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사를 보고 고개를 젓는 사람도 많겠지만,
대치동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익숙한 풍경이다.
'4세 고시'라 불리는 이 시험은
소위 영어 유치원계의 서울대라 불리는 GATE 유치원 입학시험을 뜻한다.
시험은 두 단계로 진행된다.
첫 단계는 영재성 테스트, 둘째는 개별 인터뷰다.
앞 단계를 통과하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
처음부터 아이에게 영어 시험을 보게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아이는 낯을 가리고 분리 불안이 심해
시험 볼 수 있으리란 상상조차 못 했다.
하지만 반 친구들이 하나둘 영재 테스트를 보고 오자,
아이도 그 과정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안되면 어쩔 수 없지’라는 마음으로 봤던 시험을 통과하자,
마음 한 구석에서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혹시 우리 아이도 될 수 있지 않을까?”
때마침 전문 과외 선생님을 소개받았다.
아이는 수업을 힘들어했지만, 나는 쉽게 멈추지 못했다.
일요일 아침, 그 어린아이를 책상 앞에 앉혀놓고
화를 내며 다그쳤던 모습이 떠오른다.
“다른 애들도 다 하는데, 너도 해야지!”
아이는 하기 싫다는 마음을 온몸으로 표현했지만 모른 척했다.
마침내 인터뷰 날이 다가왔고,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아이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면접관의 질문에 하나도 답하지 못했다고 한다.
알파벳 쓰기 시험에서도
글자 하나를 예쁘게 쓰기 위해 몇 번이나 지우고, 다시 썼단다.
원하지 않은 시험,
낯설고 무서웠던 선생님.
두려움과 긴장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려 했던 아이의 마음.
모든 게 미안했다. 그리고 진심으로 후회한다.
내 욕심 때문에 아이를 힘들게 했고,
심지어 틱까지 심하게 만들었다.
사실 그전에도 아이가 눈을 자주 깜빡이거나
머리카락을 반복적으로 만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나는 대수롭게 않게 여기곤 했다.
시험이 끝나고 나서야
그것이 ‘틱’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