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다이어리 181231 - 마지막 날

by 백홍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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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라고 느낄 새도 없이 마지막 날이다. 서른 이후로 이것저것 해 보면서 살고 있는데 그중에 잘 된 것이 없어서, 결국 아무것도 아닌 채로 벌써 서른셋이다. 나는 점점 나아지고 있을까. 스스로도 확답하기가 힘든 2018년의 마지막 날이다. 시간이 지나는 것에 따라가기가 힘들어서 그런지 최근 몇 년은 연말보다는 연초가 조금 더 쓸쓸했다. 또 이렇게 나이만 먹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두어 달을 보내고, 뭔가 해보자고 으쌰 으쌰 하다가 보면 더위에 무기력해지고, 더위가 지나면은 불안해하고, 그러고 나면 한 해가 지난다.

작년의 나는 어떤 기분으로 연말을 맞이했을까. 1년 여 일하던 직장의 퇴사를 앞두고, 몇 달 후 여행을 조금 두려워하며, 또 조금 기대하며 맞았던 것 같다. 작년 연말에 이런 글을 썼다.

지나갈 것 같지 않은 힘든 하루들을 견뎌내고 나면
지난하고 지난한 한 주를 참아내고 나면
어느새 이렇게 일 년이 지나 있다.


어떤 하루들은 정말로 길다. 어떤 감정들은 끝나지 않을 것만 같다. 하지만 꾸역꾸역 살다 보면 대부분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 세상이 무너진 것 같던 날에도 세상은 무너지지 않았고, 울며 쥐어뜯었던 가슴도 언젠가 다시 뛰었다. 좋았던 날들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영원한 것은 없다. 그 사실이 정말로 위로가 된다.

지금은 쌓인 피로만 질질 끌고 새해로 가지만 2019년의 마지막 날에는 만족스러운 것들을 안고 새해를 맞았으면 한다. 또 그 끝의 끝에는 가뿐하게, 미련 없이 떠날 수 있기를 조금 바라본다.




KakaoTalk_Photo_2019-01-08-00-11-37.jpeg 2018 <문득생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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