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브런치북에 떨어졌다.
3번째인가 4번째인가. 사실 그냥 이번에도 브런치북을 한다기에 습관적으로 또 참여를 한 것이고, 기대나 준비 같은 것도 전혀 없었다. 그런데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게도 막상 결과 발표날 명단에 없는 걸 눈으로 확인하니 한숨이 픽 났다. 그래 그래 그럴 줄 알았지. 이건 기획물도 아니고 목적이라고는 하루 한컷이라도 그리는 것이고 타깃 독자층이라고는 사실상 나뿐이니까. 하지만 생각해보면 일기 같은 글들도 책으로 나오고 많이들 공감하잖아. 나는 내 글과 만화가 좋은데. 편집자들에게 어필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얼까. 너무 우울한 내용인가. 힘 빠지는 내용인가. 나만 좋은 내용인가.... 나만 좋은 거면 이걸 가지고 얻다 써먹지. 그런 생각이 들어서 괜스레 힘이 빠졌다.
브런치 어플에서 꽤 초창기부터 활동을 했는데, 처음에는 작가들도 많이 없고 해서 그런지 브런치에서 카톡 메인이나 브런치 메인에도 자주 띄워줬었다. 요즘은 워낙에 잘하시는 작가분들이 많으시니 나는 뒷방에서 혼자 끄적대고 있다.
그래도 꾸준히 봐주시는 독자분들도 계시고, 새로 구독하시는 분들도 꾸준히 조금씩 있으니까. 소수의 분들이지만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러니 겨우 이렇게 힘낼 수 있다. 그리고 사실 생각해 보면 이렇게 대충 자폐적으로 쓰고 그려서 누군가에게 어필되기를 기대하면 안 되는 거다. 다들 열심히 기획하고 준비했을 텐데. 그렇게 생각하니 또 잠깐 실망했던 게 죄송스럽기도 하다.
사람들은 나를 보고 무명가수라고 했고
나도 역시 그들처럼 그렇게 믿게 됐고
세상이 나의 노랠 원하지 않는 걸 알게 됐고
그렇게 어느샌가 나이를 먹게 됐고
순수했던 내 영혼도 그렇게 늙어만 가고
이제는 무얼 위해 사는지도 모르게 됐네
내가 맘먹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기획해서 한다고 해서 지금과 크게 다를 거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알고 그 감성의 틈을 파고드는 것은 엄청난 능력이니까. 그리고 사람들이 좋아할 법한 것을 만들어서 홍보를 엄청나게 한다고 해서 모두가 받아들여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어쨌거나 나는 그저 구석에서 마음속의 노래를 자그맣게 부르는 무명작가일 뿐이다. 들릴 듯 말듯한 목소리지만 많은 사람들이 들어줬으면-하고 생각하는 욕심 많은 사람일 뿐이다.
배부른 어른들은 내 손을 잡고 이렇게 말했지
남들이 좋아하는 그런 노랠 만들라고
남들이 좋아하는 노래가 뭔지 난 모르겠는데
그때 난 알았어 난 세상을 모른다는 걸
<거울 속에 나는 왼손잡이>
-올라이즈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