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마다 걸으며 주위 상가 건물의 공실을 혼자 체크하는 습관이 생겼다. 몇 달째, 길게는 1년이 넘게도 비어있는 곳도 많다. 경기가 어렵다는 것을 매일매일 체감한다. 그러나 몇 달째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느 날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곧이어 새로운 업종의 매장이 오픈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폐업한 그 자리에, 누군가는 또 저마다의 설렘을 안고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것이다.
선배 세무사들에 의하면, 20년 전에는 세무사 간판만 달고 일하면, 영업을 하지 않아도 나름 쉽게 고객을 유치하고 수임할 수 있는 구조였다고 한다. 지금에 비해 세무사가 별로 없었기도 하고, 시스템이 전산화되지 않았기에 장부 작성 등을 수기로 해야 하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20년 전의 기장료나 현재의 기장료 수준은 여전히 비슷한 수준이다. 그리고, 매년 700여 명의 세무사 합격자가 배출된다. 매년 그만큼의 경쟁자가 생기는 것이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거니, 점점 수수료가 내려갈 수밖에 없다.
한참 코로나 시기에는 자영업자들의 폐업도 많았기에, 기장 거래처 확보는커녕 기존 고객의 이탈도 많았다. 길었던 코로나 시기가 끝나니, 금리가 오르며 여건은 나아지지 않았다. 기장료는 20년 전 그대로이지만, 저가 기장 영업 등으로 인해 점점 더 수수료는 내려가는데, 매년 인건비 부담은 오른다.
그럼 언제 개업해야 하나, 개업하기 좋은 시기가 있나?
아니, 아무도 지금이 개업하기 좋은 시기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언제나 어려운 상황과 여건 속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개업하기 좋은 시기도 없지만, 개업하기 나쁜 시기도 없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
육아를 하는 친구들이 말하기를, 아이 낳을 생각이 있다면 하루라도 젊을 때 낳는 걸 추천한다고 한다. 개업도 마찬가지 아닐까. 아예 안 할 거면 모르지만, 어차피 할 거라면 하루라도 빨리 하는 편이 낫다.
'1년 전 오늘입니다'
사진첩에 뜬 알림 메시지를 눌러 1년 전의 사진을 확인해 본다. '벌써 1년이 지난 거야? 세월이 참 빠르네'라는 마음과 함께, 불과 1년 전인데 확실히 젊어 보이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더 과거로 돌아가, 3년 전, 5년 전 사진을 보면, 생기가 넘치고, 진짜 어렸구나 싶다.
그 당시에는 점점 하나둘씩 생기는 얼굴 주름에만 관심을 갖고, 젊다고 전혀 느끼지 못했고, 지금도 마찬가지고. 이 시간도 1년 뒤에 돌아보면, 진짜 젊었구나하고 회고할 것이다.
그러니, 도전을 두려워 말자, 오늘이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