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슈가의 최애 위스키는 아드벡...?
오늘은 피트위스키 4종을 시음해보려 한다.
보모어 15년, 아드벡 우거다일, 옥토모어 13.1 , 옥토모어 13.2
피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벌써부터 두근대기 시작한다.
일단 피트 위스키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자.
위스키 제조과정에 보리에 싹을 틔워 맥아 즉 몰트를 만드는 작업을 '몰팅'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젖은 보리를 서늘한 곳에 펼쳐놓고 싹이 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인데,
이다음 과정에서 피트가 등장한다.
피트 한국어로 하면 '이탄'이라고 하는 이 물질은 석탄이 되기 전 단계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스코틀랜드에 대부분 널려 있기도 하고, 가성비도 좋기도 해서 피트를 사용해 몰트를 건조시키는 과정에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석유 석탄의 원료를 쓰지만,
이 과정에 피트를 사용해서 만든 몰트로 위스키를 만든 걸 피트위스키라 부른다.
매번 그림 없이 설명한 것 같아 한 번 넣어봤다.
자 이제 하나씩 마셔보자.
보모어는 '큰 모래톱'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단어 그대로 모래톱 근처에 증류소가 위치해 있다.
보통 위스키는 지형이나, 만든 사람의 이름으로 위스키 이름을 짓는다.
1779년 공식적으로는 위스키 중 두 번째로 오래된 위스키라곤 하는데, 밀주를 만들던 시대를 생각하면,
인정은 못하겠다.
유독 영국 왕실과 연관된 에피소드가 많은데, 라인을 잘 탄 엘리트 같은 느낌이다.
위스키로 돌아와서 첫 번째는 가볍게 보모어 15년,
면세제품이라 쉐리가 섞이지 않은 15년 버번캐스크 제품을 마셔보자.
쉐리 캐스크를 사용했다는 얘기도 있어서인지 약간의 쉐리향도 나는 것 같다.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무난한 피트의 맛', '쉐리 맛이 나는 것 같다', '피트 생각보다 별거 없네요?'
피트를 싫어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느낌!
페놀수치 PPM 즉 피트의 레벨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보모어의 수치는 25 정도이다.
두 번째는 아드벡 우거다일 '낮은 언덕의 신비로운 곳'이라는 의미를 지닌 만큼 병 디자인
맛 또한 우리 특별해라고 주장하는 것만 같다.
아드벡 증류소는, 킬달튼 해안에 위치해 있는데, 옆 이웃사촌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라프로익, 라가불린이다. 아드벡은 꾸준한 팬층 덕분에 2000년대에 20만 명이 모인 커미티를 만들기도 하였는데, 이 커미티에 가입하면 신제품을 가장 먼저 구매할 수 있다. (나도 가입했지만, 경쟁률이 치열해 못 산다...!)
이제 쉐리캐스크를 사용한 우거다일을 시음해 보자.
개인적으로 피트를 선호하지 않지만, 정말 해산물이 생각나는 맛이었다.
향은 내가 피트요 하고 자기주장이 정말 강했지만, 그게 또 싫지는 않은 느낌?
맛은 생각보다 과일향이 많이 올라왔다. 내 의견은 여기까지고 사람들의 반응을 들어보자.
'향이 너무 세다', '향이 너무 좋다', '단맛보다는 시트러스 한 느낌' 다양한 반응이 있는데, 입문자들은 콜록대기 바빴다. 나도 그럴 때가 있었지...!
페놀수치는 보모어보다 2배 높은 50PPM, 페놀수치는 말 그대로 가이드라인이지 수치가 높다 해서 무조건적으로 피트향이 더 강하다는 것은 아니다. 다음은 피트의 끝판왕을 마셔보자.
마지막 옥토모어가 등장했다.
옥토모어는 '브룩라디'라는 증류소에서 만들어졌는데, 신기하게 브룩라디 증류소는 피트를 안 쓰는 '논피트'위스키가 유명하다. 그 배경에는 왕조의 위스키를 담당하던 하비형제가 나와서 설립하였는데, 브룩라디 증류소 이외에도 논피트 위스키를 주로 만드는 증류소를 운영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큰 특색 없이 운영을 하던 중, 짐 맥퀴안 보모어의 마스터 디스틸러를 영입하며, 브룩라디 증류소가 꽃을 피운다. 이후 옥토모어 PPM 130에 이르는 위스키가 출시된 것이다.
오늘 마셔 볼 옥토모어는 13.1과 13.2다. 앞의 숫자는 에디션 넘버를 의미한다. 즉 시즌13이라고 생각하면 되고, 매년 출시된다. 뒤에 숫자는 1~4까지 있는데
1은 버번캐스크, 2는 와인캐스크, 3은 로컬발리 , 4는 버진오크통에 각각 숙성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즉 오늘 마셔볼 옥토모어는 버번과 쉐리 오크통에 숙성된 위스키이다.
옥토모어는 비싸니까, 수강생들은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고르는 기준은 버번 캐스크인 보모어가 맛있었냐 아니면 쉐리캐스크인 아드벡 우거다일이 맛있었냐가 기준
12명 중 정확히 절반이 나뉘었다.
나는 둘 다 마셔보았다. 기분이 좋다. 13.1은 정말 버번캐스크를 잘 쓴 피트위스키의 맛이 났다.
약간 아드벡 10년의 3배 농축된 맛과 향? 반대로 13.2는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피트와 쉐리의 조화가 엉망이었다. 불쾌한 쉐리의 맛...!
대부분의 수강생 역시 나와 같은 의견이었다. 구매당시 50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25만 원이었던 옥토모어
25만 원이 적정가격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