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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자작 김준식 Jan 02. 2024

2024년에 금융시장 양극화 심해질 듯

사람 세상 돈 세상


저위험 시장금리는 하락

2023년 12월에 미국 FRB가 기준금리를 이전 수준(5.25∼5.50%)로 동결하면서 금년에 3차례에 걸쳐 이를 단계적으로 인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미국의 시장금리도 크게 낮아져, 2023년말에 미국의 2년물국채 금리가 4.25%, 10년물이 3.87%로 마감했다. 이는 년중 최고 수준에서 각각 △0.85%p, △1.05%p 낮아진 것이다.

한국의 시중금리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보다는 미국의 시장금리 움직임에 좌우되고 있기 때문에, 년말에 3년물 국채금리가 3.15%, 10년이 3.18%까지 낮아졌는데, 이 또한 최고점 대비 △1%p가량 아래로 내린 것이다.

2024년에 미국 시장금리의 하강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한국의 국채금리나 제1금융권 금리도 이를 따라 내릴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무위험 채권이나 신용도가 양호한 공기업이나 금융기관의 금융조달 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부채 많은 기업들의 자금사정은 더욱 악화

한편 2024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가 70조원으로 역대 최대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재작년 이후 금리 급등기에, 곧 금리가 하락할 것을 기대하여, 1∼2년의 단기로 발행한 것들인데 그 만기가 2024년에 도래하게 되는 것이다. 

2023년12월28일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였다. 가뜩이나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태영건설이 쓰러진 일은 2024년 건설PF시장을 매우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건설업체의 회사채, 기업어음이나 ABCP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그 효과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

한국은행의 ‘2023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3/4분기말 GDP대비 기업신용비율이 125.6%인데 이는 IMF금융위기 당시인 1999년 1분기 121.3%를 능가한다. 이는 미국 등 23개 선진국의 이 비율 88.8%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2023년 상반기 기업들의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지급이자)이 1 미만인 취약기업(한계기업) 비중이 45%인데 이는 2022년말에 비해 8%p나 높아진 것이다.

이 같은 회사채 및 건설PF 쪽의 자금조달 환경 악화, 한계기업의 증가는 관련 기업들의 금융조달 여건을 훼손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금융 양극화 불가피

2024년에 미국의 시장금리 하락과 이에 따른 한국 시장금리 하강에 따라 금융시장 여건은 개선될 것이다. 그러나 이는 공기업이나 우량 대기업에 한정적이며, 금융업계에서도 제1금융권의 조달 여건이 좋아지는 데 그칠 것이다.

이에 비해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의 금융 여건은 매우 힘들어질 것 같다. 2024년에 한국전력이 대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것으로 예상되며, KAMCO도 PF 관련 부실채권 매입 확대를 위해 공사채 발행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우량 채권의 신규 발행은 시중 자금을 빨아들여 중견ᆞ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을 어렵게 만들 것이다. 또한 2022년부터 부실화된 PF사업장을 그럭저럭 계속 연명시켜 왔지만, 현실적으로 분양시장 여건이 획기적으로 좋아지지 않으면 이 문제를 해결할 길이 없다. 결국 요즘 아파트 거래나 분양 상황을 감안해볼 때 2024년에는 취약 PF 사업장의 부실이 터지는 사태가 대규모로 번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24년에 경제 전체로서 그리고 제1금융권과 우량 대기업들이 맞을 금융 여건은 상당히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코로나 때문에 힘든 시기를 겪었던 중견ᆞ중소기업들은 여전히 또는 더욱 어려운 여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관련 금융기관의 인공호흡기에 연명하던 부실 PF 사업장 때문에 건설업체와 관련 제2금융권이 연쇄적으로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2024년에는 단어 그대로 “극과 극”의 금융시장이 펼쳐질 것 같다. 기업과 시민들이 나름대로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야 할 것이다.


관련 보도ᆞ자료: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31214000015,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40101/122846559/1,

https://www.bok.or.kr/portal/bbs/P0000593/view.do?nttId=10081414&menuNo=200068&pageInde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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