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정말 좋은 취미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무기력한 날에도, 노트북만 켜면 침대 위에서도 글을 쓸 수 있다. 하지만 또한 어려운 취미이기도 하다. 글을 써야지 하면서도 쓸 말이 없어서 계속 썼다 지웠다 하기 일쑤다. 나만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은 게, 그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책이 벌써 여러 권 나와 있다. 글을 쓰고는 싶은데 쓸 말이 없는 것, 만화를 그리고 싶은데 그릴 내용이 없는 것. 나는 창작에 일종의 콤플렉스가 있다. 창작하는 사람으로서 뭔가 ‘예술가적인’ 면모를 갖고 싶은 것은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앗, 영감이! 하고 떠오르는 것을 술술 글이나 그림으로 만들어 내고, 창작의 열정이 마구 불타오르는 그런 상상을 종종 해 본다. 나는 그래 본 적이 거의 없으니까. 그런 천재적인 영감은 차치하더라도 나는 창작력이 부족하다.
나의 창작력 부족은 첫째로 경험 부족에서 기인한다. 뭘 하는 것이 없으니 만들어낼 것들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내 만화와 글은 대다수가 내 머릿속의 망상, 상상이다. 친구를 만나는 것도 일 년에 손에 꼽을 정도이니 에피소드가 만들어지지도 않는다. 그래서 내 만화는 등장인물이 나 혼자인 모노드라마. 거기서 벗어날 수가 없다.
둘째 원인은 끈기 부족과 불성실이다. 어쩌다 색다른 경험을 해도 그것을 끈기 있게 창작으로 이어가질 못한다. 성실하고 신속하게 창작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어버버 하다가 그 순간을 놓치고 만다.
마지막으로 내 창작력 부족에 큰 이유가 하나 있는데 바로 관심 부족이다. 주변에의 관심, 바깥세상에의 관심이 부족하다 보니 창작물에서 자폐적인 느낌이 지워지지가 않는다. 나만의 세계에 갇혀 있으니 사람들이 무슨 이야기를 좋아하는지, 공감해 줄지를 전혀 모르는 것이다. 이런 창작물들이지만 다행스럽게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어떻게든 뭐든 창작활동을 계속해 나가고는 있긴 한데, 뭔가 더 이상 이렇게는 안 되겠다는 생각도 든다.
잘 짜인 기획으로 만들어진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이렇게 중구난방인 것 말고, 어떤 한 주제로 묶인 완성도 높은 창작물을 창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하고 싶은 말이 없고, 남들이 좋아하는 게 뭔지 모르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뭔지도 모르기에 오늘도 잡문이라는 이름 아래 중구난방 글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