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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자작 김준식 Apr 03. 2024

서울 도시계획 톺아보기 – 종로구

풍수지리 상 길지(吉地), 종로구


백악산을 진산(鎭山)으로 동쪽에 낙산, 서쪽에 인왕산이 솟아 있어 분지를 형성하며, 청계천이 동류하면서 배수역할을 한다. 풍수지리적 측면에서 볼 때 이 지역은 장안에서 으뜸가는 명당자리이다. 지형상 백악산 사면의 말단부에 해당해 북고남저(北高南低)로서 일조와 배수가 양호하며 전망도 매우 좋다. 구기동·평창동·부암동 등 일대는 삼각산·인왕산·백악산이 에워싼 분지로 그 사이에 홍제천 상류가 흐른다. 구의 중앙은 창덕궁과 종묘로 이어지는 구릉에 울창한 도심의 숲을 형성하고 있으며, 구의 서쪽에서 발원한 청계천이 동쪽으로 흐르면서 저지대 평지를 이루고 있다. 지질은 대부분 화강암 지대로 되어 있다. (1)
 종로구는 오래 전부터 사람들이 거주하던 지역이기는 하나, 제대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조선 개국 이후이다. 1394년 이성계가 한양 천도를 단행한 뒤로 한성부의 중추지역이 되었고 일제 통치를 거쳐 대한민국 건국 이래 수도로의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지역의 하나이다.

종로구는 23.91㎢의 크지 않은 면적을 가지고 있어, 서울 25개 구 가운데 중간 크기이다. 인구는 상대적으로 적어 2023년에 약 13만9천명이며, 이에 따라 인구밀도도 5,400명 정도로 비교적 낮다. 
 종로의 인구는 매우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물론 서울 전체의 인구도 줄고 있지만 그 안에서도 감소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

한편 종로구는 특이하게 ‘생활인구’(3)가 훨씬 많다. 이는 종로구에 업무ᆞ상업시설이 많아 수많은 주간활동인구가 유입되고, 역사 유적과 박물관이 많아 국내외 관광객이 적지 않게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생활인구 수는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2020∼2012년에 위축되었다가 2023년 이후 다시 증가하고 있다. (4)

서울 도시계획으로 보는 종로구의 미래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따르면 서울에 3개 도심(서울도심, 여의도ᆞ영등포, 강남)을 축으로 하여 공간계획을 수립하고 있는데, 종로구의 상당 부분이 그 중 서울도심(국제문화교류중심지)에 속한다. 서울도심의 도시계획 축을 북에서 남으로 연장하여 도심을 발전시키는 동시에 광화문에서 용산의 도시계획적 연계전략 추진하는 하는 출발선이 종로구이다. 
 아울러 12개 지역중심의 하나로서 동대문 중심지에 창조산업 지원 거점을 조성하는 내용이 이 계획에 들어 있다.        

이와 함께 종로구가 서울 중심부를 남북으로 꿰뚫는 녹지축에 들어가는 것으로 계획되었는데, 내사산(內四山, 남산∼인왕산∼북악산∼낙산)과 북한산을 잇는 축간에 종로구가 들어 있다. 

 또한 경제ᆞ역사ᆞ문화도심으로서 기능과 특성이 강화되도록 종로구를 계획한다. 구체적으로 도심의 장소성을 증진할 수 있는 유연하고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며, 내사산과 문화재 주변의 경관관리를 강화하고 북촌길ᆞ인사동길ᆞ대학로ᆞ삼청동길의 가로경관을 증진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지역별로 도시계획적 특성이 달라


종로구는 자연적 환경 또는 유적을 경계로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남단부, 중동부, 중서부와 북서부가 그것이다. 이는 필자가 설명의 편의를 위해 임의로 나눈 것인데, 각각 그 지리적 또는 도시계획적 특성이 다르다.

[남단부]
 지리적으로 중구와 경계를 접하면서 서울의 업무나 상업기능이 몰려 있는 서울의 도심이다. 교통망이 완벽하게 구축되어 있는 지역이다. 이 곳은 1980년대부터 도심재개발이 추진되어 이미 요소요소에 현대식 고층건물이 들어서 있으며 일부 낙후된 지역들도 차차 개발될 것이다.
 2040계획에서 앞으로 서울도심 육성전략애 따라 도시기능이 체계적으로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과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조화로운 도시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 지역의 토지소유자 등은 토지이용 및 건축행위에 있어서 이들 계획이 정한 바에 따라야 한다. (5)


[중동부]
 대부분 주거지역이다. 주택 밀집지와 아울러 성균관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교육기관들이 있고, 과거 서울대학교가 있던 자리에 ‘대학로’ 문화거리가 있다. 단지 숭인동, 창신동 등의 주거환경이 불량하여 어떤 방식으로던지 도시재생사업이 절실한 지경이다. 도시철도를 비롯한 대중교통이 잘 갖추어져 있다. 현재 이 곳에는 주택재개발형 또는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도시계획상 현재와 큰 변화가 없으나, 곳곳이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에 따라 토지이용 또는 건축행위는 그 지침에 따라야 한다. (6)


[중서부]
 중서부는 남단부 일부와 함께 서울의 핵심 기능을 담당하는 곳이다. 조선 시대에 한성부의 성내 지역이었고 지금도 정부서울청사와 광화문광장이 있어, 역사나 문화의 상징이다. 정치적 중요성도 높아 ‘정치1번지’로도 불린다. 남쪽으로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을 제외하고는 대중교통이 버스 밖에 없어, 서울의 다른 곳에 비해 교통이 불편한 편이다.
 중앙에 경복궁을 사이에 두고 동쪽에 북촌과 삼청동, 서쪽에 서촌, 효자동, 통인동 및 청운동 등으로 나뉘어 있는데 이들 지역 모두가 경복궁과 청와대 때문에 개발에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다. 
 중동부와 마찬가지로, 제1종 및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규제되고 있어서 도시정비가 절실함에도 주거 또는 상업 기능을 제대로 갖추기 힘들다.
 중서부는 2040도시계획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진 지역이 아니다. 다만 돈의문 지역ᆞ사직동 쪽에 작은 규모의 도시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북촌ᆞ경복궁서측에 지구단위계획지역이 지정되어 있다.


[북서부]
 2040도시계획에 따른 녹지축 형성에 종로구의 녹지지역이 필수불가결하다. 이 때문에 종로구는 나름대로의 도시 개발에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북서부는 북한산국립공원과 맞닿은 자연녹지지역이 대부분이며 개발제한구역도 있다. 산기슭에 형성된 주거지가 산재하고 있는데, 대부분 중급이나 고급 주택들이다. 서울 안에서 유일하게 도시철도가 지나지 않는 지역으로 대중교통이 불편하다.
 내사산을 벗어난 곳이라서 도심부에 대한 규제에 해당되지는 않지만, 국립공원에 인접하여 높이, 경관 등의 규제가 상대적으로 강하다. 
 2040도시계획에서 녹지축으로 계획되어 있을 뿐, 이 지역의 주거 또는 상업기능에 도움이 되는 요소는 빠져 있다. 단지 평창동 주택지 조성과 관련한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되어 있을 뿐이다.


규제가 심한 종로구에 파격적인 정책이 필요


종로구는 수십년에 걸쳐 개발규제를 심하게 받아온 자치구이다. 남단부가 서울도심 육성전략의 출발점이기는 하나 이미 소기의 개발이 완료되어 앞으로 도시계획에 따른 수혜가 그리 크다고 볼 수 없다. 중동부는 노후불량 주택 정비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비해 중서부와 북서부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2040도시계획에서도 소외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서부는 청와대에 있던 대통령실이 옮겨간 만큼 앞으로 어느 정도 규제를 느슨하게 완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도로, 도시공원 등 도시계획시설의 파격적 확충이 요구된다.
 중서부도 마찬가지이지만 북서부는 대중교통이 매우 부족하다. 따라서 이 곳에 북서부∼중서부를 잇는 도시철도(경전철) 노선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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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종로구’, 한국학중앙연구원.
 (2) 종로구인구의 변화

 (3) 생활인구란 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 수에 거기로 출근, 등교하는 사람 수와 사업, 병원진료, 관광을 하러 방문 중인 사람 수를 더한 것이다.

 (4) 종로구 생활인구의 변화

 (5) 종로구 정비사업 현황

(6) 종로구 지구단위계획구역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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