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잡숴봐
오늘은 입문자들을 위한 위스키를 추천하려 한다.
대상은 정말 위스키를 아예 모르는 손님 6분이 그대상이다.
바를 운영하다 보면, 다양한 손님들을 만나게 되는데 항상 고민인 게 '위스키 추천해 주세요!‘라는 말인데 들을때마다 아직까지도 고민하게 한다.
물론 형식적으로 추천드리는 패턴이 있지만, 위진남(위스키에 진심인 남자)인 나는 최대한 그 사람의 취향을 찾아주고 싶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위스키 취향을 알려면 5종류의 위스키를 시음해보아야 한다.
1. 버번위스키 (메이커스 마크)
2. 버번 캐스크를 쓴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리벳 12년)
3. 쉐리 위스키 (글렌드로낙 12년)
4. 피트 위스키 (아드벡 10년)
5. 블렌디드 위스키 (밸런타인 17년)
이외에도 물론 맛볼게 많지만 일단 우리는 큰 가지를 하나 잡아야 한다.
첫 시작은 버번위스키로 가볍게 '메이커스마크'로 시작한다.
대부분 버번위스키를 처음 접할 때 향에 반해 마음의 문을 열었다가 맛을 보고 다시 마음의 문을 닫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번 손님들은 다행히 긍정적인 반응
하지만 역시나 향은 달지만, 조금 세다는 평이 있었다.
버번위스키를 마셨으니, 그 위스키가 담긴 오크통에 숙성시킨 '버번 캐스크를 쓴 싱글몰트 위스키'를 마셔보자. 이해를 돕고자 두 번째는 '글렌리벳 12년'을 배치했다
우리가 위스키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그런 맛, 적당한 보리맛과, 바닐라맛의 조화. 글렌리벳은 밸런스가 참 좋다고 느끼는데, 싱글몰트 위스키의 표본이 아닐까 싶다.
손님들 역시 버번캐스크의 단향이 올라오고, 알코올의 치고 들어오는 느낌이 없어 좋다고 말하였다.
세 번째는 셰리위스키 '글렌드로낙 12년' 워낙 자주 보이고, 쉐리 위스키의 스테디셀러 같은 느낌이다.
과거 입문하기 좋은 위스키 리스트에 멕켈란, 발베니와 꼭 같이 리스트 됐던 위스키.
쉐리와인 중 당도가 가장 높고 꾸덕한 페드로 히메네즈 PX 캐스크를 사용해 직관적인 단맛을 가미한다.
내 최애위스키이기도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이거 너무 싫다'라고 본 적은 없었다.
와인의 단맛과 체리향, 다시 말해 과일의 단맛이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추가로 매우 꾸덕한 질감이다.
역시나 손님들도 만족해했다. 버번과 다른 단맛. 남성분들이 매우 좋아했다.
네 번째는 항상 기대반 걱정반인 피트위스키 차례다.
'아드벡 10년' 매우 맛있는 위스키지만, 피트를 싫어하는 사람에겐 그냥 탄 냄새나는 위스키일 뿐이다.
버번캐스크에 10년 숙성되어서, 피트향 뒤에 숨겨진 단맛을 느끼는 순간이 온다면 아드벡의 매력에 사로 잡히겠지만, 입문자들에겐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아드벡의 이 향이 너무 좋다.
약간의 짠내와 스모키 함의 향연, 나는 아드벡 10에서 과일의 청량함도 자주 느낀다.
오늘의 손님들은 생각보다 아드벡을 먹고 컥컥거리거나 얼굴을 찌푸리지 않았다.
'오 너무 매력적인데요?', '이거 정말 맛있어요' 등에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피트위스키 입지 나쁘지 않은데...?
마지막은 블렌디드 위스키 '밸런타인 17년'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로열 살루트 21년을 내주고 싶었으나, 수지타산이 안 맞지 않은가?
하지만 밸런타인 역시 맛있고 귀한 술.
점점 많은 종류의 위스키들을 접할 수 있게 된 이후부터는 밸런타인 30년 외에 찾는 사람을 많이 보지 못했다. 내가 운영하는 바에서도 밸런타인 17,21이 오랫동안 팔리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점점 천덕꾸러기가 돼 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 그만큼 사람들한테는 친숙한 위스키인 것은 분명하다.
맛은 피트향이 강한 블렌디드 느낌. 개인적으로는 맛이 없진 않으나, 특별함은 잘 모르겠다.
손님들 역시 특별함을 느끼진 않은 것 같다. '피트향이 나는 위스키'.'부드럽다'
밸런타인 분발하자!
요즘 들어 다양한 위스키를 맛볼 수 있다.
오늘의 클래스는 이 위스키 마셔보세요 라기보다는 이 위스키가 맘에 든다면 비슷한 결의 위스키를 마셔보라는 가이드라인일 뿐. 최고의 위스키는 아니다.
위스키에는 정답이 없다. 고로 남들이 맛없다 해도 본인 혀가 이상한 것이 아니니 그대로 밀고 나가자!
위스키 러버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