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그 정도로 가까웠나요?

by 화이트골드



친한 지인들에게 궁금한 거 있으면 언제든지 편하게 질문하라고 해도 정말 급할 때 아니면 물어보지를 않는다. 어차피 내가 돈 안 받을 걸 알아서, 괜히 바쁜데 나한테 연락해서 시간 뺏기 싫다면서. 그렇게 가까운 사이가 더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 남편을 통해 학교 후배에게 연락이 왔다. 나와는 사실 이렇다 할 유대가 없었으나, 최근에 이런저런 지인들 결혼식을 통해 몇 번 마주쳤었다. 세무 관련으로 궁금한 게 생겼는데 혹시 디엠으로 연락해도 되냐고 하길래, 내가 인스타를 잘하지 않는다는 걸 안 남편은 내 연락처를 알려주며 이 쪽으로 연락해 보라고 전달했다고 한다. 연락처 넘기기 전에 나에게 남편이 넌지시 먼저 이야기했기에 나도 알겠다며 연락 오면 답해주겠다고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며칠 뒤에 실제로 그 후배에게서 연락이 왔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제가 이번에 사업자를 내려고 하는데, 처음이다 보니 이런저런 것들이 궁금해서 연락드렸습니다."


나보다 분명 어린 후배이긴 한데, 사실 말을 딱히 섞어본 기억이 없다. (기억이 진짜 안 난다... 너무 오래전이다) 아무튼 반말을 해야 하나, 존댓말을 해야 하나 싶었다. 그냥 인스타 친구, 선후배 사이 딱 그 정도, 심지어 번호도 없다.


'사실 친한 것도 아닌데 반말은 아니겠지...'


"네 안녕하세요~ 예상되는 매출액 규모 등 정보 주시면 참고해서 설명드릴게요."


초기 사업자라면 고민해 볼 법만 이야기였고, 궁금한 점에 대해서 조언을 해 주었다. 아마도 사회초년생으로서, 혹시나 처음에 몰라서 잘못했다가 실수할까 봐 고민이었으리라.


그렇게 카톡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되었고, 당연히 상담료는 받을 생각이 없었다. 그래도 후배니까. 이 정도쯤은 선배로서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물어보면 아니라고 됐다고 하려고 했다.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궁금한 점 있으면 연락드리겠습니다!"



뭐지? 내가 예상한 그림이 아닌데...? 순간 갑자기 내가 무슨 챗gpt나 지식인이 되어버린 느낌이었다. 인사치레라도 상담료는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고, 내가 됐다고 해도 기프티콘 하나 보내는 정도의 센스를 기대한 내가 잘못이었나 보다. 에이, 그렇다고 내가 뭐라고 말할 유대도 없어서 그냥 알겠다고 하고 대화를 마쳤다.










사실 후배가 잘못한 건 아니다. 결과론적으로는 어차피 난 어떤 대가를 받을 생각이 없었으니까. 그도 악의가 있진 않았을 것이다. 표현이 서툴렀겠지. 그럼에도 상대방은 이렇게 느낄 수도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나도 누군가가 나에게 베푼 호의를 당연하게 여기지는 않았나 돌이켜보게 되었다. 혹시나 앞으로도 그럴 일이 있다면, 말 한마디라도 예쁘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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