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을 뽑고 싶을까?
필라테스센터 관리자로 6년 정도 일하면서 이력서는 정말 엄청나게 많이 봤다. 10개의 이력서를 받으면 1~2명 연락해서 면접을 보고, 10명 정도 면접을 봐야 1명을 직원으로 채용한다. 1명의 트레이너를 뽑기 위해서 평균 100개의 이력서를 보게 되는 것이다. 여태까지 채용했던 직원이 30명 정도 된다고 하면 대략 3천 개의 이력서를 본 셈이다. 면접은 3백 번.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이력서를 써야 면접을 보자고 연락이 오는지에 대한 팁과 면접 시 좋은 점수를 받는 노하우를 알려주겠다.
1. 필라테스 트레이너 이력서
*사진
증명사진을 안 쓰고 휴대폰으로 찍은 셀카를 올린다던가(정신없는 배경에 심지어 정면도 아님) 바디 프로필 사진만 보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이력서는 바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 이런 개념 없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매우 많다. 그러면 안된다. 꼭 증명사진을 보내도록 하자. 요즘은 폰으로 찍은 사진을 증명사진으로 만들어주는 어플도 있다.
*서식
최대한 정돈되고 깔끔한 틀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집주소랑 생년월일 안 적는 사람도 많다. 꼭 적자.
*경력
연도별 월별로 시간 순서대로 나열해서 적는다.
*자격증
취득 년월과 발급 협회명을 적는다.
*교육사항
보통 1년 이상의 경력직을 선호하기 때문에
경력이나 자격증이 별로 없을 때는 참가한 교육을 많이 적어두면 그래도 감안이 된다. 노력을 많이 하는구나 하고 생각하고 면접이라도 한 번 보고 결정하자는 생각이 든다.
*자기소개서
대부분 안 쓰거나 써서 보내라고 하면 잠수 탄다. 그나마도 어떻게 써야 되냐고 불어 보는 경우가 대부분. 경력이 없을수록 본인의 장점을 어필하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니 공들여서 미리 써놓고 그때그때 지원서 넣는 센터에 맞게 조금씩만 수정하면 된다.
센터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들어가면 어떤 트레이너를 선호하는지에 대한 힌트들을 얻을 수 있다. 홈페이지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나 강조하는 문장들을 집어넣어서 자소서를 쓰면 호감도를 올릴 수 있다.
*바디 프로필 사진
있으면 가산점이 있다. 자기 관리를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든다. 회원이 보기에도 인식이 좋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해서 한본은 꼭 찍도록 하자.
2. 필라테스 트레이너 면접
*의상
운동복을 입고 면접에 가지 마라. 최대한 단정하고 깔끔한 평상복을 입고 운동복은 따로 준비해 오자.
실제로 피티 트레이너 남자들은 정장 입고 면접 간다.
여자 트레이너는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면접이다.
운동을 하는 곳이더라도 면접은 사람을 보는 것이다. 내가 일할 곳에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오는지를 본다. 입장 바꿔서 생각해보길 바란다.
*화장
생얼은 당연히 안된다. 보통 정도의 기본 화장으로 하고 과도한 화장은 피한다.
*대면
약속시간보다 5분만 일찍 가자. 면접 본 사람 중에 30분 일찍 와서 센터 주변 상가를 둘러보면서 상권을 파악하고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연습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 정도까지는 바라지도 않으니 늦지는 말자. 약속시간보다 늦으면 그냥 가라고 할까 많이 고민된다. 사람이 궁해서 그냥 보긴 하는데 연락도 없이 늦거나 안 오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그리고 다리 꼬고 앉지 마라. 진짜 아무 생각 없어 보인다.
*질의응답
예상 답변에 대한 준비를 하고 가자. 진짜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놀러 오듯 오는 사람 많다. 면접 예상 질문 찾아보면 많이 나온다.
친한 친구가 몇 명이나 있고 그들은 나를 어떻게 표현하는가.
필라테스 트레이너가 된 이유와 앞으로의 계획.
앞으로의 목표를 위해 현재 실천하고 있는 것들.
이전 근무지 퇴사 이유와 퇴사 과정, 장단점.
회원과 있었던 좋은 경험, 나쁜 경험.
자신의 운동 여부와 효과, 기간, 목표, 개선점.
내가 몇몇 트레이너에게 미리 조언도 해주고 예상 질문도 알려주고 했지만 면접 전에 그걸 연습하거나 준비해 가는 사람은 없었다. 무슨 자신감인지 모르겠다.
*실기
회원의 몸상태와 운동 목표를 주고 시뮬레이션 수업.
문제점 파악 및 정확한 피드백.
바른 자세지도와 능숙한 회원 응대.
상황에 따른 변형과 응용.
수업을 통해 파악한 문제점 개선과 회원의 운동 목표 달성을 위한 앞으로의 지도계획.
필라테스 트레이너인데 운동 안 하는 사람도 많다. 말로만 그럴싸한 목표를 세우고 실천 안 하는 사람도 많다. 엄청 대단한 사람을 뽑으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잘하는 사람은커녕 기본에 충실한 사람을 찾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이 정도만 지켜도 충분히 좋은 점수를 받을 것이다.
좋은 트레이너, 능력 있는 트레이너가 되고 싶으면
구체적으로 공부하고 실천을 해서 노력하면 되는 것이고, 면접에서는 그것들을 실제로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면 된다.
팁
트레이너 - 사소한 것까지 하나하나 다 준비해서 가자. 그런 작은 노력들이 수업에도 나타나고 인생에도 나타난다. 위에 있는 사람들한테는 그게 다 보인다.
회원 - 말만 하는 사람보다 실천하는 사람, 솔선수범하는 트레이너가 좋은 트레이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