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다이어리 190225 - 너무 웃겨

by 백홍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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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컷 2일 차 아침. 일어나자마자 까치집 머리 보고 한번 놀라고, 머리 감을 때 감을 머리가 없어서 두 번 놀라고, 머리 말리니까 웬 더벅머리 소년이 있어서 세 번 놀랐다. 짧은 머리가 삐죽 뻗친 거울 속의 내가 너무 웃겨서 머리를 말리다 말고 혼자 배를 잡고 웃었다. 어제는 미용실에서 드라이를 해 주셔서 몰랐는데, 이런 머리였구나. 삐죽빼죽. 사방팔방 뻗친 머리가 웃겨서 한참을 웃었다. 똥손이라 드라이 못하는데 망한 거 아닌가 싶었지만, 맘을 가라앉히고 롤빗으로 살짝 건드려주니 다행히 단정해졌다.

숏컷한 내 모습이 생각보다 잘 어울리고 맘에 든다. 오랜만에 셀카도 백만 장 찍었다. 머리도 산뜻하고 맘도 조금 산뜻해졌다. 날씨도 따뜻해져서 오늘 겨울 패딩들을 세탁소에 맡겼다. 며칠 후엔 극세사 이불과도 안녕해야지. 칙칙함을 벗고 산뜻하게, 봄을 맞을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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