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다이어리 190226 - 슬퍼지려 하기 전에

by 백홍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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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저쪽에서 다가오면 나는 가끔 등을 돌리고 콧노래를 부른다. 룰루랄라. 나는 이렇게 즐거우니 너는 그냥 지나가려무나. 그럼 작은 슬픔 정도는 속일 수가 있다. 슬픔을 마주하는 것도 좋지만 나에게는 슬픔이 쓰잘데 없이도 너무 많다. 그래서 그 슬픔과 불안들을 모두 상대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나는 오늘도 내일도 내 몸을 먹여 살려야 하기에. 그리고 이렇게 계속 '척'을 하다 보면 또 진짜가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즐거운 척 웃고 신나는 척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 어느 순간에 정말로 조금 즐거워지기도 하니까. 그러니 거기 작은 슬픔은 그냥 나를 못 본 척해 주기를. 나는 오늘도 이렇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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