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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 Jan 25. 2020

2. 보로보로봄

사진은 남친 협찬.

 새들도 봄을 기다릴까. 겨울. 자유를 만끽하는 거 같기도 하고, 추위를 견뎌내는 거 같기도 한 오리 무리. 이런 오리들도 봄이 오면 새끼 오리와 함께 가족 단위로 헤엄을 치며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장관. 어디까지나 보는 사람 시선에 달린 풍경이겠지만, 어찌 아름답지 않을 수 있을까. 꼬물꼬물. 어린 오리를 어미 오리는 어떻게 보살필까. 또 처음 본 생명체를 어린 오리는 어찌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따르게 되는 걸까.


 봄은 흔히 생명의 계절이라 불린다. 언 땅이 녹은 자리에 새싹이 돋고, 겨우내 움츠렸던 생명들이 기지개를 켜는 시기. 생동의 계절. 그래서 봄을 계절의 시작으로 보는 것일까. 그래서 그 짧은 봄을 위해 사람들은 긴 겨울을 이겨내는 것일까. 무엇이든 기다려진다는 건 긍정적이다. 희망을 상징하니까. 내 기다림 역시 사랑하는 사람과 생동의 계절을 맞이하는 데 있다. 봄이 오면 겨울과는 또 다른 풍경을 함께 보게 되겠지. 그래서 나는 봄을, 새들의 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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