙성 후

아마로네 와인을 담았던 오크통에서 끝에 일부 기간을 숙성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3년 정도 숙성했다고 나와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캐스크 피니쉬를 선호하진 않는다.

약간 탕후루처럼 설탕만 코팅하는 느낌이랄까?

수강생들의 반응을 살펴보자. 어땠나요?

'와 너무 달아요', '맛있고, 과일의 향이 많이 나요', '단맛 나는 위스키를 좋아하지 않지만 이건 맛있네요'

탕후루 작전이 먹혀들었다.

달지 않고 쓰다는 원래의 의미와 달리 위스키를 숙성시켰을 때는 매우 단맛을 띤다.

보통 달달한 위스키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맛있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아란 같은 경우는

입문자들의 입맛을 취향저격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더 달달하다고 소문난 3번째 위스키로 넘어가 봅시다.


아란 포트 캐스크 피니쉬, 포트와인을 담았던 오크통에 마무리 숙성을 했다는 의미이다.

포트와인은 알다시피 매우 단 와인이다.

엄청 단 탕후루 느낌일까?

색도 아마로네보다는 진해 보인다. 한 번 맛보도록 하자.

어때요? 포트와인의 명성에 맞게 많이 달아요?

'아마로네보다 덜 달아요', '진짜 달기만 해요', '아마로네가 더 맛있어요'

혹평이 쏟아졌다. 생각보다 애매한 단맛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지는 못하였다.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은 '기분 나쁜 단맛이 나요'

역시 위스키는 맛보기 전까지 모른다.

                     


오늘의 블라인드 테이스팅은 '아란 10년을 찾아라'

버번오크통에서 10년 이상 숙성된 위스키 2종류를 배치해서 아란 10년을 찾아내는 테이스팅이었다.

위스키 2종은 스파이시함이 특징인 스페이번 10년과, 아녹 12년

솔직히 내가 맛봐도 헷갈렸다.

테이스팅 후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총 14명 중 아란 10년을 찾아낸 사람이 단 1명이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셋이 스타일이 너무 비슷했고, 버번 오크통의 특징이 두드러졌다.

정답을 맞힌 1명은 향에서 이미 확신이 들었다 했다.

아란 특유의 단향과 바닐라와 설탕의 중간 어딘가의 향, 오히려 맛을 봐서 헷갈렸다했다.

이번 테이스팅은 내가 봐도 너무 했지 싶다.

정답자에게는 아란 쉐리캐스크를 시음시켜 줬다. 짧고 굵은 그녀의 후기

'찾았습니다 제 인생 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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