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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 Oct 15. 2020

기대어 살자

올림픽공원. 결혼 축하합니다~


 쉬엄쉬엄 걷기 위해 찾았던 올림픽 공원. 하늘도 보고, 우거진 나무를 보며 에너지를 충전해야지, 마음먹었는데 역시나 기대도 못했던 것들을 보았다. 웨딩촬영을 하던 커플과 웨딩촬영을 하는 것처럼 보이던 또 다른 커플까지. 날씨는 나쁘지 않았고, 배경 또한 좋았으니 사진 촬영도 꽤나 성공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별거 아닌 거 같았도 때론 사진 한 장에 담긴 추억이 사람을 웃음 짓게 하고, 눈물짓게 함을 알고 있다. 다만 일상에 무뎌져 때론 그 '힘'을 잊어버리기도 하지만. 


 그리고 오늘 만나게 된 소중한 생명 토끼들. 토끼들 근방에 토끼를 버리지 말라는 표지판이 있어 씁쓸함을 자아내게 했지만 깡총깡총 뛰는 토끼와 그런 토끼를 보고 좋아하는 어린아이와 그런 아이를 보고 좋아하는 조부모를 포함한 가족들을 보니 배시시 웃음이 새어 나오는 걸 참기는 힘들었다. 토끼들은 사람들이 무섭지도 않은지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았다. 무심한 듯 엎드려버리거나 깡총깡총 뛰어다니며 그냥 각자 자신들의 일을 했다. 그러다 각자 놀고 있는 무리 중 한 마리가 한 토끼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머리를 맞대었다. 그렇게 토끼들은 서로 몸을 기댄 채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서로에게 몸을 기댄 토끼들처럼, 웨딩촬영을 하며 행복해하던 커플들처럼 그렇게 함께하기로, 힘들 땐 쉬어가며 때론 기대어 가기로 약속한 그 마음 그대로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부디 오래도록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길 빌어본다. 


토끼 빵댕이
서로 얼굴을 포갠 토끼들
모두가 넘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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