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 14 - 작은 존재

by 백홍시


높이 올라가면 세상이 작아진다. 작은 집, 작은 차들이 굴러가는 것이 마치 가짜 세상 같다. 그 중에서 우리집을 찾기도 어렵다. 그 찾기도 어려운 작은 집에 작은 존재가 산다. 작디작은 존재의 고민이 크다 한들 얼마나 크겠는가. 나도 작고 나의 일들도 작고 나를 괴롭히는 존재들과 사건들과 고민들도 모두 작다. 지구에서 고작 찰나를 살다 가면서 고민이란 고민을 다 가지고 사는 존재들. 고작 찰나를 살면서. 곧 사라질 거면서.

그런 작은 존재들이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 고작 찰나를 살면서 마음에 산더미 같은 고민을 안고 사는 존재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게으르고 잘 하는 것 없어도, 별 볼 일 없을지라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나이 먹고 철없이 굴어도, 울 일도 없으면서 맨날 울어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나는 작은 존재. 아주아주 작은 존재. 작은 존재이기에 가볍다. 자유롭다. 날아다니 듯 찰나를 살다 갈 수 있다. 우리의 마음이 무겁지만 않다면.



매거진의 이전글잡문 13 - 초록 열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