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쓰래?"
"챗GPT가 그러던데요?"
보고서를 보던 상사의 물음에 후배가 답한다.
당신이 상사라면, 그 다음엔 뭐라고 하겠는가?
박사급 10명 수준이라는 챗GPT님의 말씀에 쉽게 반박할 수 있을까?
챗GPT가 처음 등장했던 2023년.
'그런가 보다' 싶어 무관심의 서랍 속에 넣어뒀다.
당시 마케터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한국형 AI로 떠오르던 '뤼튼(wrtn.ai)'으로 카피를 뽑아내는 게 MBTI 같은 심리테스트처럼 빠르게 유행처럼 번졌다.
24년도 상반기까지는, 아이디어나 네이밍이 필요할 때 가끔씩 꺼내 쓰는 스테이플러 같은 정도의 도구였다.
주변에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이 마땅치 않을 때도 가끔 이용했던 것 같다.
회사에서 리브랜딩 전략 수립을 해야 할 일이 생겼고 그야말로 깜짝 놀랐다.
최소 이틀은 족히 걸릴 일을 앉은 자리에서 두 시간 만에 정리했다.
당시 Gamma라는 PPT제작툴도 함께 활용했는데, 퀄리티는 아쉬웠지만 대략적인 아웃라인을 참고하는 데 도움이 됐고, 업무시간이 또 줄었다.
덕분에 주말 근무 대신, 기분 좋게 동해로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24년 말경에는 카테고리 리바이탈 전략을 짜야했다. 새로운 AI도 궁금해서 클로드(Claude.ai)도 써봤다.
충격이었다. 마치 대화 상대가 '사람' 같았다. 심지어 머릿속에서만 두둥실 떠다니던 전략의 핵심 개념을 클로드가 먼저 제안해 주었다. 조용한 사무실에 순간 나도 모르게 "와이씨 진짜.."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경각심을 가지게 된 건 이때부터였다. 챗GPT같은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의 작동원리(LLM - Large Language Model)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테크닉 등 유튜브부터 관련 서적들을 찾아 공부하기 시작했다.
지브리 대유행 후 오랜만에 챗GPT(DALL-E)에 이미지 생성을 시켰다.
'학씨..!'
차원이 다르게 좋아진 결과물을 보고 든 생각은
'아 늦었다. 진짜 더 이상 미루는 건 안된다.'
"챗GPT가 그러던데요?"라는 대답에 어떻게 반문해야할 지 생각이 났는가?
당장은 "프롬프트 어떻게 썼는지 가져와바", "환각 제대로 검증한거 맞아?"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어질어질 하다..
AI는 정말 너무 빨리 성장하고 있다. 마치 자고 일어나면 자라 있는 어린아이 같다.
아직까지는 AI를 도구(Tool)라고 일컫는 분위기지만, 나는 지금도 충분히 헷갈린다.
과연 누가 사고(思考)의 주체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