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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서울 아파트 가격, 내년에도 계속 오를까?

부동산 시평

by 하얀자작

[2026년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 전망]


2026년 한국 경제는 심화된 양극화 속에서 거시경제 안정성의 균열이 감지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적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강보합 상태에 머물 것 같다. 그럼에도 적자 재정과 유동성 과잉이 지속되면서 서울 등 인기 지역 아파트에 대한 가격 상승 압력은 2025년에 이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으로는 과도한 유동성이 실물 경제로 충분히 흡수되지 못하고 자산시장으로만 쏠리는 가운데 글로벌 자산시장의 붕괴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 만일 주요 국가 중 어느 나라에서라도 버블이 터질 경우 얼마 후에 그 여파가 한국 부동산 시장으로 전파되는 것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2026년 한국 경제: 넘치는 유동성, 심해지는 양극화


2026년 한국 경제는 정부의 재정 적자 54조 원(통합재정수지 기준)이 비슷한 규모의 국채 순증 발행으로 이어져 과도한 유동성 상태가 지속될 전망이다. ¹ 지금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국고채 10년물: 3.3~3.4%)가 높게 유지되는 모습은 시장 참여자들이 다가올 국채 발행 증가가 금리 상승 압력이 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대규모 미국 투자로 외화 유출이 본격화되면서 원화 가치 하락 추세도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² 이로써 수출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겠지만 한편으로 국내 물가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결국 2026년 한국 경제에서 뚜렷한 산업별 양극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이나 해외투자 관련 산업은 호황을 보일 것 같다. 반도체, 조선, 기계, 바이오, 일부 첨단산업의 선진국 수요가 늘어나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한국 기업들의 위상이 높아질 수 있다. 반면에 내수나 수입 관련 산업은 부진할 것이다. 유통, 외식 등 내수 서비스업 성장 둔화되면서 중소 비수출 상공인들의 이익이 감소할 것이다. 또한 부동산 PF 부실 해결이 지연되면서 ³ 건설업 경기가 부진을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

이는 계층별로 소득이나 자산 형성의 격차 확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수출기업 종사자의 소득이 크게 증가하는 반면, 중산층 이하의 내수 산업 종사자들의 실질 소득은 답보 또는 감소한다. 이는 다시 산업별 소득 격차, 자산가-근로자 간 부의 격차 확대로 이어진다.


부동산 시장 및 정책 예상


정부의 적자 재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낮은 기준금리 수준이 계속 유지되므로, 시장에 과도한 유동성이 축적될 것으로 예상된다. ⁴ 결국 금융기관들의 여유 자금이 증가하여 개인에게 흘러 들어가 저금리 환경에서 자산투자 유인이 강화된다. 저성장 단계에 들어선 한국에서는 아쉽게도 유동성이 설비 투자나 고용 창출 등 실물 경제로 충분히 흡수되지 못하고, 부동산(특히 서울 선호지역) 시장으로 집중되는 경향이 강화될 것이다.
한편 공급 측면에서, 2026~2027년의 연간 입주물량 1만 채 내외 수준으로 급감하여 이른 바 ‘공급 절벽’ 현상이 지속되어 수요자들의 매수 심리를 재촉할 것이다. 특히 서울 내 선도지역 ⁵ 의 선호(대장) 아파트 단지로 수요가 집중될 것이다.


이에 대응하는 정부의 정책 측면에서,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정치적 고려에 따라 시행 시기가 조정될 수 있어 효과가 제대로 발휘될 지 우려된다. 더구나 현 정부의 강경한 규제 기조(강남 집중 규제, 보유세 강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복귀 등)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효과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주택 대출 규제와 거래 억제가 매수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으나, 저금리와 유동성 과잉이 자산가격 상승을 거쳐 이미 ‘자기자본화’ 되어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효과를 낼 지 의문시된다. 또한 공급 대책(착공 물량 추가, 분양시기 앞당김 등)도 당장에는 효과가 제한적이서 급한 불을 끄기에 미흡할 것 같다.
결국 과잉 유동성 자체가 해소되지 않으면, 정책 규제로 거래 억제는 가능할지 언정 가격 상승을 제대로 저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서울 거주자의 과도한 주택 구매 부담


역사적으로 볼 때 한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꾸준히 상승하여 왔다. 1986년에 비해 2025년에 대략 10배 안팎으로 높아졌는데 그 배경에는 주택 품질의 질적 향상, 명목소득 증가, 유동성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뒤에 살펴보겠지만 그중 문제가 되는 것이 유동성 증가, 즉 통화량 증발이다.


아파트 가격이 장기적 상승 추세를 견지했음에도 네 차례의 큰 하락 기간을 경험했는데, 200만 호 공급(1기 신도시 조성) 시기, 아시아 외환위기(한국 IMF 구제금융), 글로벌 금융위기와 COVID-19 직후 글로벌 인플레이션(금리 급등)이 발생한 때이다.
이는 글로벌 추세 변동과도 일치한다.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국도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의 꾸준한 우상향 추세를 보였으며, 가격 하락 시기는 경제 위기 국면에 국한되었다.


COVID-19 이후 금리 급등기에 하락하던 서울 아파트 가격이 2024년부터 다시 상승 쪽으로 시동을 걸고 있는데,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속도로 꾸준히 올라갈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인플레이션 ⁶ 에 따라 명목 가격은 계속 올라갈 지 모르나, 보편적인 주택 수요자의 소득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용력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바꾸어 말하면 주택의 실질가격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이를 설명하는 지표가 ‘주택가격 대 소득비율(Price-to-Income Ratio)’이다.
주택가격 대 소득비율(이하 ‘PIR’) 은 “중위 소득자가 소득을 전혀 쓰지 않고 몇 년을 모아야 보편적인 집 한 채를 살 수 있는지”를 나타내므로, 거주자가 주택 구입에 겪을 수 있는 부담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단점도 없지는 않지만, 이 지표는 지역(도시) 간 비교나 시간 경과에 따라 주택시장 과열 또는 구매력 변화를 진단하는 데 유용하다.


서울의 주택 구매 부담은 세계 주요 도시 대비에서도 매우 과도한 수준이다. Numbeo에 따르면 2024년 서울의 PIR 은 뉴욕, 런던, 도쿄 등 글로벌 금융 중심지에 비해서도 높다. ⁷ 지하경제나 음성적 소득 비중이 큰 베이징이나 뭄바이를 빼고 나면, 주요 도시들 중에서 서울의 PIR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심지어 최근 수년간 4% 대의 GDP 증가율을 기록하며 초호황 상태인 타이완의 타이페이보다도 높다.
이러니 앞으로 중위소득자의 소득이 획기적으로 늘어나 높은 집값 부담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서울 아파트 가격의 빠른 상승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년도별 서울의 PIR 변화를 보자. 2009~2013년 동안 주택가격 안정 속에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PIR이 대폭 낮아졌다. 그 이후 2014~2022년에는 지속적으로 PIR이 높아지는 반전을 보였다. 처음에는 대출 기반의 주택시장 부양 정책, 속칭 “빚내서 집 사라”에 힘입어 천천히, 나중에는 진보정부의 출범에 이어 COVID-19 이후 유동성 살포에 따라 매우 빠른 속도로 높아졌는데, 2022년 PIR이 32.3배라는 엄청난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어진 대출금리의 빠른 상승에 따른 아파트 가격 하락으로 PIR이 낮아지다가 2025년에 다시 상승 반전되고 있다.
이를 소득 수준과 견주어 정리해보면, 아파트 가격 안정 속에 소득이 향상됨에 따라 2013년까지 PIR이 낮아져 주택 구매 부담이 낮아졌다. 그러나 2014~2022년에는 소득이 35,000달러(1인당 GDP) 부근에서 정체되는 기간임에도 아파트 가격은 꾸준히, 더구나 급속히 상승하여 PIR이 10.4배에서 32.3배까지 높아졌다. 정말로 엄청나게 부담이 커진 것이다. 이후 가격이 하락세로 반전되면서 2024년에 24.9배까지 낮아졌다. 이후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소득 정체에도 아파트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PIR은 도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2025년 아파트 시장 회고와 2026년 예상


2025년 서울 아파트 시장을 되돌아보면, 상반기 중에 선도지역 위주로 거래량이 점점 증가하며 가격도 빠르게 오르는 양상을 보였다. 이후 6.27 대책 등 연속적인 대책이 발표되면서 전반적인 거래량이 줄어들었음에도 선도지역의 가격은 계속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비해 나머지 지역에서는 대출 규제, 토지거래허가의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어 가격 상승이 멈추었다. 한마디로 서울 안에서도 아파트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된 것이다.


2026년의 아파트 시장 환경을 살펴보면, 거시경제 측면에서 정부의 적자 팽창 예산에 따라 통화량이 GDP를 능가하여 증가함으로써 여전히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할 것이다. 정부가 지방 균형 발전을 부르짓고 있으나 이미 진행중인 기업 시설설비 투자가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어 당분간 인구의 수도권 집중이 계속될 것이다.
이에 비해 수년간 서울과 그 인접 지역에 신축 아파트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수급 불균형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2026년에도 전년에 이어 아파트 가격의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것 같다. 정부의 가계부채 증가 억제 정책이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 및 그 주변 지역 아파트 거래 규제나 지방 도시의 신축 아파트 미분양 문제는 여전할 것이다. 반면에 서울 내 선도지역은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견조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다.
부동산 관련 연구소들 ⁸ 은 전국의 아파트 매매 가격이 +1% 미만 오르는데, 서울과 수도권이 +2~3% 상승하는 반면 지방은 -1%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2025년의 통화량이 약 +7% 늘어나 경상 GDP 증가(약 +3.4%)를 초과했고 그 초과분이 자산시장에 유입되어 서울 아파트 가격을 약 +18%, 수도권 전체로 약 +5% 상승시켰다는 사실을 ⁹ 상기해볼 때 이러한 소극적인 예측은 허망하다. 2026년에도 초과 유동성이 더 늘어날 것임을 고려할 때 서울과 인접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위 연구소들의 예측치보다 꽤 높은 수준일 것이다.


정부가 펼칠 아파트 수급정책을 보면, 우선 고가 매수 심리나 거래를 억제시킬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신규 아파트 공급을 앞당겨 가격 안정도 함께 노리고 있다. 그러나 유동성 과잉이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아서 가격 상승을 막기에 한계가 있을 것 같다. 특히 서울의 선도지역 아파트 가격을 잡을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머지않아 글로벌 자산시장 붕괴 가능성


COVID-19 팬데믹 이후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중앙은행의 극단적 완화 정책으로 인한 과도한 유동성이 2022~2024년의 고금리 기간을 거쳤음에도 아직 제대로 해소되지 못했다. 더구나 유럽 내 전쟁이 격화되고, 미국에 귀환한 우파 정권이 경기침체 우려로 기준금리를 너무 일찍 내리면서, 다시 늘어난 유동성에 힘입어 주식ㆍ디지털 자산ㆍ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비이성적으로 팽창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IMF는 여러 거시경제 지표들이 자산시장 조정의 필요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¹⁰ 그 원인은 글로벌 교역 위축, 저성장 국면 진입, 유동성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 등이다. 그런데 이에 대처할 주요국들은 정부 부채의 누적으로 경제위기 대응 능력이 크게 저하되어 있다.
그 때가 당장 2026년 중이 아니더라도 중기적으로 주요국 중 어느 나라에서든 자산시장의 거품이 터질 가능성이 높다. ¹¹

마무리: 어쩐지 불안한 국지적인 상승

2026년에는 한국 정부의 적자 재정이 국채 발행으로 이어지면서 과도해진 유동성이 상당 부분 서울 내 선도지역 아파트 시장으로 흘러드는 경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2026년~2027년에 연간 입주물량 약 1만 채 내외에 불과한 ‘공급 절벽’은 이들 지역의 가격 상승을 완화시키는 데 태부족이다. 따라서 서울 내 선도지역은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견조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며, 그 상승률도 전문기관의 예측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도지역을 비롯한 서울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2025년처럼 높지는 않을 것 같다. 그 이유는, 최근 수 년 간 서울의 PIR이 선진국 주요 도시 중 최고 수준에 머무는 등 과도하게 높기 때문에 통화량 증발을 상쇄할만한 경상소득 증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가격 상승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끝으로 재차 강조할 점은 수년 내에 서울 선도지역은 물론 한국의 아파트 시장 전체가 하락 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그 원인은 극단적으로 팽창한 글로벌 자산시장의 거품 붕괴에서 비롯될 것이다. 역사적 경험에서 볼 때 경제 규모가 큰 국가나 경제권의 버블 붕괴는 연관된 여러 국가들로 파급된다. 그리고 통상 금융시장에서 시작되어 부동산 시장으로 전파된다.
이러한 상황에 닥치게 되면 한국 아파트 시장의 경우, 절대 액수는 물론 최근 상승률이 높았던 서울 선도지역의 하락폭이 큰 데 비해, COVID-19 이후 하락한 수준에서 크게 상승하지 못한 지역의 추가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작을 것이다.


앞으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 등 경제규모가 큰 개도국의 자산 버블, 특히 금융시장 버블이 터질 경우 어느 정도 시차를 두고 한국 아파트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상정하고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1) 당초 재정경제부가 예산(안) 당시 예상한 국채 발행 순증액은 116억원 규모였으나, 국회에서 수정 통과된 예산의 적자가 54조원으로 줄었으므로 시중 유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국채 발행 순증액도 비슷하게 줄어들 것이다.

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25년 환율 분석 및 2026년 전망", 2025.11.

3) 한국금융투자협회, "부동산 PF 사태 현황 및 전망", 2025.10.

4) 시장금리가 더 높다는 전제 하에 기준금리 인하는,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에게 돈을 더 빌려줌으로써 통화량을 증가시키게 된다.

5) 강남, 서초, 송파, 용산, 마포, 성동구를 말하며, 서울 바깥인 성남시 분당구, 과천시도 같은 부류로 묶일 수 있다.

6) 인플레이션은 발생 원인에 따라 수요견인(demand pull) 인플레이션과 비용상승(cost push) 인플레이션으로 나뉜다. 유동성(통화량) 증가에 따른 것이 수요견인형이며, 환율 상승, 유가 상승 등에 의한 것이 비용상승형의 예이다.

7) 주택가격 대비 소득 비율(PIR)의 국제 비교는 OECD, Demographia International 등의 기관에서 발표하고 있으나, 지수 형태 발표 또는 대상 국가 수 제한 때문에 나라별 비교에 이용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데이터의 신뢰성에 한계가 있음에도 시계열 이용과 도시별 비교가 가능한 Numbeo의 자료를 쓰겠다. 물론 한국에서는 국토연구원, KB국민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PIR을 작성,발표하고 있으나, 대출이나 보증 자료에 근거하거나 작성기간이 짧아서 유용성이 낮다.

8)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대한건설정책연구원.

9) 한국은행 금융통계,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 KB부동산 데이터허브

10) IMF, ‘Global Economy in Flux, Prospects Remain Dim’, 2025.10.

11) IMF, ‘Global Financial Stability Report’, 2025.10.; BoE, ‘Financial Stability Report’, 2025.12.; Allianz, ‘What to watch: AI bubble o’clock…’, 20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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