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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잉크 May 01. 2017

당분간 비빔밥 사절인 이유

2017. 1월의 마지막 날 메모

비빔밥을 싫어해서가 아니다. 부모님 전화를 받고 부랴부랴 서울역으로 향하면서도 점심에 비빔밥을 먹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며칠 전 설날에 뵙기는 했으나 언제 또 맛있는 식사를 사드릴까 싶어 팀원들과 퇴사 전 마지막 점심을 할까 하던 계획을 물리고 나선 길이었다. 


띵동... '식당에서 식사 중이니 천천히 와라'

먼저 도착했다고 생각해 역 앞 택시정류장에 기다리고 섰는데 역전 식당에서 식사 중이라는 문자가 날아들었다. 부리나케 달려가니 어찌 된 영문인지 성격 급하시게 이미 수저를 뜨고 계신다. "한정식 사드리려 했는데요" 볼멘소리에 시간도 없는데 그냥 한술 뜨고 가면 된다고 손사래 치신다. 


화풀이 대상이 됐던 비빔밥


어여 주문하라는 말에 만만한 비빔밥을 시켰는데 역전이라 그런지 주문하자마자 자판기 마냥 바로 나온다. 마치 시장바닥 마냥 시끄럽고 번잡하다. 식사 속도 맞추느라 얼마나 허겁지겁 먹었는지 체하지 않은 것이 신기하다. 시간 없다고 고집부리시더니 식사가 끝나도 기차 시간이 30분이나 남았다. 


따뜻한 차 한잔 하시고 가라는 말에도 아랑곳없이 플랫폼으로 직진하신다. 그 고집을 누가 꺾을까... 돌아오는데 속상한 마음에 괜스레 비빔밥에게 화풀이다.




#길은_왜뚫려서 #택시는_왜빨리와서 #속상해속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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