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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 Aug 11. 2020

행복해져라

주문 외우기

따라 하면 돼요
카운터줄게요
어렵지 않아요


단순하긴 해도
힘이 될 거예요
행복의 주문 하나 둘 셋 넷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우울한 사람도

지친 사람들도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커피소년의 노래 '행복의 주문' 중



 마음을 가다듬고, 크게 심호흡을 몇 번 한 뒤 노래를 불렀다. '행복해져라~행복해져라~행복해져라~행복해져라' 어라, 그런데 짝꿍 표정이 이상하다. 그렇다. 좋은 노래인데, 좋은 노래를 열심히 부른다고 똑같이 듣는 이에게 '좋은 노래'로 전달되는 건 아닌가 보다. 눈을 동그랗게 뜨던 짝꿍에게 커피소년이 직접 부른 노래를 들려주니 그제야 안심을 한다. 고개도 끄덕였던가?(끄덕끄덕)...ㅠㅠ 너도 힘들고, 나도 힘든 요즘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불러주고 싶은 노래였다.


 그런데 정말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린 걸까.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인 인생에서 오르막이든 내리막이든 모두 각기 다른 지침을 선사하기도 하는 하드코어 인생에서도 주문을 외우면, 행복의 주문을 따라 부르면 우울한 사람도 지친 사람들도 괜찮아질까. 그런데 과연 행복해질 수 있을까 하고 의심하는 거부터 지치는 거 같긴 하다. 왜냐하면 이미 지친 상태니까. 계속되는 장마를 지켜보며 과연 비가 그치긴 하는 걸까, 생각하는 건 하나도 영양가 없는 고민이었다.


 크고 작은 우울한 소식들이 반복된다. 그래도 다행인 건 생각보다 괜찮은 결과와 소식도 전해진다는 것이다. 다 주진 않는 인생이니까 분명 다들 나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슬픈 일을 겪고 기뻐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슬픈 일을 겪은 후 마주친 작은 행복에 기뻐하는 건 쉽지 않을지 몰라도 가능할 것이다. 그게 인생이 말하는 의미 찾기 인지도 모른다. 마음 졸였던 오빠네 장모님이 수술을 무사히 잘 마치셨다. 이제 회복하는 일이 중요하겠지. 회복하고, 건강을 되찾으면 가족들은 다시 웃음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건강하기만 해도, 곁에 온기를 전해주는 사람이 있는 것만 해도 큰 행복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초에 불을 더 자주 켜야겠다. 그리고 행복의 주문을 더 자주 외어야겠다. 행복해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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