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같은 레시피

가슴 뭉클 출산장려프로그램

by 하얀 커피

아이를 낳고 육아휴직 기간 동안에는 아기가 나오는 프로그램은 일체 보지 않았다.


특히, 첫째 아이를 출산하고는 더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던 때였다.


그래서인지 다른 예능에서도 조카를 찾아간다거나,


친구의 아기를 찾아가는 등


아기를 돌보는 아이템으로 방송도 더 자주 나왔던 거 같다.


아기가 자면 이리저리 리모컨을 돌리면서


구미에 맞는 프로그램을 하나 딱 틀고


집안일을 하곤 했다.


그때, 아기가 나오는 프로그램은 나의 간택을 받지 못했다.


그들이 아기를 키우는 세상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핑크빛이었다.


아기에 대한 사랑이 충만했고,


집안은 깔끔하기 그지없었을 뿐만 아니라,


엄마도 아빠도 예쁘게 스타일링 된 차림을 뽐냈으며,


갖은 재료로 아이를 위한 만찬이 준비되고 있었다.


나와는 너무 다른 세상.


함께 아기를 키우고 있지만 내가 사는 세상은 핑크빛일 수가 없었다.


자연스레 거울을 한번 보게 된다.


푸석한 피부, 부스스한 머리, 아기 침 자국이 묻은 잠옷차림.


또 주변을 한번 둘러보게 된다.


정리하고 정리해도 당최 잘 정리되지 않는 육아용품들.


나도 우리 아기를 사랑하는데.


우리 아기도 저렇게 좋은 환경에서 사랑받은 자격이 있는데.


아무것도 못해주는 것 같은 못난 엄마가 된 것 같아


더 깊은 우울감에 빠지곤 했다.


비교하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자연스레 비교하게 되는 걸 막을 수 없었다.


그래서 TV에 아기가 나오면 채널을 돌리거나 TV를 껐다.


그러던 내가,


세월이 지나서일까.


아니면 이제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서일까.


TV에 아기가 나오면 자연스레 엄마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TV 속 아기들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의 아기 시절을 자연스레 떠올려보기도 한다.


어제도 아이들을 재우고 남편은 운동을 갔다.


집안 정리를 하기 전,


노동영상을 찾아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가


아기들이 나오는 채널에 딱 꽂혔다.


출처: 채널 A 홈페이지


무려 연년생 3형제를 키우는 부부의 다큐였다.


아이 3명을 키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3형제를 키운다는 건, 정말 상상만으로 가늠이 되지 않는 일이다.


감히 나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런 일을


이 부부는 너무도 아름답고 열심히 해내고 있었다.


아침식사를 정성스레 준비하고,


아이들과 살을 부대끼며 생활하는 모습이 아름다움을 넘어서 고귀해 보이기까지 했다.


아이들이 어릴 때 참 힘들다.


그래서 그 시기가 아름답다는 걸, 소중하다는 걸 알지 못하고 지나가 버리기 쉽다.


나도 돌이켜보면 힘들었던 나의 감정들이 던 진하게 기억나는 시기가 있다.


그러나 이 부부는 지금 이 시기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소중한 시기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이 부부에게 넷째가 찾아왔단다.


넷째가 울자 수연 씨가 남편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제 이 울음소리도 들을 날이 많지 않아. 많이 들어둬."


이 부부는 어디서 저런 에너지가 나오는 걸까.


나는 나를 갈아 넣는 느낌마저 들곤 했는데.


저런 긍정적인 마음과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부부의 모습에


폭 빠져버렸다.


지금 나의 시간에 몰입하여 최선을 다하는 것.


다시는 돌아오지 않은 이 시간을 소중하게 아끼고 사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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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라테 한잔과


달콤한 케이크 한 조각을 먹는 이 시간도


얼마나 행복한 시간인지.


오늘 이렇게 글을 끄적여 볼 수 있는 이 시간도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지.


내 안에 이렇게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들을 조금씩 쌓아갈 거다.


그리고 그렇게 쌓인 시간들은


나를 조금 더 단단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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