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유치원을 그만두었다

by 하얀국그릇


6살이 되자, 학습식 영유의 진짜 모습이 드러났다.


전날 배운 2~3개의 사이트워드를
아침마다 시험처럼 외워 써야 했다.


나는 “틀려도 괜찮다”라고 말했지만
아이는 눈치가 빠른 편이었다.


누가 다 맞고, 누가 틀리는지
분위기만으로도 금세 알아차렸다.

그리고는 자기도 꼭 다 맞고 싶다고 했다.


유치원 선생님은 아이의 성격상

집에서 미리 공부를 시키는 게 좋다는 조언을 했다.


그날부터 저녁마다 단어 공부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이는 고작 여섯 살,

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어린아이였다.


그런 아이를 붙잡고 단어를 쓰게 하는 시간은
내게도 쉽지는 않았다.


시간이 약일 줄 알았다.

점차 적응해 가리라 믿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아이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만큼

고개를 흔들고,

팔꿈치로 바닥을 찍고,

갑자기 일어나 점프를 하기도 했다.


신랑과 나 모두 경악할 정도로

아이의 상태는 심각했다.


유치원에 아이의 상태를 알렸지만,

돌아온 대답은, 이런 아이들이 많다는 말뿐이었다.


너무 대수롭지 않게 하는 선생님의 말에

마음이 싸늘해졌다.


고민할 필요조차 없었다.

우리는 당장 유치원을 그만두기로 했다.

아이가 이런 곳에 머무를 이유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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