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40

마흔이라는 숫자가 주는 의미

by 최미영

사람들에게 느껴지는 40은 어떤 느낌일까? 나에게 느껴졌던 40, 마흔은 “안정”이라는 단어, 느낌이었다. 아이들도 낳고, 엄마도 안정된 상태가 바로 40, 마흔이었던 것이다. 현재의 나는 안정적일까? 마흔이 되었을 때는 ‘내가 벌써 마흔이라니...’라는 생각이 앞서서 안정감을 느끼기보다 불편, 불안한 느낌이 컸는데, 40이라는 숫자를 넘기고 나니 왠지 모르게 안정된다. 아이들도 둘 다 학교에 다니고, 학교에 등교하고 나면 오롯이 나의 시간인 되다가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방향도 찾았고, 그 일에 매진하면 되니 어쩌면 마흔이 되기 전에 생각했던 안정감, 안정 괘도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할머니에게 마흔은 인생의 중후반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1910년에 태어난 할머니는 10대에 결혼을 해서, (그 당시에 10대 결혼은 흔한 일이었기에....) 아이를 낳고, 사셨는데 마흔에 우리 아버지를 막둥이로 낳으셨다고 한다. 고령의 나이에 아이를 낳아서 그런지 아이가 많이 약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래서 그런지 어렸을 때 아버지는 잔병치레가 많았다고 하신다. 일제강점기, 625 전쟁, 밀레니엄을 다 넘어서고 102세까지 사셨던 우리 할머니에게 마흔은 인생의 반도 지나지 않은 나이었지만, 1900년 초반에 태어나신 대부분의 분들이 60~70대까지 사신 분들이 많고, 그전에 돌아가셨던 분이 많으니 우리 할머니가 예외적으로 장수하셔서 그렇지 마흔의 출산 자체가 힘들었던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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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머니에게 마흔은 학부모로서 바빴던 시기로 기억되신다고 한다. 큰 아이인 나는 중학교를 다녔고, 둘째도 초등학교 고학년이었기에 안정감을 느끼면서, 아이들 양육에 힘썼을 때이다. 어머니가 20대 후반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기에 마흔의 나이의 어머니는 학부모의 역할이 가장 컸던 때이기도 하다.


우리의 마흔은 초산을 겪기 전이거나, 골드미스 미혼의 여자들도 흔한 시대다. 나는 아이가 둘 다 초등학교에 입학했지만, 아직 아이를 낳지 않은 친구도 있고, 둘째를 이제야 나은 친구도 있고, 아직 결혼조차 하지 않은 친구들도 있다. 결혼이 늦어짐으로써 출산이 늦어지고, 초산이 30대 후반에 있기에 마흔이라는 나이는 꼬꼬마를 키우고 있거나, 아예 아이를 낳지 않아서 딩크족으로 사는 삶이다.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나이 마흔, 마흔은 중년이라는 느낌이 드는 이제 어른이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나이이다. 100세 시대에 중간 정도 삶을 살게 된 사람이라는 마음으로 지내게 되는 나이이기도 하다. 슬슬 노년을 생각해야 할 나이이며, 아이들이 성장해서 지출이 가장 많은 나이, 20대 후반부터 사회생활을 했다면 회사 생활이 10년이 넘는 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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