솽즈산(双子山)
산이란 높이 솟아 있는 지형 혹은 주변 부분이 가라앉아 솟아 보이는 뫼를 칭한다. 지반의 융기나 풍화작용으로 형성된 자연적 지형이라는 사전적 정의가 도전받는 일이 여기 상하이에 발생했다. 되는 것도 없지만, 안 되는 것도 없는 중국이다. 근래 들어 중국 지형에 산이 하나 추가 되었다.
사람이 가장 적은 이른 아침 시간대에 입산을 예약했다. 지정 앱을 통해 입산 하루 전에 예약을 해야 하는 이곳은 낮 시간대는 이미 예약이 완료되어 창이 그레이아웃 상태다. 산 방향을 친절히 안내하는 화살표와 이정표가 등산객의 경로 이탈을 허락하지 않는다. 꽤나 집요하게 따라붙었다.
입구에 도착하니 입장권을 일일이 스캔해야 했다. 시간당 입산 인원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원인은 아무래도 산의 내부가 비어있기 때문인 것 같았다. 발전기와 주차장으로 쓰이는 빈 공간 때문에 수용 가능 무게에 관한 계산이 필요했을 것이다. 무너지는 산이나 싱크홀이 생기는 산을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오는 길에 만난 만난 병아리 부대는 공원으로 방향을 틀었는지 시야에서 사라졌고, 대신 노인 부대가 입구에서 입장을 대기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다. 앱으로 예약하고 큐알코드로 입장하는 시스템이 노인분들에게 친절하지 않다. 때문에 예약을 안 한 분들과 예약은 하고도 큐알 코드를 찾지 못하는 분들이 게이트 앞에서 자신의 휴대폰을 들고 아우성친다. 개개인의 휴대폰을 볼 여력도, 인력도 없는 경비원들 사이에서 들어가려는 자와 막아서려는 자만 있었다. 복잡한 무리를 뒤로하고 입산 큐알 코드를 스캔했다.
해발 48m, 공원의 전경과 주변 건축물과의 조화, 그리고 조망권을 고려한 높이.
아담하고 소담스러운 언덕에 고향집 주변의 동산이 떠오른 건 자연스러웠다. 산밑에서 정상까지 옆으로 둘러쳐진 길을 올라가며 콘크리트 암벽에서 쏟아지는 폭포수의 인공미를 감상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도시는 다리와 녹지와 건물로 어우러진 상하이의 새로운 대표 이미지가 될 예정이었다.
돌아보면 주변에 인공이 아닌 게 없다. 우리는 이미 인공으로 만든 건물에 살며, 인공 숲에서 운동한다. 그리고 인공 산에서 등산하고, 인공 호수변에서 자전거를 탄다. 인공이 자연이 되고, 자연스러운 건 어느새 인공스러운 것과 거리가 멀지 않다.
자연과 인조, 진짜와 가짜의 구분에 대해 생각한다. 산이지만 건축물이기도 하고, 자연 훼손을 문제 삼기엔 명백한 자연 시설이다.
헷갈린다.
자연을 인공으로 조작하고, 인공을 자연처럼 만들면, 궁극적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자연일까 인공일까.
아니면 섞여 정체를 알 수 없는 믹스 상태일까.
어디로 가는지 쉽게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