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재택근무가 굉장히 좋을 것 같지만 그렇지만도 않다. 일과 생활의 경계가 없어서 늘 '일하는 중'인 느낌이고, 웬만한 정신력 아니고서야 정상적인 생활패턴을 만들기가 힘들다. 밤낮이 바뀌는 일도 잦고 집에서만 있다 보니 운동부족이 되기도 한다. 어디 인터뷰에서 보니 모 작가님은 집의 방 한 칸을 작업실로 쓰는데, 그곳에서 직장인처럼 9시부터 6시, 주 5일 근무를 하신다고 한다.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9시에 출근(?)하여 일을 한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9시부터 일하지 않는다고 누가 뭐라 하는 것도 아닌데 매일매일 출근을? 이런 분은 무슨 일을 해도 성공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선천적으로 게으름과 늦잠 정신을 타고나서, 오전에 출근을 하지 않는 날에는 보통 오후에 일어난다. 양심 상 알람은 늘 9시에 맞춰 둔다. 막상 일어나면 알람이 울렸는지 안 울렸는지도 모르긴 하지만. 알람을 놓치고 결국 오후에 일어나게 되면 기분이 상당히 안 좋다. 새벽부터 오후까지 수면시간은 충분하지만 그에 비해 피로는 많이 풀리지 않는다. 거기다 늦잠을 잤다는 자괴감도 기분 저하에 한몫한다. 해가 일찍 지는 겨울에는 해를 볼 시간도 너무 부족하다. 햇빛을 받지 않으면 더 우울해진다.
자다가 오후에 일어나서 맞는 오후 4시와, 오전에 비몽사몽이라도 일어나 일을 하고 맞는 오후 4시는 사뭇 다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지금처럼 억지로라도 오전에 일어나 일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문제는 나의 체력 부족. 육체노동이 꽤 많은 일이다 보니 퇴근 후에는 늘 체력이 방전되는 것이 문제다. 금방이라도 잠들 것 같은 상태로 집에 가면 책상 바로 옆으로 이불과 베개가 나를 유혹한다. 버틸 수가 없다. 내 잘못이 아니다. 거기서 버티는 사람은 정말 뭘 해도 될 사람이다.
나도 모르게 누워버리지 않기 위해서 카페인을 섭취하지만 요즘은 그마저도 효과가 그다지 없어서 퇴근 후 카페에 간다. 일단은 누울 수가 없으니 잠들 일은 없고 앞뒤 양옆에 사람들이 있으니 딴짓도 덜 하게 된다. 문제는 매일 카페에 가는 것이 지출이 너무 크다는 것. 기본 음료 한 잔에, 오래 있을 때는 배도 고프고 해서 베이커리류도 추가로 주문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출혈이 너무 크다. 하지만 그런 생각으로 퇴근 후 집으로 곧장 향한 날은 어김없이 또 낮잠에 들고 말았다. 어쩔 수 없나. 방법이 없는 걸까.
사실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나의 체력과 의지력을 키우는 것. 아마 그것만이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쉬웠다면 나는 진작에 성공한 인생을 살았겠지. 그러니 어쨌거나 당분간은 카페의 도움을 받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오늘도 카페에 앉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