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과 기억 사이
화창한 날씨를 뽐내던 4월 18일.
내 님이 찍어준 사진 중 유독 마음이 가는 사진들이 있었다.
이 사진이 바로 그중 하나.
무엇보다 꽃도 예뻤고, 카메라 앞에 서면 늘 부자연스러운 내가 짓는 평안해 보이는 표정도 마음에 들어서라고 생각했다.
님에겐 "어린이집 선생님 같다"며 좋아했는데,
잔상이 남아 계속 생각해보니 문득, 사진 속 엄마의 포즈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시절 카메라 앞에서 '포오즈'를 짓던 엄마의 모습.
그렇게 생각하니 사진에 마음이 더 머물기 시작했다. 엄마의 젊음에, 나 역시 지나치고 있을 나의 청춘에 더 마음이 간 것이다.
엄마의 사진 속 과거를 떠올리게 된 건 우리가 이날 찍었던 사진들이 풋풋하던 옛날 엄마 아빠의 모습 같아서 일 수도 있고,
본능적으로 나와 닮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가족을 떠올린 것일 수도 있다.
무엇이 됐건 확실한 건 나 역시 행복한 한때를 추억할 수 됐다는 것이다.
카메라 앞에서 포오즈를 취할 수 있을 만큼 좋은 날씨가 종일 계속됐고,
카메라 앞에선 어색하기만 한 내가 마음 놓고 미소 짓게 해 준 님이 내 앞에, 옆에 있었고,
내 기억 속 엄마의 한낮 같은 미소와 포즈를 떠올리니
'그때 엄마 참 예뻤구나' '행복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마음이 따뜻해졌다.
따뜻한 오후 햇살. 포근한 품.
행복했다. 이거면 충분하다, 싶을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